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 우리가 영화를 애정하는 방법들
김도훈 외 지음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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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춘기 시절 영화에 빠져 보지 않은 이 있을까 싶다. 물론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지만 우연히 어릴 적 사촌 형님 손에 이끌려 간 어둡고 담배연기 자욱한 극장안에서 한곳을 바라본 스크린속의 영화 <스타워즈>는 영화에 대한 끝없는 매력과 동경의 세계를 선사해줬다. 그 이후 틈만 나면 영화를 봤고 <명화극장>, <주말의 명화> 시그널 음악이 나오면 설레이던 순간이 눈에 선하다.

 


70년대생들에게 특히 영화는 새로운 매스미디어로서 로망이 되었다. 그리고 유사한 경험을 나누는 이들의 소회는 반가움과 애틋한 추억의 저편 너머를 함께 손잡고 찾아가는 여정이며 동시에 급변하는 최근 영화계 환경 변화를 오롯이 겪는 이들의 단단한 덧살을 어루만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는 이처럼 나와 우리와 영화에 대한 공통의 연애를 해 온 이들이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들여다 보며 영화와의 분홍빛 로맨스를 희망으로 그려내는 소회다. 그들이 영화와 얽히게 된 추억들은 하나하나 소중하며 미소짓게 만든다. 그리고 챕터 말미에 등장하는 앙케이트는 나 역시도 설문조사에 응하며 비슷한 대답에 신기해 하기도 하고 추억이 같다는 동질감에 반가움도 느끼게 한다. 좀 웃긴 이유지만 이들도 영화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용기내서 영화에 대한 평론을 하기 때문에.... 내 귀중한 소장품 월간 키노의 현학적이지만 영화에 대한 순수한 사랑만큼은 결코 현학적이지 않았던 이들의 이름이기에 이 책은 결코 리콜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의 영화 애정법이 곧 나의 애정하는 영화들을 이해하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그래 영화는 인생이다.

 


물론 CG범벅이어서 멀리하고 싶은 영화도 있고 결코 찬양하는데 동의할 수 없는 영화들도 있다. 그 분야는 내 인생에서 가지 않았고 굳이 가고 싶지 않은 영역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름다운 인생의 순간을 수놓았고 수놓을 영화들은 여전히 숨쉬고 있으니까 전혀 아쉽지 않다. 이 책은 그들과의 사랑방이었고 그것만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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