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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삶이 한 시간뿐이라면 - 프랑스 노철학자가 전하는 삶의 가치와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
로제 폴 드루아 지음, 최린 옮김 / 센시오 / 2021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내겐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가 있다. 다행이 인지능력이 남아 있어 종종 아들에게 ‘내가 좀 더 살 수 있을까? 살면 손녀의 대학 졸업식만이라도 보면 좋겠어’라고 말씀하신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한데 남은 시간은 너무나도 다르다. 아버지의 말년을 보면서 시간의 소중함, 서글픔을 동시에 느끼면서 언젠가 그 길을 따라 가야할 내 자신에게도 반문하곤 한다. ‘내게 남은 시간이 줄어 가는데 나는 무엇을 얻어 가는가?’, 두 딸들에게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하지만 정작 나 역시 큰 차이 없는 것은 아닐까?
<내게 남은 삶이 한시간뿐이라면>은 삶보다 죽음이라는데 더 방점을 두고 삶을 바라보는 계기를 안겨준 책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느끼는 삶의 소중함, 삶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남다를 것이다. 오히려 삶의 소중함을 더 체감하지 않을까? 책 제목처럼 삶의 마지막 숨결이 한시간 앞으로 다가 왔다면 인생에 있어서 더 비중을 두었던 모든 욕망, 불안, 근심은 무의미해지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앞두고서야 숨 가쁜 일상에 매몰된 우리 인생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왜 행복해야 했고 사랑이 중요한지를 더 깨닫게 될 것이라고 노년의 철학자는 담담하게 설명해 나간다. 마치 죽음을 곧 앞두고 있는 것처럼, 모든 집착과 욕망에서 벗어나 오랜 사색과 성찰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이 책은 하루하루를 그저 연명해 가는 반복되는 패턴 속의 삶 속에서 인생의 소중함마저 퇴색해 가는, 나 같은 현대인에게 인생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 줄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