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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 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김세리 지음 / 하이픈 / 2021년 7월
평점 :
평화를 간절히 원한다면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진짜 평화를 원하려면 뚜렷안 안보의식, 즉 적으로 가정되는 악으로부터 우리를 구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중국 송나라 황제 진종은 요나라를 전성기로 이끌었던 요 성종이 대군을 이끌고 송나라로 쳐들어오자, 요나라에 매년 하사품을 내리는 형식으로 평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그 말로는 비참했다. 문화가 뛰어나고 경제력이 풍부해도 정신적으로 해이해지고 국방과 안보에 소홀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송나라는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을 승리하면서 유일한 수퍼파워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면서 더욱 평화를 갈구 하게 되고 그 평화는 결코 돈이 아닌, 힘을 가진 이들의 균형으로 이룰 수 있다는 신념들이 사고를 이루게 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마블코믹스로 대표되는 히어로 물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마블코믹스로 대표되는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등은 초기 단순한 정의로 무장된 단편적인 캐릭터였다면 점차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책임을 가지지 않는 힘은 결코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진리를 투영시키기 시작했다.
<마블로지>는 이처럼 진화한 마블 코믹스 속 캐릭터들의 특성과 배경이 되는 세계관을 역사, 신화,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책이다. 특히 마블 코믹스의 탄생 배경과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성격 형성 등을 고민하고 결코 완벽하지 않은, 그래서 DC코믹스 속 슈퍼맨, 배트맨 등 캐릭터들과 대척점을 형성하는 면에서 더 인간적이고 공감을 갖게 만든다. 마블 코믹스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보는 캐릭터들의 활약상이 더 기억에 남는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 영화 스타워즈의 탄생이 하나의 세계를 형성했다면 마블로지 역시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고 캐릭터들에게 살아 숨쉬는 개성을 부여함으로서 독자층을 넓히는 수단이 되었다. 인문학적 접근 방법으로 이 책은 마블 코믹스를 단순히 만화나 히어로물로 보는 시선들을 착각이라 생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