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국가 대한민국 - 부족주의의 노예가 된 정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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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강준만 교수는 정치, 사회, 문화, 언론, 역사 등 대한민국의 현재를 구성하는 각 분야에 대한 연구와 관련 인물 비평에 있어서 탁월한 주장과 정교한 이론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지식인이다. 결코 어느 한쪽의 정치적 스탠스에 좌우되지 않고 늘 객관적이고 비평적 시각을 거두지 않는 그의 행보는 다양한 서적 등 출판물에 그대로 투영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전문분야다 보니 정치의 진영화와 관련한 선동 등 불편한 현실(?)을 진영 가리지 않고 날카롭게 분석하고 비판해 속칭 사이다식 저술이 돋보인다. 그의 많은 저서 중 특히 <싸가지 없는 진보>, <증오상업주의>는 왜 그의 혜안이 독자들에게 상아탑 안에 갇힌 논리가 아니라 호소력을 갖춘 탁월한 비판인지 공감하게 만든다.

    

이번에 저자가 내놓은 저서는 더욱 극심해져가는 진영논리에 함몰된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암울함을 극명하게 분석한 <부족국가 대한민국>이다. 보수와 진보(개인적으로 두 명제로 대표되는 정치 집단이 진정 보수이고 진보인지 늘 의심스럽다)로 나뉜 두 진영의 대립이 마치 부족국가 시절 헤게모니를 놓고 다투는 부족간의 알력을 보는 듯 하다는 의미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을 부족국가로 표현하는 이 책은 왜 그런 극단적 표현까지 하는지 독자들에게 설명하면서 간극을 메워간다. 특히 대께문’, ‘문빠로 일컬어지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정치 이념을 지지한다기 보다 무조건 추앙하는 팬덤에 더 가까울 정도로 맹목적 충성을 아끼지 않으며 동시에 조금이라도 견해를 달리하는 이들에게는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거나 현 정권을 비판하는데 대해 준엄(?)한 처단을 아끼지 않는다.

    

결국 이 책의 출간은 이러한 팬덤화된 대통령 지지층의 갈라치기식 편가르기와 맹목적 지지로 인해 대한민국이 점차 분열되고 심화되어가며 결국 오랜 과거 부족국가 시절처럼 통합과 상생은커녕 증오와 일방의 말살만이 궁극의 목표가 되어 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속시원하면서 또 암울한 미래가 걱정인 부분은 바로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 위선과 무능을 비판하는데 있다. 진정한 성찰은커녕 자기 식구 감싸기에 후안무치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정치력은 정말 기가 막혀 탄식도 안나올 지경이다. 조국, 윤미향 등 내로남불식 문제를 일으킨 정치인을 마음의 빚이 있다느니 하면서 감싸도는 것은 한마디로 부족주의 그 자체다. 미국 주요 일간지에도 인용된 내로남불은 현 문재인 정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한마디가 아닐 수 없다. 더하자면 적반하장(賊反荷杖)과 후안무치(厚顔無恥) 정도... 상생과 협치보다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을 항구화 하기 위해 혈안이 된 그들에게 문재인 정권은 보수 응징’, ‘적폐 청산’,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위해 올인해야 할 뿐이다. 국민은 들러리가 되고 때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철저히 이용되어야 할 존재라는 느낌마저 든다면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래서 현 정권에 뼈아픈 충고이자 통렬한 비판 그 자체다. 나와 우리가 아니라면 오로지 응징만이 정답인 이들이 진보의 탈을 뒤집어 썼지만 정작 진보는 더 나아진 것이 없다고 저자는 바라보는 것이리라. 과거 저자의 저서 제목처럼 싸가지 없는 진보는 통렬한 반성이 필요로 하지 않을까?

 

부디 문재인 정부와 여권이 이 책을 허투루 이해하지 않고 진정한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바란다. 30여년 가까지 지지해 온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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