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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만 하던 옆집 언니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을까?
정경숙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오늘도 출근 준비를 위해 새벽에 일어나면 와이프는 거실에서 문학작품을 필사중이거나 필사중에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해 펜을 손에 든 채 잠이 들어 있다. 두아이를 다 대학에 보내고 어느 새 자신이 꿈꿨지만 가족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한 그 꿈을 위해 조용히 하지만 큰 걸음을 내딪고 있는지 모른다. 필사하는 모습을 본 지 오래지만 애써 모른체 하던 나는 내 꿈은 물론 와이프도 나와 두 아이를 위해 양보한 꿈이 있음을 그제서야 무겁게 깨닫곤 한다.
그렇다면 내가 그녀를 위해 해줄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우연히 웹서핑을 하던 중에 들어온 책이 바로 <살림만 하던 옆집 언니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을까?>였다. 난, 내 아내를 위해 해주고 싶은 게 단지 글을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방법론보다 먼저 그 길을 간 이의 경험담을 같이 읽음으로서 격려하고 독려하며 응원하면서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삶이 허전해 지는 중년의 시기에 다시 한번 도전하려는 아내의 그 용기와 품은 뜻이 자랑스러워서였다. 이 책은 그 과정을 거친 필자의 경험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그 과정만도 반가운데 비슷한 경험을 이미 한 필자의 모습은 언젠가 그녀가 가야할 모습이 아닐까?
수필식의 가벼운 읽기가 가능한 이 책은 더불어 그녀의 마음도 가볍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더욱 용기를 붇돋워 줄 것이다.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였고 그래서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필자와 마찬가지로 매일 성실하게 좋은 글귀를 필사하며 사진으로 남기고 동시에 아침 샤워를 하고 마친 후 거실로 나온 내게 위염이 심해 고생하는 것을 알고 야채 샐러드로 속을 채우라는 아내의 배려는 그래서 뿌듯하기만 하다. 가슴 설레는 작가라는 꿈을 현실로 마주할 그날을 위해 이 책을 와이프에게 건네고 흐뭇했던 독서의 시간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