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했지만 행복했다고 생각한 가족이 아들의 실종으로 풍비박산 난 모습은 우리는 그런 경우가 아니라 다행이라 여겨도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족의 아픔이기에 몸서리치기도 한다.

    

선준과 예원 부부의 불행은 선준의 교통사고였다. 혼자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아내 예원이 아들 선우에게 신경을 쓸 여력이 옅여져 가던 즈음, 유괴사건이 벌어지고 선준과 예원은 더 지옥같은 일상과 마주하게 된다.

    

<구원의 날>은 추리소설 작가로 장르작품을 출간해 온 저자가 붕괴된 가정과 애정결핍 속에 허덕이는 아이의 우연한 만남이 단초가 되어 가족에게 구원의 빛을 찾아가는 소설이다. 모든 것이 절망뿐인 현실에서 결국 이성의 끈마저 놓아버릴 위기에 빠진 예원에게 요양원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 로운은 그야말로 구원그 자체였다.

    

그리고 로운과의 만남을 용기삼아 암흑에 빠져있을지도 모르는 아들 선우를 찾아가기 위한 단서들을 얻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선우에게 구원이자 예원에게도 구원인 서로의 존재는 그렇게 구원의 날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선준, 예원 부부의 상실감과 절망, 극한의 히스테리는 유괴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의 느낌을 공감하기에 충분히 잘 묘사하고 심리의 변화도 잘 짚어낸다. 특히 마지막 결말 부분의 카타르시스는 독자들에게도 구원을 선물하지 않을까? 잔혹하고 충격적이며 드라마틱한 설정에 익숙한 우리에게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각 등장인물의 심리선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장점은 추리소설만 쓰는 장르작가를 무색케 할 정도라고 여겨진다. 곧 영화화 한다고 하니 그 전에 원작을 읽어도는 즐거움도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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