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소전쟁 - 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키 다케시 지음, 박삼헌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기 3개월전, 19413월 광기의 독재자 히틀러는 국방군 고급 장교들 앞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반사회적 범죄자 같은 볼셰비즘을 박멸한다는 판결이다. 공산주의는 미래에 대한 터무니 없는 위험이다...(중략)몰살 투쟁만이 문제다....우리는 적을 살려두는 식의 전쟁 따위는 하지 않는다

이 책의 서평에 앞서 서문에 소개된 이 연설을 언급하는 것은 이 책을 포함해 독소전쟁과 관련한 많은 서적과 기록물을 관심있게 찾아 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전쟁이란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간의 마찰을 해소하는 하나의 방법이고 가장 극명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기에 전쟁까지 가지 않고 상대를 꺾는 것을 최고의 승리라고 손자는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독소전쟁은 전쟁이란 형태는 같을지 모르지만 그런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하는데 있어서는 양상이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독일에게 슬라브 민족의 맹주 소련은 말그대로 노예집단으로서 게르만 민족보다 열등한 존재였다. 반대로 소련에게 독소전쟁은 과거 초토화 전술로 대응했던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처럼 조국을 구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그래서 같은 하늘 아래 공존할 수 없고 같이 숨 쉴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서로를 오로지 전멸시켜야 하는 잔인하고 비열하며 극악무도의 수단도 서슴치 않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자 절멸전쟁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전쟁은 두 번 다시 나타나서도 안되고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2차 대전의 대부분은 바로 독소전쟁에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독소전쟁에 대한 역사서는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다. 그리고 1990년대 초반 소련이 붕괴된 이후 접근이 용이하게 되면서 알려진 소련측 전쟁사료를 확인하면서 잘못 해석하고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확인하고 보정하면서 실체적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독소전쟁>도 바로 그런 과정에서 새롭게 나온 책이다. 물론 이 책은 독소전쟁을 다룬 다른 책들에 비해 분량 면에서는 아쉬움이 짙게 나타날 정도로 적은 편이다. 1941622일 첫 침공부터 베를린 포위전까지 그 긴시간을 다루기에는 분량은 적지만 전체 전쟁의 큰 개요를 들여다 보고 파악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고 느꼈다. 바르바로사 작전, 스탈린그라드 포위전, 바그라티온 작전 등 독소전쟁 내에서도 운명을 가를 중요한 전쟁을 균형감 있게 설명한 점도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

 

물론 나처럼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겐 한없이 아쉬울 수 있지만 독소전쟁의 큰 줄기를 이해하는데는 충분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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