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유신

메이지 유신 - 흑선의 내항으로 개항을 시작하여 근대적 개혁을 이루기까지!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나카 아키라 지음, 김정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1월

일본의 국력과 경제력이 조선을 압도하기 시작한 시기는 대략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이라고 한다. 워낙 ‘왜(倭)’라고 부르며 낮춰보던 나라라 미처 인식하지 못했지만 역사 전문가들이 보는 일본의 힘은 안타깝게도 이미 조선을 능가했던 것이다. 가장 열받는 부분은 바로 아시아 국가들 중 유일하게 서구열강의 지배를 받지 않고 근대화에 성공해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국력을 신장시켰고 그 배경에 바로 ‘메이지 유신’이 있었다는 점이다.

운도 좋게 서구 열강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어서 중국처럼 국토를 점령당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휘둘리지 않았다지만 그들 스스로 서구의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개화론에 힘이 실리면서 시작된 메이지유신이 아니었다면 근대 일본의 눈부신 발전은 약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질투에 끝나서는 안되는 것이 메이지 유신이다. 그래서 메이지 유신의 실체는 무엇이고 배경과 성공 원인을 정리한 책을 보면서 근대 일본의 발전상을 확인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하게 일본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메이지 유신>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경제체제로는 자본주의와 정치제도는 입헌정치를 도입하여 근대국가로 크게 도약하게 되고 비극으로 끝났지만 한 때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할 정도로 발전한 일본의 성장 배경을 알 수 있게한다. 페리제독이 에도막부 말기, 미국 흑선을 타고 일본의 개항을 요구함으로서 시작해 사카모토 료마 등 조슈번, 에도번 등 4대번의 막부 타도와 근대적 개혁을 이루기까지, 그 과정에서 치열하게 벌어진 주요 사건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이 책은 메이지 유신에 대한 무조건 찬양만 하지 않는다. 조선 병탄의 이론적 토대가 된 ‘정한론’의 소개 부분에서는 막부말기의 양이론은 조선에 대한 우월의식과 결부되어 연대론보다도 정한론으로 기울어져 갔으며 일본의 통일국가 형성이 과제로 떠올랐을 때 일본과 조선은 ‘입술과 치아’의 관계처럼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반드시 점령해야 한다는 주장이 떠올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이 책은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살펴봄은 물론 침략전쟁을 일삼았던 주변국에 대한 외교 방식의 발원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바로 메이지 유신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함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