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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 삶이 되는 동양철학
임정환 지음 / CIR(씨아이알) / 2020년 7월
평점 :
철학은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다’, ‘왜 알아야 하는가?’라는 선입견과 싸워야 하는 학문이다. 철학에 관심을 갖고 배우려고 도전하다가도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어휘 자체가 다르고 이질적이다 보니 충분히 적응하기까지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 기준까지 도달하기 전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절레절레하기 일쑤다. 나 역시 이 범주에서 헤매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슬라보예 지젝의 <실제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읽으면서 느꼈던 좌절이 다시금 떠올라 씁쓸하다. 2년전 발간된 책이고 이해하기 힘든 과정에서 서평을 남기긴 했지만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생각에 철학을 열심히 공부하려 한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철학의 중요성, 필요성이 공감받기 시작하면서 불어닥친 철학의 열풍은 반갑다. 물질만능의 시대가 가져다 주는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은 바로 인간 본연에 대한 관심과 이를 연구하는 인문학일 것이다. 철학은 인문학의 정수다. 특히 유교, 도교로 연결되는 동양철학은 어렵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점에서 난이도가 더 크지만 각기 사상이 삶에서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지 공부하고 깨닫는 재미가 남다르다. 이 책 <앎이 삶이 되는 동양철학>의 저자는 그런 면에서 특히 동양철학을 주목했다고 한다.
현직 교사인지라 대상을 학생, 불교신도, 일반인들로 정하되 불교, 유교, 도교 등 동양철학에 관심은 있어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로 상정해 눈높이를 맞췄다고 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고교 윤리 교육 과정 정도여서 난이도 부담도 덜고 저자는 여기에 좀 더 유교와 도교 사상의 깊이를 넣어 동양철학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는 물론 동양철학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 냈다고 본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동양철학에 대한 일방향적인 주입보다는 배운 철학이념을 가지고 활발한 토론을 통해 사유의 확장일 것이다. 이런 선순환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철학, 특히 동양철학에 대한 일반의 이해와 관심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