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 초보 라이터를 위한 안내서
고홍렬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젊은 날을 돌아보면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내겐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용기가 안난다. 용기를 내도 어디부터 어떤 방식으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다가 떠나 보낸(?) 그녀들은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영어의 왕도가 없듯이, 연애에도 왕도가 없는 법일까? 처절한 후회의 눈물에 젖어 몇 년이 흐른 후, 지금은 내 옆에서 쌔근쌔근 잠드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그녀가 한창 아름다울 때 전혀 의도치 않았고 계산조차 없이 그냥, 무작정 시작한 말 한마디, 삐삐에 남긴 음성메시지 하나가 24년의 인연을 이어주고 있다.

 

그렇다! 누군가와의 사랑은 계획되고 준비되고 치밀한 계산을 거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시작하면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사랑은 글쓰기와 다름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글쓰기에 대해 무척 어려워한다.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두렵고 설렌다. 하지만 막상 쓰기 시작하면 글쓰기는 그 자체로 큰 진전을 보인다. 처음에는 화려한 미사여구에 나를 치장하고 세밀한 묘사와 논리를 통해 지식을 뽐내고 싶지만 이내 명료한 표현과 단문 위주로 표현은 바뀌어 가거나 그렇게 되기를 지향한다. 현학적인 표현은 내가 따라할 수 없는 곳이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했습니다>와의 만남은 내가 어떤 글쓰기를 지향해야 하고 글쓰기에 대한 제대로 된 방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무조건 글부터 쓰라고 권유한다. 글을 쓰는 기본적인 경험조차 없이 글쓰기를 배우면 머릿속이 복잡해져 오히려 더 글을 못쓰게 된단다.

 

그러고 나서 왜 글을 써야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야하는지 알려준다. 그러고 나서야 글쓰기 연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저자의 충고처럼 글쓰기를 잘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답은 일단 쓰기 시작해서 계속 쓰고, 잘 쓸 때까지 쓰는 것말고 없을 것이다. 또한 즐기는 사람을 이길 재간은 없듯이 글쓰기도 즐긴다면 더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편하게 읽히면서 동시에 글쓰기에 대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위주로 설명한다. 시시하고 별 것 없다고 치부하지 말자. 저자의 가르침은 초보 라이터에게 그야말로 가장 쉬운 글쓰기의 세계로 안내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며 그 조언이 이 책에 그대로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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