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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과학적으로 배우는 방법 - The art of learning languages
이충호 지음 / 다개국어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십년도 더 오래된 2000년대 초반 한참 혈기왕성하고 내가 하는 업무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다는 만용이 앞선 시절, 당시 친했던 한 경제신문 기자는 내게 ‘어학만 마스터해라. 그럼 외국계 홍보팀장으로 추천해줄게. 남자들한테 어학은 시너지 효과 그 이상이야’했던 적이 있었다. 굳이 해외에 나가 살 것도 아닌데 무슨 외국어가 필요할까 싶어 옅은 미소로 넘겼지만 그 후 그 기자의 소개로 좋은 직장으로 전직했던 나와 비슷했던 경력의 이들은 지금 나와 천차만별의 차이를 보인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횡행하기 바로 전에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출장을 다녀왔던 기억은 단 하나다. 어떤 일이 있던간에 외국어를 마스터 하리라. 업무상 간 출장인데 의사소통에 어려움과 난처함은 절박함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결코 잊혀질 수 없다. 그런 절박함으로 찾게 된 책이 <외국어를 과학적으로 배우는 방법>다. 그동안 영어, 일본어를 마스터하려고 나름 노력을 했지만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물론 의지박약도 있지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공부방법, 이를테면 어학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채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효율은 낮고 성과는 없었다고 생각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준다. 저자는 외국어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하나로 단어 중심적인 학습방식이 너무도 많다고 지적한다. 단어와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는데 정작 문장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소흘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문장을 만들되 오래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럴려면 재미있고 유의미하고 이해 가능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래야 외국어를 배우는데 추진력과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지엽적인 방법보다 숲을 보는, 즉 큰 틀에서 왜 우리가 외국어 공부에 실패하거나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정확성이 더 중요하고 의미가 소리보다 더 필요하며 몰입에 성공할 때 외국어 공부는 마스터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여러모로 외국어 공부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독자들한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조언들로 구성된 책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외국어 공부의 방식을 좀 더 넓고 새롭게 바라볼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