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의 편집 - 결정적인 순간에 이기는 대화법
김범준 지음 / 홍익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약 한달전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집권여당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샤이 보수’(겉으로는 보수 성향임을 드러내지 않지만 선거때 표로 집결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일컫는다)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보수야당의 처절한 실패에 대한 많은 원인 진단이 있었지만 가장 공감을 얻는 것은 바로 야당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의 연속이었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차명진 전의원의 막말 파동이 결정타가 되었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 상황이다.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결코 간과할 수 없고,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의사소통의 핵심 수단임을 누구나 깨달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말 한마디로, 똑같은 표현이더라도 주어진 상황과 분위기,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효과와 영향력을 나타내기 마련이기 때문에 우리는 늘 언행에 주의하고 조심해야 한다. 신중한 말투와 행동으로 대중에게 깊은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는 여당 유력 정치인이 얼마전 개인자격으로 찾아간 화재 사망자 빈소에서 유족들의 항의에 답변한 내용은 당연한 발언일진데 그 늬앙스에 따라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어 사과를 하게끔 만들었다는 점은 얼마나 사람의 말투가 앞으로의 본인 앞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지 공감하게 하는 일화다.

 

그래서 우리는 주어진 사회적 위치에서 좀 더 나은 말투는 어때야 하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그런 과제 앞에서 <말투의 편집>은 상황에 맞는 말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좀 더 나아 보이는 나로 인식시킬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말투라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책이다.

 

이런 상대의 시선과 이해를 바탕으로 기획된(?) 말투를 저자는 메이크업 말투’, ‘뽀샵 말투’, 좀 더 격조있게 표현 한다면 편집 말투라고 한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기억하는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을 역임했고 지금은 저술활동과 활발한 방송활동을 병행하는 모 작가의 경우 동료 정치인으로부터 "저토록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라는 표현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말은 곧 좀 더 나은 말투를 고민해 볼 여지가 없었기에 그런 평가가 나왔다고 본다. 그런 사례들을 감안할 때 이 책은 상당한 도움과 노력의 계기가 되어 줄 책이다. 저자는 우리의 말투가 누군가에게 행복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은 한마디로 배려. 상대와 논쟁하지 말고 서로 해결책을 찾기위해 제안을 하라고 주문한다던가,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 적절한 소통을 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의미에서 남의 시간을 소중히 하라는 조언등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담긴 노력이 결국 자신의 말투를 격조 있는 편집 말투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 격조 있는 편집 말투는 꼭 있는 집안 출신도, 아는 것이 많은 사람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 책은 그 자각과 함께 노력이 병행될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흥분하게 한다. 꽤 의미있는 책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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