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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방식 - 자본은 어떻게 당신을 지배해 왔는가? ㅣ Insight Series 1
유기선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월가의 유명한 투자전문가이자 뉴욕대 경제학 교수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그의 저서 ‘블랙스완’에서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촉발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 대해 통렬히 비판하면서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키는 용어로 ‘블랙스완’을 썼다고 한다. 검은 백조가 나타난다면 지금까지의 ‘백조는 흰색’이라는 관념은 진부하고 정정되어야 할 고정관념이 되어 버린다. 칼 포퍼가 ‘끊임없이 의심하라’는 명언을 남긴 것은 당장 ‘내일 태양이 뜨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아니라 미래에도 영원히 태양이 매일 뜰까라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 지식은 반증을 통해 오류를 정정하고 사회는 진보하는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세계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전세계가 하나의 가치사슬 속에 분업화된 상황에서 수출주도의 대한민국호는 중국, 베트남등 원료조달이 중단되고 수출 역시 수입국인 미국, 유럽의 <코로나 19>로 인한 셧다운으로 활로가 막힌 상황이다. 메르스사태 때 큰 실패를 교훈삼아 운좋게 이번 방역에서 세계의 모범으로 칭송받는 것이다. 우리의 진일보는 바로 블랙스완처럼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칼 포퍼의 충고처럼 끊임없이 의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 체제의 근간인 자본주의는 결코 우리의 안전판이 될 수 없다는 의심속에 늘 미래를 진단하고 과거의 교훈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자본의 방식>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우리의 운명을 움켜쥔 자본주의의 역사와 이를 통해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를 바라보는 47가지 통찰에 대한 책이다. 물물교환을 넘어 교환가치로서 매개수단이 된 돈과 그 돈으로 거래하고 부를 축적하는 금융자본주의의 시대에서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간과하고 있는 자본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자본을 토대로 지금의 기업들이 어떻게 형성되기 시작했는지를 들여다보는 과정은 불확실성이 더욱 강화되는 현재에서 미래를 가늠하는 좋은 지표가 될 것이다.
자본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가?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저자의 자본주의 속성에 대한 탐구와 유의미한 결과물은 앞으로 어떤 지식의 산물을 선사할지 궁금해 진다. 금융자본주의를 토대로 한 세계 경제사의 흐름과 여기서 얻은 통찰로 바라보는 인공지능의 문제점 등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차분하고 냉철하다.
‘대공황은 건강에 좋은 찬물 샤워와 같다’ 경제학을 전공했고 경제학에 대한 관심사를 지금까지 유지하면서 가장 인상적이고 존경하는 경제학자 조제프 슘페터의 명언이다. 자본주의에서 불황은 경기순환의 일부이며 기업가의 새로운 사고와 모험정신으로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여기서 슘페터가 말하는 기업가 정신은 이윤추구의 극대화에만 골몰한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동기’가 함께 있는 기업가 정신만이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고 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지금까지의 혁신보다 앞으로 더 많은 혁신이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 19>의 위기도 혁신을 통해 극복해 낼 것이고 정신적인 동기가 충만한 기업가 정신이 증명해 낼 것이다. <자본의 방식>은 그래서 앞으로도 기억되고 읽어야 할 책으로 손꼽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