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 - 언제, 어디에서나 통하는 협상의 정석
프랑수아 드 켈리에 지음, 현영환 옮김 / 루이앤휴잇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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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으로 칭송받는 저서들, 이를테면 중국의 <손자병법>, <삼국지> 등은 시대를 초월하고 남녀노소를 막론하는 인간사의 근본 원칙을 파악하고 분석해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군사제도와 무기가 복잡해 지고 치열한 정치투쟁이 고도화되더라도 인간을 바탕에 두고 접근하는 방식은 인간이 존재하는한 너무나도 당연하고 또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다.

 

최근 부임한 미국의 해리 해리스대사가 지소미아 연장,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과 관련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의 정서를 무시하고 내정간섭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 내면서 부정적인 국내 여론이 들끓은 적이 있다. 북핵문제의 해결과 관련, 미국과 공고한 동맹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마땅히 수용해야할 의견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거북하고 얕보는 사고방식과 발언에 씁쓸한 뒷맛으로 개운치 못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결코 적절치 못하고 외교관으로서 자질에 문제가 있음은 물론 이를 채용한 일국의 지도자의 위상과 명예, 국격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예견하듯 말한 이가 있어 관심을 끈다. 바로 17세기 유럽 외교의 핵심으로 프랑스 외교와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노련한 협상가인 프랑수아 드 켈리에가 국왕의 섭정인 오를레앙 공작에게 바친 책이 그것이다.

 

<파리 최고의 협상가 켈리에>는 켈리에가 오랜 동안 외교관으로서 협상에 나서면서 얻게 된 협상의 원칙과 향후 외교관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 이는 결국 일국의 지도자가 국운을 걸고 협상해야 할 위치에 있는 외교관을 선임할 때 어떤 기준에서 뽑아야 하고 외교관은 국제 협상에 있어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기 보다 국익을 위해 어떤 인성과 품격을 갖춰야 할지 설명해 주는 책이다.

마치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국정운영과 북벌의 의미를 설명하는 <출사표>처럼 이 책에서 켈리에는 프랑스의 지도자인 오를레앙 공작에게 협상을 해야 하는 외교관의 자질에 대해 자신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근거 삼아 책을 통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 책은 결국 외교관의 선출 기준과 협상원칙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의 오너 입장에서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배치하는데 있어서 인재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지, 그리고 개인의 입장에서는 어떤 이들을 함께 하는데 선택해야 할지 바꿔서 생각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관 선정 기준은 B학점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해리스대사의 언행을 감안할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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