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 -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길고 넓게 봐야 경제가 제대로 보인다
헨리 해즐릿 지음, 김동균 옮김 / 디케이제이에스(DKJ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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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1994, 아주 충격적이었던 사건이 있었다. 노벨 경제학상에 빛나는 석학들이 창업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가 파산한 것이었다. 하버드, MIT, 런던대등 세계적인 유명대학 출신 석학들이 참여하고 '블랙-숄즈 모델'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던 숄즈와 로버트 머튼교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지금도 자산가치를 설명하는 옵션투자의 중요 이론으로 인정받고 사용된다. 그런 쟁쟁한 천재들이 경제모델을(비록 주식투자에 국한하지만) 만들어 투자에 나섰는데도 실패하다니....

돌아보면 경제학을 신봉하며 추종하던 내게 불현 듯 자본주의 경제는 그 본질을 꿰뚫는데 너무나도 많은 오류가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의 싹이 튼 계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세월이 흘러 이를 망각하고 살아갈 즈음, 대한민국은 IMF외환위기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정확히 십년후 2008년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에 불어닥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발 경제위기는 JP모건 등 쟁쟁한 투자자문회사를 파산시키는 등 전세계를 연쇄 붕괴의 경제위기로 몰아 넣었다. 그때부터 경제학계를 둘러싼 모든 이들이 경제학, 정확히 주류경제학인 신자유주의에 대한 근본적 불신과 의문이 시작되었다. 결국 경제학자 역시 과거의 경제현상을 분석하는데 자신들의 이론을 적용하는데 재주가 있었을 뿐이지 앞으로 경제현상의 변동에는 한계가 있음을...

 

우리의 삶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경제다. 그런데 그런 경제분야를 가장 정확히 알아야하는 경제학자들 역시 한계가 있다면 우리 스스로 공부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택한 책이 바로 <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이다. 그런데 이 책은 1946년에 나왔다고 한다. 개정판이 나온 것이 30여년이 지난 1978년이다. 이를 감안해도 무려 40여년이 훌쩍 지난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이 지금의 불확실성이 만연하고 전세계가 얽히고 설킨 경제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될까? 아마 기우일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세계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나쁜 경제정책의 기반이 되는 경제학 오류의 90% 이상은 경제학 연구의 근본적인 두 가지 원칙 중 하나, 혹은 두 가지 모두를 무시함으로써 발생한다. 한 가지는 단기간의 결과에만 집중해서 경제정책이나 경제 행동을 연구하기 때문이고, 다른 한 가지는 소수 집단에 미치는 영향만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탓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경제학은 단지 행동이나 정책의 즉각적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또한 한 집단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정책의 결과를 추적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정책 반영에 있어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현상만을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고 이를 동조하거나 확증편향을 갖는 대중에게 수용되면서 부작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을 고려해 철저히 경제원리에 입각해 현재 보이는 현상은 물론 이면에 자리잡은 장기적이고 폭넓은 접근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경제원리들은 결코 과거의 주장만이 아님을 절감하게 된다. 특히 현 정부의 중요 경제정책 중 하나인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은 이미 예견하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단기간의 정책효과를 통한 정치적 입지 강화만을 노린 정치인들의 프로파간다가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이미 드러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이 책은 상당히 중요한 경제학 서적으로 우리와 우리 후대가 계속해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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