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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던지는 위험 - 예측 불가능한 소셜 리스크에 맞서는 생존 무기
콘돌리자 라이스.에이미 제가트 지음, 김용남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정치는 비단 정치인이나 정계 관계자들한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삶과 사회, 문화, 경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각종 정책이나 규제의 발원지가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적 위험이라면 대게 독재자의 전횡이나 여야간 정쟁, 국가간 갈등에 따른 외교분쟁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기업 관계자라면 정치가 얼마나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지 명확히 알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특정 기업을 공격하고 유명세를 얻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내에도 십수년전부터 과장된 주장과 자료로 시멘트기업을 공격하는 C목사의 경우가 있다. 십년도 더 오래된 자료를 지금도 우려먹으며 시멘트업계를 공격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조차 악의적인 공격에 문제점을 지적할 정도다. 시멘트업계의 이미지 악화는 상당히 오래되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나 선입견을 벗어나는 것이 만만치 않다. C목사가 올린 수백장의 사진들, 몇 줄의 섹시한(?) 글귀가 쏠림현상이 심한 온라인상 여론의 감정선을 본인 쪽으로 기울게 했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은 자신한테 불리하면 매도의 대상이 되고 자신한테 유리하면 공정한 판결이라고 부르짖으면서 열렬한 광신도들을 모으고 있다.
얼마전 진보적인 종편방송의 한 기자가 클레임을 걸어 파산하게 되었다는 웨딩홀의 사례는 아직 진위 여부를 가리는 과정이지만 피해자의 설명이 상당히 신빙성이 높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유명 PD가 공격한 황토팩 업체 대표는 오명에서 벗어났지만 결국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해당 기업이 도산하는 운명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에 놓인 기업이 어떻게 이런 의도적이고 악의적이기까지 한 정치적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정치가 던지는 위험>은 미국 부시 행정부시절 유능한 국무장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가 국가, 정당권력과는 다른 형태의 정치적 행위가 어떻게 기업을 압박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설명해 주는 책이다. 인정할 수 없는 이들이 새로운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하는 요즘, 그런 개인이나 세력의 공격에서 안전할 것이라는 바람은 그저 요행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 저자가 권유하는 충고를 참고해서 지혜를 얻고 비열하고 집요하며 때로는 억지스러운 공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속칭 ‘블랙컨슈머’의 또다른 형태인 그들의 세력화나 끊임없는 양산을 막으려면 말이다.
저자는 발생 가능성은 적어도 일단 발생하면 기업경영에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들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위험에는 언제나 2가지 구성 요소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과 그것으로 예상되는 충격을 충분히 감안해야지 어느 하나만 집중해서는 해결이 요원하다고 한다.
이 책은 결국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한 분야인 위기관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특히 기업을 공격하는 주체의 정체성이 다양해 진 요즘, 여러모로 분석하고 대응방향을 정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