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묻힌 거짓말 마틴 베너 시리즈
크리스티나 올손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우선 이 책은 하드보일드 범죄소설로 유명한 스웨덴의 작가중 하나인 크리스티나 올손이 지은 마틴 베너시리즈의 1편 격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읽다보면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에 감탄하다가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캐릭터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는 부분에서 다소 김이 빠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계속 될 예정이고 그러한 아쉬움은 다음 편을 기다리는 동기가 될 것이다.

 

매력적인 애인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에서 새로운 이성을 물색하고 목표로 삼으면 반드시 성취(?)하고 마는 바람둥이 변호사 마틴 베너는 어느날 살인범을 동생으로 둔 의뢰인의 방문으로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음을 깨닫게 되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사라 텔이라는 여자가 미국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5명을 죽인 범죄 혐의로 기소가 됐고, 스스로 자백을 했지만 감독하에 특별 외출을 나갔다가 도주해 공판일 하루 전날 자살한 여자의 오빠였다. 누구보다도 법에 대해 잘 아는 변호사인 주인공은 이미 확정적인 범인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오빠의 부탁을 당연히 거절한다. 하지만 어느새 사라 텔이라는 여자의 범죄와 그 이후 행적의 의문점을 갖게되고 누구보다도 이를 당연히 알았어야 할 경찰마저 외면한다는 생각에 조사에 나서게 된다. 자신 조차 큰 고초를 겪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채.

 

이 소설은 한마디로 놀라운 반전그 자체다. 물론 소설, 특히 범죄소설이라는 장르 특성상 독자들을 계속 잡아두기 위한 반전을 곳곳에 배치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 책 역시 그런 범주를 벗어나지 않지만 주인공의 동선이 마치 독자의 상식선에서 수긍이 가는 행동인데 이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이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소재의 놀라움과 감탄할 만한 구성에 몰입되기 때문이다.

스포일러라 더 상세히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수사과정에서 주인공은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된다. 사건을 의뢰한 오빠도, 사라 텔의 사라진 아들도, 사라 텔의 친구도 죽게 되면서 모든게 있는 그대로 믿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물음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진실에 접근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라 텔의 실상과 그녀를 둘러싼 암흑 조직의 잔인함과 공포는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된 주인공을 깊은 후회 속으로 몰아 넣어 버린다. 하드보일드 소설의 특성상 나타나는 액션과 범죄인의 잔인함 보다는 조금씩 드러나는 실체의 무서움을 느끼는 주인공과 동일시 되어 독자 역시 서늘한 긴장감과 깊은 흥미를 갖게 한다. 마지막의 아쉬움을 덮고도 남는다. 앞으로 이 시리즈의 계속되는 출간이 기대된다. 킬링타임용으로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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