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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인문학 -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ㅣ 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인문편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2월
평점 :
개인의 삶을 뒤바꾸는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신라의 고승 원효는 의상과 함께 당나라로 불교를 공부하러 가다가 갈증을 느끼던 차 모르고 마셨던 물이 해골에 괸 물임을 알고 "진리는 결코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의상과 헤어져서 돌아왔다는 에피소드가 그런 예일 것이다. 또 범죄를 일삼던 죄수가 감옥에서 접한 책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숱하게 많은 책을 섭렵하면서 책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자신의 과오를 되돌아보고 달라진 삶을 산다는 얘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은 다양하다.
우리는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홍수 속에서 이미지에 경도되어 산다. 늘 무엇이든 무심코 쳐다보고 들으며 또 반복하여 찾아 헤맨다. 그만큼 사유하고 성찰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결국 자리를 잃고 만다. 독서는 그러한 개인의 황폐함을 막아줄 최소한의 보루다. 하지만 독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그만큼 사회는 획일화되고 몰개성화된다. 독서가 모든 개인의 고민과 물음을 해결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독서가 가진 장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혼자만의 시간, 고독해 보일지언정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원효의 그 모습과 비교해 전혀 다를게 없지 않을까?
<나를 채우는 인문학>은 학원강사 출신 설민석과 함께 역사, 경제, 철학 등 인문학 분야에서 많은 강연과 저술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가「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시리즈」의 일환으로 저술한 책이다. 인문학 분야에서 읽을 필요가 있는 책들을 선정한 후 왜 이 책이 저자의 삶은 물론 독자들 역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유용한 처방전이 되었으면 하는 의도에서 소개한다.
마음의 상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위안을 찾아야 할까? 저자는 상처받는 마음에 대한 책을 소개함은 물론 치유와 위로가 될 수 있는 책 또한 소개한다. 결국 최근 다시 대두되고 있는 인문학이 왜 필요한 시기인지를 깨달아 과는 과정의 하나가 이 책을 읽는 시간일 것이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기, 상처와 위로, 사랑에 목마르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서투르기만 한 우리에게 왜 인문학 서적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지 이 책이 알아가게 할 것이다. 백권 모두 다 읽을 수 없다면 분야별로 소개하는 책들 한권씩만 골라서 읽어도 충분히 저자의 배려와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결국 인문학이 왜 관심을 받고 있고 우리가 몰랐지만 이러한 독서의 과정이 나를 찾고 마음의 짐을 덜어 놓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의 행보가 그래서 반갑고 고맙고 성원하게 만든다. 서로를 지탱할 수 있는 힘, 마음의 연대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기고 인문학은 그 연대의 장을 제공하는데 소임을 다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