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고 싶은 영화는 영화관에 없다
남태우 지음 / 팟빵북스(PODBBANGBOOKS)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사상의 통제와 문화예술 분야 표현의 침해는 해당 사회의 잠재력을 갉아 먹는다. 소위 소프트파워의 힘은 군사, 경제의 힘 못지 않다. 잠재력 측면에서 오히려 군사력, 경제력으로 대표되는 하드파워를 능가하는 것을 그 누구보다 우리가 이미 목도하고 있다. ‘한류를 떠올려 보자.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의 인기는 저 멀리 남미 브라질 등은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열렬한 팬을 양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힘이 이끌어내는 효과는 가히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장성 측면에서 무궁무진하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는 문화예술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영화, 음악, 방송 등의 대중문화에 있어서 통제나 획일성은 결국 대중문화의 괴사를 야기한다. 요즘에는 정치 성향에 따른 통제 못지 않게 대기업 등 자본의 힘을 앞세운 창작물의 획일화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대중예술로서의 가치와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해당분야 종사자들은 치열한 고민과 이를 바탕으로 한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더라도 전 정권(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의 문화 관련 정책은 그야말로 대중문화와 예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정도로 최악이었으며 반동적이었다. 특히 박근혜 전대통령의 문화정책은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의 부와 권력을 위해 봉사하는 시녀에 불과할 정도였다. 훗날 드러나는 어이없는 정책을 보자면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다. 하물며 당시를 오롯이 버텨낸 대중문화예술 분야 종사자들이야 오죽했을까?

 

<당신이 보고 싶은 영화는 영화관에 없다>는 바로 그런 부조리와 부패가 횡포와 압박으로 현실화되서 뻔뻔스럽게 횡행하던 시기를 그대로 버텨낸 저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왜 예술의 창작에 대한 자유를 보장해야 되고 대중이 그런 창작물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사회의 다양성이 저해되고 방해받는 시대는 있어서는 안된다. 저자는 정부의 압박 속에서도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유신시대에나 접할 만한 어이없는 일이 21세기에도 횡행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분노할 뿐이다. 저자는 영화를 통해 실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영화 들이 제대로 우리 앞에 상영되지 않는지 자본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영화 제작 현실을 통해 저예산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등이 꾸준하게 사랑받는 대한민국 영화계의 든든한 화수분임을 깨닫게 만든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정작 영화 제작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 치열한 고민과 고생 끝에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뜻깊게 해주는 창작물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곱씹어 볼만한 의미있는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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