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세트 - 전2권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알베르 카뮈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 생각뿔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알제리의 해안도시 오랑에서 갑자기 쥐떼가 출몰하더니 이름모를 괴질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소수의 의사들은 그것이 쥐가 옮기는 페스트라고 진단하지만 목소리는 묻힐 뿐이다. 마침내 오랑은 다른 지역과 격리, 봉쇄되고 그렇게 오랑 시내 사람들도 서로서로를 격리하게 된다. 주인공인 리외는 의사로서 책무를 다하고 주인공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부조리한 세상(=페스트)과 싸우는 등장인물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진다.

 

2차세계 대전 이후 가장 손꼽히는 걸작 중의 하나인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어떻게 내가 감히 설명할 수 있을까? 작가의 위상도 작품의 권위 때문만도 아니다. 오랜 세월을 거듭하면서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소중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성찰과 세상을 바라보는 애정, 끊임없는 인간세계에의 탐구가 어우러진 결과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이 명저에 대한 서평보다는 저자가 의도하고 있는 것이 페스트라는 작품을 해석하고 당시 시대상이나 지금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관점에 있어 초월하는 부분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이 아닌 이 책을 읽은 내 자신에 대한 평가가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희망이 없고 온갖 허망함 속에서 죄어오는 페스트(부조리함)에 대해 묵묵히 맞서는 모습에 우리는 개개인의 역량이나 지성은 미미할지 몰라도 연대를 통한 십시일반은 충분이 이를 극복하고 남을 수 있을 것임을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충격(페스트)은 기존 사회구성원의 가치관을 순식간에 박탈하고 되돌아 볼 것을 강요한다. 파늘루 신부는 페스트의 존재가 바로 신을 제대로 믿지 않기 때문이라며 악과 타협한 세상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지만 아무런 죄가 없는 어린아이들이 페스트로 죽어가는 모습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하지만 파늘루 신부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다시 페스트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세상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 삶의 페스트는 여전히 부활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의 저항과 연대의식은 앞으로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명제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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