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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국 - 트럼프는 어떻게 권력을 사용하는가
데이비드 프럼 지음, 박홍경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북핵을 둘러싼 남북한 및 주변 4강(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의 이해타산이 복잡하다. 특히 우리한테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올해 말 중간선거는 물론 대선 재선을 위해 각별히 신경써야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주고 받는 화해 제스쳐는 당연히 반가울 것이다.
그런데 우리 입장을 떠나 생각해 보면 공산주의 국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하고 러시아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외교 측면에서 미국 입장이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닐 것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 굽신거려 온 일본 자민당 정권 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는 예외가 아닐 정도다. 과거 미국의 영화를 되찾겠다면서 보수 백인층의 절대적 지지 속에서 탄생한 그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대선 후보로 선정된 당시 공화당 지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등 기성 정치권과 전혀 다른 세계를 살아 온 인물이다.
<트럼프 공화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분석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경제적 영향력은 줄어 들었어도 민주주의 본산인 미국의 정치체제 만큼은 공고할 것이라 여겼던 미국 엘리트 계층에게 트럼프의 등장과 당선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저자는 이러한 일련의 변화가 과거 1930년대 파시즘의 등장에 비유한다.
파시즘의 등장은 바로 민주주의가 취약했기 때문이고 트럼프의 등장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담당을 맡았을 정도로 정치권의 최상층에 위치하면서 권력을 지근거리에서 목도한 경력을 갖고 있다. 골수 공화당 소속인 그가 트럼프의 등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트럼프와 민주주의(Democracy)의 합성어인 트럼프크라시(트럼프공화국)라고 표현할 정도로 민주주의의 근간이 훼손되어 갈 것으로 분석하는데는 미국을, 국론을 합치는데 주력하기 보다 자신과 같이 울분과 분노를 느끼는 이들의 감정을 더욱 교묘히 이용하여 분열을 시도하는데 있다는 점이다.
논란이 되기에 충분한 책이지만 미국내에서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를 제외한 대다수 미국 국민들은 공감하는 폭이 더 넓다고 한다. 저자는 특히 트럼프가 노골적이며 단순하기 보다 민주주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데 영리함을 발휘할 것이라고 경계한다. 한반도 평화에 절대 필요한 인물임에는 분명하지만 평화 정착 이후에도 필요한 인물로 기억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정가에 끼친 그의 이력을 들여다 보면 이미 결론이 났을지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