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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팝니다 - 고졸 말단 영업사원에서 대기업 CEO가 된 장인수 전 오비맥주 부회장의 원칙
장인수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영업의 세계는 참 고달프다. 직접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건 아니면 잠시라도 몸담았었던 이들은 한결 같이 힘들고 자존심 상하고 때로는 비애를 느끼기까지 한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영업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의 성공담은 쉽사리 공감을 얻기가 어려울지 모른다. ‘저자처럼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어떻게 그많은 이들의 변덕스러움을 당해 내겠어?’ 이 한마디에 오히려 더 공감을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장인수. <진심을 팝니다>는 국내 주류업계에서 ‘고신영달’(고졸 신화 영업 달인의 준말)로 불리우는 신화적 존재인 그가 어떻게 영업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삶의 교훈과 자신만의 철학에 대해 언급한 책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 역시 이러한 입지전적 인물의 성공기에 그다지 공감하거나 애써 찾아보지 않는다. 그가 가진 남다른 열정이나 영업 DNA를 모든 이들에게 바랄수 없는 것이고 또 아무리 그러한 기질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당시 상황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소위 시운을 타고나지 못한다면 이 역시 만개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을 관심있게 본 결정적 요인은 바로 당시 국내 최대 맥주업체인 하이트에서 대표이사를 하다가 경쟁업체인 오비맥주의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이직한 뒤에 오비맥주를 압도적 1위로 올려 놓은 능력이 어떤 것인가였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이 책에서 저자도 언급했듯이 하이트 맥주 이전에 압도적 1위의 국내 맥주업체였었다. 그런데 ‘천연암반수’라는 이미지 메이킹이 주효하면서 하이트 맥주에 1위를 뺐긴 상태였고 업계 2위로 내려앉은 업체는 다시 선두를 탈환한 적이 없다는 선례를 보기 좋게 깨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이력이 어떨지 궁금한거지 그의 영업방식이나 전략이 궁금한 것까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노력이 고객의 마음을 빼앗는데 성공하기까지 과정이 무척 흥미롭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옥의 티라고 하자면 굳이 고객의 마음을 빼앗는다고 표현하기 보다 얻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책은 독자들에게, 특히 영업 일선에서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처진 어깨를 이끌고 들어가는 모든 영업맨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을의 미학’이라 칭하면서 을이 되는 것을 비굴하다고 여기기 보다 고객의 마음을 얻기까지 힘든 과정 속에 얻는 결실의 달콤함이 달래 줄 것임을 독자들이 깨닫도록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다가 온다.
특히 지역 대표 소주를 지정해 놓은 당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이 5%에도 못미치는 전남지역 영업담당으로 내려갔을 때 일화는 저자의 인품을 엿볼 수 있어 기억에 남을 만하다. 그동안 자신이 진로라는 수도권 절대 강자인 회사에서 영업사원을 하면서 갑질보다는 을의 입장에서 고객지향적 영업을 하던 것이 고객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 더 힘들다는 점에서 우물안 개구리였으며 이를 절감한 이후에는 더욱 고객을 위하고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낮은 곳에서도 경험한 아픔을 소중한 자산으로 탈바꿈시켜 지금의 자리에 도달한 것이 아닐까?
처음 선입견에서 벗어나면서 이 책은 많은 이들이 꼭 영업의 세계에서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자세로 임할지에 대한 좋은 충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열정과 노력으로 점철되어 온 저자의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