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동안 꼬박 마음이 아팠다.
추스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다.
문을 꽁꽁 닫아 걸고
주말이라는 핑계를 붙이고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찍지 않았다.
티비를 하루종일 어지러울 정도로 틀어둔채
티비를 따라 허허거리고,울먹이고,멍해지고
그랬다.
먹는것도 쉽지가 않아서
아예 먹지 않고 하루를 버티다가
먹어야지 싶어 폭식을 하다가
한끼만 먹어도 충분히 하룻동안
배가 부르기도 하고
그랬다.
그러나
월요일 아침 출근하는 길에
이 글귀가 떠오르면서
시끄럽던 속이 일순 조용해지더니
약간은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봐야
너 또한 덧없고 하찮구나.
너의 이기도 너의 허세도 덧없고 하찮구나.
연민이 생기기까지 한다.
너나 그리고,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도
그저 이러하구나.
책을 우연히 만났을때
워낙 많은 고민들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라 그냥 계속해보라는 신의 계시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내가 믿고 싶어 하는것 같기도 하여 헛헛하게 웃었다.
작가의 읇조리는 목소리가 신선하기도, 신산하기도 하여 몇번 따라서 말해 보기도 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계 속 해 보 겠 습 니 다. ”
가슴을 찔렸다.
작가의 목소리를 닮아있는 소설은
또박 또박 고해 바치 듯 쓰여져 있고
나는 또, 또박 또박 받아 읽었다.
호들갑스럽지 않은 톤이 좋았고
무뚝뚝하고 담백한 분위기가 좋았다.
무언가 엄청나고 굉장한걸 말하지 않아
무지 좋았고
판타지를 오려 넣지 않아 좋았다.
싸인본을 손에 넣게 되어 많이 좋았고
정당한 지불을 하지 않고 읽게 되어
다만...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