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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마법사 호조의 수상한 선물 가게 ㅣ 내친구 작은거인 11
류가미 지음, 김정민 그림 / 국민서관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봐도 무슨 이야기일지 상상이 되는 책이다.
마법사가 나오고, 선물 가게가 나오고..
처음에 위대한 마법사란 수식어때문에 호조라는 착한 마법사가 소원을 들어주는 내용이 아닐까 싶었다.
내 추측과는 달리 소원을 들어주는 호조란 마법사는 아이들의 영혼을 댓가로 가져가는 나쁜 마법사였다.
호조에게 영혼을 준 아이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될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지만
하루나 이틀후엔 잠들어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하는 병에 걸리게 된다.
'세상엔 두 종류의 아이가 있다. 하나는 특별한 아이고 또 하나는 평범한 아이다' 라고 생각하는 여주인공
유정이는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도 못 받고,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는 평범한 아이다.
하지만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한 친구들은 욕심때문에 호조에게 영혼을 주어버려서 잠드는 병에 걸리고
평범하고 인기 없는 여주인공은 솔트라는 다른별 왕자의 도움으로 호조를 물리치고 친구를 구하게 된다.
영혼을 파는 이야기는 '파우스트'같고..마법사 나오는 것은 '해리 포터' 같고..
마법의 지팡이를 시험 해 본다고 속여서 호조를 강아지 쿠키로 만드는 것은 '장화 신은 고양이' 같고..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은 오히려 친근함이 들수도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처음엔 내가 권해 주어서 이책을 읽었고, 얼마후엔 본인이 원해서 한번 더 읽었다.
재미있다는 증거다. 이책의 어떤점이 좋았는지 물어 보았다.
"솔트가 흰쥐였는데 왕자로 변해서 마녀를 물리친 것이 재미 있었어요. 난 쥐가 좋은데.."
"거북이 그림도 재미있구요" 느림보 예은이를 거북이로 표현한 그림이 생각났나 보다.
넌 마법사가 소원을 들어준다면 무엇을 갖고 싶은지란 질문엔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안테나란다.
호조가 유정이에게 영혼과 바꾸자고 꼬신 안테나 말이다.
그림을 그린 김정민님의 "단정하고 예쁜 그림보다는 이책처럼 어딘지 수상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란 말처럼 처음엔 정신없어 보이던 그림이 볼수록 재미있고 생생하게 느껴졌다.
7살인 우리딸이 그린 왕자,공주 그림과 별반 차이가 없게 느껴지니..아이들도 본인도 그릴수 있는 그림이라고 재미있어 할거라고 생각된다.
별을 하나 뺀것은 마녀호조와 결혼 하기 싫어서 솔트 왕자를 흰쥐로 만들었다는 대화에서 나온 부분때문이다.
"얼마나 인기가 없으면 남자에게 먼저 결혼 하자고 조르겠어."
공주병에 빠질까봐 '종이 봉지 공주'를 사다 읽히는 엄마들로선 가슴이 철렁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어른의 시선에서 문제가 되는거지 아이들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부분이다.
그래도 작가가 조금만 더 신경써서 표현을 다르게 했다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2학년이 이해할 환타지 책이 많지 않은것 같은데..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100페이지가 넘지만 흥미로운 글전개때문에 아이가 지루해 하지 않고 단숨에 읽을수 있다.
생활창작 위주로 책을 읽었었는데, 마법사가 나오니 아이가 눈이 동그레 져서 읽는다.
2학년인 아들의 질문에 답변하기 힘들었던 것은 영혼이란 무엇인가라는 것.
국어사전에선 '육체에 들어 있어 인간의 활동을 지배하고, 죽은 후에도 따로 존재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존재' 라고 씌어져 있는데...우리 아들은 아직 영혼의 정확한 뜻을 모르는 눈치다.
그저 중요하고 남에게 주어선 안되는 그 무언가라고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한 질문은,
"너도 주변의 어떤 친구에게 부러움을 느껴서 그 친구처럼 되고 싶은 적이 있니?"
빙그레 웃으면 아들이 한 대답은 "비밀이예요"
아들아..엄마가 정말 궁금하다. 공부 잘하는 친구가 부럽니? 인기 많은 친구가 부럽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