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받은 상장 내친구 작은거인 9
이상교 지음, 허구 그림 / 국민서관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처음 받은 상장은 무엇인지 기억이 안난다.
상장을 못받은것은 아니지만 오래되서 그때의 감동을 잊어버린것 같다.
내이름이 쓰여진 상장을 받는 기분...하늘을 날아갈것 같았겠지?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이책은 지은이의 어린시절을 소설화한것 같아서
읽는 내내 주인공과 지은이가 겹쳐서 보였다.

'처음 받은 상장'이란 책의 주인공은 2학년 소녀.
모범생 언니와 여동생 사이에 낀 둘쨋딸이고 금쪽같은 아들인 막내동생에겐 누나란 소리도 못 듣는다.
일학년 여동생 시애한테는 누나라고 부르는 시규란 놈이,
이학년 누나인 주인공에겐 시우라고 이름을 부른다는것은 주인공의 가족내 위치를 보여준다.

아버지가 강화군 바닷가의 갯벌을 농사짓는 땅으로 만드는 간척사업소 소장님으로  오게되면서 온가족이 서울에서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앞표지의 그림처럼 안경 쓰고 키는 멀대같이 큰 시우..
아버지가 감나무에 달아준 그네를 동생들때문에 못 타게 되자
고욤나무에 스스로 그네를 만들어 걸어서 타는 진취적인 소녀다.
물론 그네가 떨어져서 얼굴과 온몸에 상처가 생기긴했지만..

공부 잘하고 얼굴 예쁜 4학년 언니와 숙제도 안해오는 주인공이 비교 당하는것은  '홍당무'라는 책의 한장면 같다. 여름방학 숙제로 금상,은상을 받아오는 언니.
시우가 부엌 찬장속에 남아있던 팥빵을 먹으려고하니 팥은 없고 빵거죽만 남아있어 팥을 다 파먹어버린 언니에게 따지자 부회장 된 기념으로 아버지가 사온 빵이라고 오히려 더 큰소리 친다.

가무락조개를 사러 동생 시규와 시장에 갔다가 비때문에 불어난 물로 떠내려 갈 뻔한 시우..
시규를 업고 건너는데 시규입에서 "누나"란 소리를 처음 듣게 된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자 걱정하던 엄마는 "죽으려거든 저나 죽을 일이지"라고 한후 시규를 안고 간다.
시우는 병에 걸려서 학교도 못간다. 어디가 아프냐는 시규에게
"머리,배,등,다리,팔,허리...그리고 가슴,다."

이부분에서 난 눈물을 글썽거렸다. 항상 삐삐처럼 씩씩하고 엉뚱하던 시우가 이렇게 약해지다니..

저녁에 돌아온 언니가 팥빵 다섯개가 들은 봉지를 던져준다. 속을 파먹지 않은 새 단팥빵..
시우는 이것을 먹고 사흘후부터 학교에 갈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방학전 글짓기 대회에 <내동생>과 <그네>라는 글을 써냈다.
조회시간에 글짓기로 우수상을 받게 되는 시우..
밤늦게 돌아오신 아버지 품에는 _어린시인 이시우에게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아버지가 선물한다_라고
쓰여진 국어사전이 들려있다.

하나 둘만 낳아서 키우는 요즘은 네명의 형제가 있는 시우네 가족이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둘이라도 형제 사이는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
부모의 사랑을 가지고 싸우는 연적이라고 한다.
내가 아이를 키우다 보니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더 아픈 손가락은 있는것 같다.
시우도 너무 씩씩하고 장난꾸러기라서 부모님의 관심이 소홀하지않았나 싶다.
마음의 상처로 아팠던 시우가 가족의 사랑으로 치유가 되면서 상장을 받게 되는 마지막은 이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줄것이다.

예쁘지도 않고..케리커쳐에 가까운 그림은 과감한 수채물감의 사용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어린이가 붓으로 툭툭 그린듯한 선들이 훌륭하게 배경을 표현해주어서 새롭다.
사람묘사등이 유럽풍의 그림이란 느낌이 들었다.(그림에 대해선 문외한이라서..ㅠ.ㅠ)

누군들 상장 타고..반에서 일등하고 싶지 않겠는가?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가 되는 우리들의 친구 이야기.
저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중간중간 시우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시를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시를 쓰는것이 부담스럽고 힘들어하는 저학년들이 느낀 그대로를 쓰는 시우의 시를 읽으면서 시쓰기에 자신감을 갖는다면 그것도 좋은 공부가 될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