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척 게으르다..어느 정도냐면 잠은 자고 자고 또 잘수 있고..청소 안하고도 잘 살수 있고..설거지하기 싫으면 새그릇 꺼내서 밥을 먹고 설거지 쌓아둘때도 있다..요즘에는 머리도 잘 감고 샤워도 잘하지만..전에는 몇일간 떡진 머리를 모자 쓰고 다닌적이 많다..내 게으름을 알기에 친정 식구들은 나라면 고개를 흔든다..

결혼하고 우리집은 자명종 시계가 없다..아침이면 남편이 나를 깨운다..아이 낳고 아침에 남편 밥은 커녕 출근하는거 안 본지가 오래였다..은영이는 꽤 클때까지 아침 6시에 우유를 먹었었는데..지가 일어나서 아빠를 깨워서 우유 달라고 해서 먹었다..(4살까지 그랬나?) 아마 그전에 엄마에게 와서 우유 달라고 깨웠을거다..하지만 난 잠자면 시체라서 웬만하면 안일어난다..그래서 아빠에게 갔을텐데..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새벽우유를 아빠가 주게 된거다..그리고 쉬마렵다는둥..아니면 잠자다 꿈꿔서 깼을때..아이가 크기전에 새벽 뒤처리를 아빠가 하기 일쑤였고..잠을 설친 남편은 아침에 툴툴거리면서 출근했었다..미안하긴 했지만 잠자면 잘 못일어나는걸 어쩌라구..그러다보니 미안하지만 어쩔땐 졸려서 듣고도 안일어 나기도 했었다..^^

우리집엔 아직 자명종 시계가 없다..무선전화기에 모닝콜 기능이 있어서 아침 7시면 일어나라고 소리치지만..난 못 들을때가 많다..남편이 깨워야지 일어난다..남편은 전화기 모닝콜 소리를 못 듣는 나를 이해하기 힘들단다^^ 문제는 토요일..재진이가 학교 다니기 시작하면서 토요일에 아들 학교 보내기가 힘들다는거다..남편은 무늬만 주5일 근무였지만..그래도 토요일엔 늦게 출근했고..은영이는  유치원이라 토요일엔 안갔고..재진이만 아침에 학교가면 되는데..온가족이 다 자버려서 지각을 하거나 겨우 일어나서 옷만 입고 학교에 뛰어가게 된거다..

일단 7시에 모닝콜을 하면 남편이 일어나서 전화를 끄고..다시 잠든다..금요일에 술한잔 들어와서 피곤한 남편은 출근 안하는 날이라서 긴장이 풀어져서 그냥 잠들어버리고..나는 평소처럼 무방비로 자버린다..재진이가 일어나서 '학교 갈 시간이예요'하면 부랴부랴 일어나서 학교 보낸다..몇번 이런일이 있자..남편이 토요일만은 긴장해서 나보고 아이 챙기라는데..평생 안된게 갑자기 되겠는가??.나같은 올빼미형 인간이 아침잠을 혼자 깨기엔 무리다..일어나라고 소리치는 전화기 모닝콜 대신에 성능 좋은 자명종 시계를 하나 장만해야할지..그때까진 남편이 우리집 자명종 시계다..

추신: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요가는 커녕 열심히 먹고 잠만 자고 뒹굴어다녀서 살만 더 찌고 있다..ㅠ.ㅠ..

남편은 집을 비우거나..아침 일찍 나갈일이 있으면 8시에 확인 전화를 해준다..부인이 못일어나서 아들 학교 못 보낼까봐서..아침 8시에 모닝콜 해준다면 남들이 욕하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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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거울 2004-10-2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자명종시계네요. 저도 그런 시계 하나쯤 있었으면.....

sooninara 2004-10-20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즘들어서 이넘의 시계가 투덜거리고..말을 안듣고..
진짜로 시계 하나 살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