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재진아빠는 출근하고....나는 남편은 서울구치소에 있는 (노조하다 문제 생겨서 구속중) 친구하고..휴일과부로 아이 둘씩 데리고 관악산 줄기를 올라갔다..처음엔 산밑에만 아이들 데리고 산책 하려고 했는데..올라가다보니..저멀리 정상에 태극기가 보였다..이름하여 '국기봉'..그런데 이놈의 아들놈들이 전에 가본 산 생각하고 국기봉까지 가겠다고 하는 거다..하지만 수리산 하고 관악산 줄기하고 차원이 다른건데..쩝쩝..

그러나 아이들은 수리산 올라가본 경험이 있어서인지..생각보다 잘 올라갔고..친구네 아들 둘하고 경쟁이 붙은 재진이는 선두를 쟁취하려 열심히 올라갔다..탄력받은 은영이도 바위돌 작은돌로 이루어진 중반 이후를 열심히 올라갔는데..정상을 코앞에 두고는 너무 가파라서 은영이 데리고 올라갈 자신이 없었다..

은영이와 사진도 찍고 놀고 있는데..오빠들은 정상인 국기봉까지 갔다 온것이다..



 

 

 

 

 



 

 

 

 

 

 

(바보같이 디카 밧데리를 안챙겨서...밧데리 부족으로 사진을 못찍고..핸드폰 카메라로 찍었다)

그리고 친구와 머스마 셋은 먼저 내려가고..나는 은영이 데리고 천천히 내려오는데..밑에 내려와서 찾아봐도 친구 일행이 없는거다..핸폰해보니..길을 잘못 들어서 1km이상을 헤매고 오는 길이란다..^^나는 은영이와 할머니가 파시는 수수부꾸미와 계란을 먹고....겨우 다시 찾아온 친구와 머스마들도 부꾸미를 먹고..갑자기 열난 아들때문에 못온 친구네 집으로 갔다..

점심을 먹고..아이들 여섯명을 놀이터를 보냈다..재진이에게 은영이를 잘 챙기라고 말했는데..친구네 아파트는 삼성래미안인데..현관문이 잠겨 있고..호출하거나 카드키로 열리게 되어있어서 은영이가 혼자 찾아 올수 없기 때문이다..그래도 재진이는 믿고 보낸건데..30분 정도 후에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 왓다..집주인의 6살 난 아들이 넘어져서 팔이 까지니..아이들이 데리고 온거다..그런데..은영이만 안보였다..아이들을 다시 내려보내서 은영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런데 은영이가 놀이터에 안보인다고 한다..눈앞이 노래졌다..아줌마 셋이 나가서 이리 저리 찾아 다녔지만 은영이는 안보였다..아파트 단지를 10바퀴는 돌아다니고..미아 신고해서 방송을 했다..그래도 아이는 안보이고..한시간이 지나자 다리에 힘이 풀려 갔다..은영이는 가족에게는 떼도 부리고 어리광을 부리지만..나이보다 의젓해서..아마 울지도 않고 돌아 다녔나보다..왜냐면 아이가 울면 집을 잃어버린줄 알고 관리실에 데려다 주기라도 하련만..아이가 울지도 않으니 본 사람도 없고..한시간 동안 연락도 없는거다..이럴땐 울기라도 해야지 찾기 싶지.....에구....

결국은 찾았다..어떤 아줌마와 아이둘과 손잡고 경비실로 가는 은영이를 찾은거다..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이아이가요..놀이터에 있는 저에게 와서 '알지 못하는 아줌마지만 저 집 좀 찾아 주세요..멀리서 차 타고 왔는데 집을 못 찾겠어요..이름은 송은영이구요..20층인데 20층가서 문 두드려도 엄마가 안나와요'"라면서 울먹 울먹거렸단다..큰소리로 울지도 않고 침착하게 말도 잘했다고..친구네는 107동인데..이아줌마는 놀이터 앞인 108동 20층을 호출하다가 경비실로 가는 길이었다..은영이도 20층은 기억이 나서 아마도 다른동에 문열릴때 쫓아들어가서 문두드리다 내려왔나부다..그렇게 놀이터 주변을 돌아 다녔는데..못 만나다니..그래도 길 안잊고 다시 놀이터에 와서 도움을 청했으니..다행이다..

이젠 미아찾기 목걸이라도 하나 해줘야할지..어젯밤새..집주소 외우기..아빠,엄마 핸드폰 번호 외우기를 시켰다..아이가 나중엔 헷갈려서 이번호 저번호가 나왔다..아이들 미아되기 순식간이다..웬수같던 아이들이라도 잃어버린다면..눈앞이 깜깜하다...있을때 잘해...옆에 있는 아이도 다시 보자...어제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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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5-2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섯살때인가 외할머니 따라 시골 장에 갔다가 미아될뻔한 적이 있어요.. 길 잃고는 이상한 동네 울며 돌아다니다가.. 어느 가게 아주머니가 아이스크림 하나 물려주고 경찰서에 데려다 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경찰서에서 외할머니 다시 만나 또 울고불고...;;
아휴.. 그래도 은영이 똑똑하네요.. 다행이에요. 무사히 돌아와서.. ^^

아영엄마 2004-05-2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저도 아영이가 다섯살때 공원 놀러 갔다가 놀이터에서 잊어버렸던 끔찍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 때는 이사간지 얼마 안되서 집도 모르던 때였는데, 아이 사진으로 된 뱃지 뒷면에 남편 핸드폰 전화번호를 적어 놓아서(그 탓에 늦게 연락됬지만..) 천만다행으로 찾았습니다. 공원에서는 미아방송했다는데 울리는터라 무슨 소리인지도 잘 안들리는데 그 경황에서는 더 귀에 안들어왔답니다. 저 역시 공원 관리실이 있는지도 몰랐던 시기였거든요. 하여튼 그 후로는 복잡한 곳은 안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하여튼 다행이고, 은영이가 참 똑똑한 것 같아요. 우리 딸냄이는 우느라 말도 제대로 못 한 모양이던데.. ㅠㅠ;

sooninara 2004-05-2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영이는 제 친구집이라서 삼성아파트에 자주 가봐서 그나마 친숙한곳이니 그렇지..
아마 모르는곳이었으면 그렇게 차분하진 못했겠죠^^
어제 친구중에 하나가 삼년전에 어린이날 서울랜드에서 아이 잃어버렸는데..공원안에 안내소리도 안들리고..겨우 찾았다고 하더군요..그런곳이라면 정말 불안할듯..
미아되기 순식간이니..알아서 조심해야 되겠습니다..

nugool 2004-05-2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정말 아찔 섬찟한 경험을 하셨군요.. 잠깐만 안보여도 하늘이 노랫을텐데.. 한시간이나..,. 그래도 은영이가 정말 침착하게 잘 했네요.. 맞아요 애들 잃어 버리는 거 순식간이구요. 파출소로 넘어가면 찾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파출소에 갔는데 보호자가 늦게 오면 곧 보호시설로 넘어가는데 미아전산처리가 안되어 있고 또 작은 보호시설들은 정부 보조금 같은 것 때문에 아이들 확보차원에서 부모에게 연락을 안해준대요. 그 때문에 큰 애들도 집에 못 돌아 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이없이 아이를 잃어 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대요. 어쨌든 큰일 날뻔 했습니다.

sooninara 2004-05-27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어제 저희도 이이야기했는데..초반에 못찾으면..아이 찾기가 불가능하다구요..
우리나라가 선진국 맞나요? 미아 찾기정도는 전국적으로 단일화 정보화하면..
말로만 정보화 일등이라고 하면 뭐하나요...필요한걸 좀 해주지...

아영엄마 2004-05-28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너굴님 글보니 섬찟 하네요.. 보조금 탈려고 부모있는 애들을 찾아주지도 않고 생이별을 시키다니.. 하여튼 애들 사라지는 거 한 순간인 거 맞아요. 그래서 전 공원 놀러가는 것도 가끔 겁나고 그래요..어디 다닐 때는 복잡하다 싶으면 무조건 손 잡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죠..

sooninara 2004-05-2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을 맡아주는 기관들이 영세해서..전산망이 없다네요..부모들이 발로 찾아 다녀야한다니..육이오때도 아니고..정말 화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