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벼락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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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깨비는 산이 쩌렁쩌렁 울리게 주문을 외었습니다. “수리수리수수리! 온 세상 똥아, 김부자네로 날아라!”

아이들에게 똥벼락을 읽어주면서 이부분을 읽고나니 무릅을 탁 치게 되었다. 착한 돌쇠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영리한 도깨비의 주문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니 마법의 주문인것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똥을 소재로 다룬 ‘누가 내머리에 똥 쌓어?’하고 비교가 되었다. 누가 내머리에..는 땅위로 나오던 두더지가 머리에 똥을 맞으면서 사작된다. 똥싼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면서 각각의 동물들의 똥의 특징을 알게되고 마지막에는 정육점집 개 한스에게 멋지게 복수하면서 끝나게 된다. 몇 년전에 이책을 처음 읽고 똥을 이렇게 맛깔나게 요리해서 그림책을 만들수있다는게 놀라웠다. 과학적인 분석과 추리로 범인을 찾는 내용은 독일작가라는 선입관 때문인지 독일인답다라는 혼자생각을 한 것이 기억난다.

똥벼락은 우리 고유의 엿날이야기 패턴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수있다. 욕심장이 김부자란 악인과 돌쇠아버지라는 선인이 나오고, 착한이를 도와주는 산도깨비…주인공이 혼자 해결하기 힘든 어려움에 처하고 슬기롭게 헤쳐나간다는 결말…그리고 마지막의 권선징악까지…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다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부자는 악인이라는 고정관념때문이다. 부자는 욕심장이고 약탈자라는 내용은 부자아빠를 꿈꾸는 요즘 세태에는 안맞는달까? 또한 흥부놀부식으로 착하기만하면 노력을 안해도 복을 받는다는 생각을 갖게하지나 않을지…. 그나마 돌쇠네는 주어진 조건에서 열심히 일을하는 주인공이라는게 마음에 들기는하였다.. 이책에서 특징적인 것은 중요한 산도깨비의 모습이 그림속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손이 나오는 것외에는 얼굴이나 형체가 없다.

그림을 그린분이 일부러 각자의 상상에 맡기기 위해 그런것인가? 그렇게 생각되니 이책의 재미가 더 커진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해학과 유머가 녹아있는 좋은책이라고 생각되고 순박하고 동글동글한 그림체도 한국적이라서 한눈에 쏙들어오는게 마음에 든다. 똥을 소재로 한 동서양의 두책을 비교해보는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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