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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이고 싶은 적 없었어
쥘리 델포르트 지음, 윤경희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1월
평점 :
다음 생에 태어 난다면 남자로 태어 나고 싶은 소망이 있는 나는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꼭 그러고 싶다. 이번 생에 여자로 태어 났고, 다음 생은 페미니스트 남성으로 태어나서 조화롭게 살아보고 싶은 소망. 왠지 모를 여러가지 차별과 혐오 속에서 살고 있는 지금의 시간에 대해서 좀 더 건강하게 살아 보고 싶고, 양성평등-인간으로 성별 차이가 없는 인간으로 살아 보고 싶어서이다.
고등학교 시절 제 2 외국어로 접했던 불어. 프랑스 문화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있었지만 이어지지 못 했고, 이후에 오히려 예술적인 부분으로 접하게 된 거 같다. 문학, 미술, 음악등. 일상에서 접하는 프랑스는 개방적이고, 선진국의 면모가 있다고 소개 받고, 또 그들또한 여성과 남성의 차별을 겪어 냈던 것으로 지금도 차이를 극복 못한 부분도 있다는 사실을 엿보게 된다.
옮긴이의 말에서
프랑스어에서 명사는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 되며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를 동시에 말 할 때 그것의 대명사와 형용사는 왜 남성형으로 해야 문법에 맞는다는 것일까? 이 작품의 원제를 직역해도 "나도 우세하고 싶었어"라고 한다. 이 문장으로써 작가는 세계의 사물과 현상을 남성형으로 대표하는 언어적 관습에 저항하고 남성과 여성의 위계를 전복하는 책을 창작하려는 욕망을 표현한다.
쥘리 델포르트는 유년기, 가족사, 연애, 꿈, 작업일지가 혼합된 이 독특한 작품에서 토베 얀손, 메리 카사트, 클레르 드니, 바바라 로든, 파울라 모더존-베커, 샹탈 아케르만, 스베틀라나 알레시예비치, 아니 에르노, 비르지니 데팡트, 주느비에브 엘베럼 등 무수한 여성 예술인 선배와 동료를 불러낸다. 그림, 영화, 글쓰기, 노래를 공고한 현실에 틈을 내는 도구로 사용함과 동시에 그 자체로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로 창조하는 여성들의 존재에서 삶과 일을 지속할 힘을 얻는다. 창작자뿐만 아니라 독자들 역시 우리에 앞서 싸우고 살아온 이들 덕분에 각자의 정체성, 노동, 삶의 방식에 대한 자긍심을 듬뿍 나누어 받는다.
육아에 대한 부분에 고민을 하는 장면에서 또한 솔직한 삽화와 진솔한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나는 당연하다고 느껴서 해 왔던 부분이 전혀 당연하지 않은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어서 지금도 생각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스스로 계몽이 되고, 분별력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다면 좋을 부분이 있고, 예술을 삶의 전반에 걸쳐서 엮어 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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