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냥갑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동시집
아돌포 코르도바 지음, 후안 팔로미노 그림, 김현균 옮김 / 한솔수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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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동시집

작은 성냥갑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유형의 시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모두를 아우르고 다채로운 상상을 펼친 10개국 36명의 이베로아메리카 시인들을 모았다. 자유시든 산문시든 각각의 시는 다른 시로 이어진다. 이 시들을 구성할 때 어려서부터 매료되었던 소리와 이미지, 즉 하나의 성냥 머리에서 다른 성냥 머리로 옮겨 붙는 이미지를 염두에 두었다는 아돌포 코르도바 엮은이의 말을 인용



독자의 상상력의 모험으로 초대하고, 그 모험은 세상을 해석하고 세상과 대화하는 법을 찬찬히 일러준다. 일반화할 수 있는 시는 아니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우주적 형제애, 즉 반대되거나 모순되는 것들을 상생과 화해로 통합하는 관계적 존재론 즉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벗어던지면 모든 창조물 사이의 촘촘한 관계 사슬이 모습을 드러내고, 위계 없는 수평적 질서 속에 세상의 신비로운 조화와 일치가 펼쳐진다. 구별 짓기에 익숙해진 오늘의 우리에게 인간이 형제이자 친구, 가족인 다른 종들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는 묵직한 경고를 보내고 바로 여기에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더 나은 세사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중심가치가 있다. 옮긴이의 말 인용.



이베로아메리카 10개국 36명의 시인들이 최근 100년 동안 쓴 동시를 가려 뽑은 시 중에서도 나만의 감상법으로 나의 목소리를 찾아 보려고 한다.

젤 오래 된 시

밀림-후아나 데 이바르부루 (1920, 우루과이)

작가가 만난 밀림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두려움을 쫒는 법-마리아 호세 파라다(2020, 칠레)

제목에서 연관성을 보게 되기도 하고 이 시에서 인상적인 싯구는

'아이들과 하늘이 맺은 공조 협약, 지구보다 더 오래된, 노란 눈이 달린 괴물들보다 더 오래된, 어둠보다 빛보다 더 오래된.'

함께 공존하는 건 중요한 거란 사실을 일깨우는 것이 깊이 새겨진다.



가장 짧은 시 4개를 함께 감상하고 싶어 옮겨 본다.

1. 밤의 가지들에서-니헤르 마드리갈(2008, 멕시코)

밤의 가지들에서,

한 무리의 반딧불이가

우리가 여행하는 꿈의 경로를 뒤따른다.



2. 하이쿠 14-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981, 아르헨티나)

꺼져 가는 저 빛은

제국인가,

반듯불이인가?



3. 허공에 네 이름을 써-리카르도 야녜스(2006, 멕시코)

허공에 네 이름을 써

이제 지우렴

넌 내게 작별 인사를 하는 중



4. 문득 떠오른 생각-라우라 데베타츠(2013, 아르헨티나)

내가 울면 온 세상이 젖는다.



교육의 힘이 너무 커서 시라고 하면 어렵고 형식을 잘 갖춰서 운율을 고려한 작성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잘 해석하고 등등을 벗어나 자유롭게 순수한 감성을 표현할 용기를 주는 4개의 시.

내게 있는 감성을 찾아서 길이 상관없이 작성해 보고 싶은 동기 부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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