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영혼의 순례 - 심영섭의 영화 일기
심영섭 지음 / 세상의창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혹시나 심영섭이라는 이름 석자를 안다면 조금쯤 망설여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심영섭'보다는 부족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아무나가 덥썩 집어들기에는 너무도 무모한 글이다. '심영섭이라고, 아줌마 같이 생긴 평론가, 실제로도 아줌만데,난 그런 스타일리스트적인 평론이 좋거든.' 대학에 입학하고 첫 학기에 들었던 연극 수업의 선생님은 이런 표현으로 한 영화평론가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나는 그 선생님의 수업이 좋았고, 그 선생님의 지성도 좋았으므로, 덩달아 심영섭의 글을 읽으며 좋아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역시나 무척 만나서 기쁜 글이었지만 그러나 좋아하긴 힘들었다. 임상심리학 레지던트였던 그녀의 글은 퍽 난해했고 난처했고 때로는 짜증이 났다. 그러나 '씨네21'의 기사 중 '이 글은 뭔가 달라, 진짜야' 라는 느낌이 들면 어김없이 심영섭의 글이었다. 그랬다, 심영섭은 '진짜'였다. 이 책도 '진짜'긴 한데, 무언가 미진하다. 심영섭의 또다른 책 한 권을 더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녀의 글은 예고없이 마주쳤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것도 같다. 그러나 어쨌든 영화를 읽어내는 그의 시각에 빠져들었거나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단 절대 영화 입문서로는 읽지 말 것. 나로서는 '씨네21'에 평론상으로 당선된 작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흡족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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