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 성배 3부작 2
라스 뮬 지음, 이균형 옮김 / 정신세계사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누군가에게 어떤 짓을 당하더라도 나는 나로써 전쟁을 막을 뿐이야.

 

 

때는 중세시대. 마녀와 교회가 있고, 둘 다 사람들이 서로 전쟁을 벌이는 걸 적절히 도와주고 있었다. 그러나 싸움을 싫어하여 그걸 막는 마녀 마리아가 어느 마을 구석의 숲 속에 거주했다.

 

 마을의 친구도 어느덧 할머니가 되어 힘을 잃었고, 마녀와 교회는 항상 전쟁이 벌어질 때마다 '소동을 일으키는' 이 마녀를 끔찍히 싫어했다. 그녀의 의지가 너무 강해서 설득으로도 채찍으로도 심지어 하느님의 심판으로도 꺾을 수 없다. 남은 건 그녀의 처녀를 잃게 함으로써 그녀의 마력을 뺏는 것일 뿐. 마녀들은 마리아가 평소에 좋아하던 남자를 꼬셔 잠자리를 같이하게 유도하고, 교회는 평소 행실이 불량하던 어느 중세 용병을 매수해서 강제로 마리아를 덮치게 한다. 그들의 공세는 과연 성공을 거둘 것인가. 그 와중에 하느님은 마리아가 잘못을 저지를 경우 그녀를 없애려 하는 중인데...?

 

어떤 사람한테 이 애니메이션을 소개했더니 "종교나 역사를 공부해야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같다"라고 하더라. 역사로는 백년전쟁, 종교로는 카톨릭에서 하느님이 인간에게 준 자유의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선정성보다는 지식의 보유 때문에 성인만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나 원래 중세 판타지가 그런 밑바탕이 있는 장르이지 않았던가. 기존의 마녀에 관련한 역사 외엔 다른 어떤 세계관도 들어가지 않은 정통 판타지로서 이 순결의 마리아는 분량으론 단편에 가깝지만 상당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세상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광신과 불신이 극도로 갈리고 있다. 인간이 신을 용서한다면, 신도 우리를 용서할 것이다. 인간은 지구의 여러 생물들과 같이 섞여서 살아야 하는 자연의 일부다. 신마저 부정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 것을 주장하며 악행과 파괴를 일삼는다면 결코 이 대지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상업적인 이익을 노리는 작품들이 넘쳐나고 교훈적인 작품들이 드물어지고 있는 이 시기에 이 애니메이션은 그 메시지를 단호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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