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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구울 5
이시다 스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너무 유명해진 애니메이션이라 딱히 줄거리를 늘어놓을 건 없겠지만, 확실히 작품 자체가 특이한 건 사실이다. 문학에서 식인은 꽤 많이 나온 주제이긴 하지만, 도쿄 구울은 그들의 아름다운 외모와 대비되는 흐늘흐늘한 느낌의 촉수(...)가 섬뜩함을 안겨다 준다. 약간 더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해저 2만리에서 나오는 괴물들을 보며 옛날 사람들이 느꼈던 경이가 이렇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그들이 인간을 능가할 만한 아름다움을 지녔기에 모습을 감추고 약간의 경외심을 인간들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가면을 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카네키도 그 아름다움에 끌려 졸지에 희생자가 되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상심리적이라 할 만한 이들 일부의 식욕도 덩달아 매혹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도쿄 구울은 구울의 아름다움에 감추어진 괴물다움을 순수하게 동경하는 애니가 아니다. 이는 주인공 카네키가 반쯤 구울이 되는 상태에서 여전히 인간인 친구와 놀 때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자신은 확정하지 못하지만 구울들의 식욕을 천부성으로 이해하고 인간과 구울의 연결 매개체가 되고 싶은 카네키는 그 사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박해를 당한다.
게다가 이 1부 마지막에 나오는 구울의 잔혹성은 천부적이 아니란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가혹한 박해를 당한 후 정신이상을 얻어 카네키를 자신이 당한 것과 똑같이 고문한다. 인간과 구울이 서로 사랑하여, 인간을 경계했던 구울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구울에게 영향을 받았듯 구울도 인간에게 영향을 받고 있는데, 경찰을 포함한 인간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고어를 좋아한다면 한번쯤은 볼 만한 수준있는 애니메이션과 만화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