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너만의 길을 그려봐 - 아직 세상에 참 서툰 우리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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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너만의 길을 그려봐』

- 아직 세상에 참 서툰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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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성격의 글을 선호하진 않는데, 이 책은 디즈니의 작화를 소장하고 싶어 구매하였다. 그냥 예뻐서 구매한 책이다. 난 책 선물을 하는 걸 좋아하지만 주변에 선물해줄 사람이 마땅치 않고, 내 취향을 강요하는 것 같아 선뜻 선물하기 어려울 때가 있었다. 이럴 때면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선물하게 좋은 책이라면 그림에세이가 아닐까, 그림에 더 치중되어 있지만 구성된 글이 좋다면 더 좋을테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왕자>와 마찬가지로 성인이 되어서도 찾게 되는 작품이고, 읽을 때마다 다른 의미를 전해주기도 한다. 읽을 시기와 타이밍에 따라 해석하는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계성, 어쩌면 타인을 대하는 처세술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할 수 있겠다. 그외에도 어쩌면 당연한 소리 아닌가 싶은 글들이 있지만 묘하게 와닿는 구석이 많았다. 무의미하게 흘러보내는 시간이 참 많은데, 지나고나서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지만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존재이기도 하고. 가끔은 뻔하지만 무조건 힘내란 성격의 글보단 적당히 솔직하고 정답같은 글이 도움이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실천에 옮기는게 중요한 것이다. 어떤 마음가짐이든 마음만 가지고서는 되는 게 없으니, 일단 행하라. 그렇지만 길고 긴 조언은 한 귀로 듣고 흘려듣고 말테니, 예쁜 그림과 함게 덧붙인 이 에세이를 통해 전환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나의 길을 그릴 수 있게 된다면 참 좋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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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 빛나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어 -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너에게 디즈니 레이디스 시리즈
라푼젤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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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 빛나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어

-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너에게 













http://naver.me/FB6A99Km

"디즈니 여성들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진심 어린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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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자신을 납치한 마녀 고델을 엄마라고 믿으며 살아온 라푼젤은 바깥 세상은 위험하다는 세뇌때문에 성밖을 나서본 적 없는 인물이다. 어느날 탑에 침입한 도둑을 때려 잡으며 자신이 가진 새로운 면도 발견하게 되고 호기심과 특유의 매력으로 마주하게 되는 모든 인연들과 웃으며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진짜 가족도 찾게 되고, 디즈니의 모토 같은 꿈과 사랑을 이뤄내는 꽤나 주체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라푼젤의 꿈은 무엇이었던가, 예전에 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던 기억을 더듬어봐도 잘 기억나진 않지만(원래 기억을 잘 못함), 아마도 세상을 향해 스스로 한 걸음 내딛은 행위에 대한 은유?로 대체된 게 아닐까 싶다. 


꿈이란 무엇인가, 지금 현실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이뤄낸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일까 감히 생각해본 적이 있다. 꿈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큰 축복 같은 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이룰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냥 돈벌이만 무던히 할 수 있다면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서 읽었던 에세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건 디즈니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단연 소장해야만 하는 시리즈 같다. 디즈니의 여러 공주 시리즈 중에서도 라푼젤은 참 매력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더빙 연기를 한 맨디 무어의 고운 목소리 덕분이기도 했고, 스토리적인 측면이나 캐릭터 재현을 잘 한 것 같아서 좋았다. 라푼젤 자체가 좋았다. 


애니 작화가 글과 함께 적절히 배치되어 있으니 아이와 함께 보기에도 좋을 듯 하다. 


'내일'이란 별로 반갑지 않았지만 '빛나는'이 앞서 밝혀주는 것처럼 희망찬 매일이 이어졌으면 하고 기대해본다.




(이 리뷰는 RHK 북클럽1기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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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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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시방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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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의 이점이라면 단연 좀더 다양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물론 이 또한 내 취향껏 선택할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불가항적으로 정해진 기한 내에 읽어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책임감이랄까, 강제적인 측면이 있어 좋다. 부지런한 독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독서가 습관처럼 자리잡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극히 통감하고 있다. 흥미로운 작품이 있음에도 선뜻 책장을 열어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자꾸만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던 여느 때와 같은 나날 속에 도착한 책 한 권. 표지부터 놀랐다. 김수미 선생님, 매주 수요일 <수미네 반찬>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니 왠지 모를 친근감도 있고, 또 생각치도 못하게 친필 사인본이 담긴 책이라니 너무 좋은데, 하면서도 처음 든 생각은 연예인 사인이 담긴 책을 처음 받아보는 데 그게 이렇게 차진 욕이라니, 하며 웃을 수 있는게 유쾌하다. 과연 독보적인 캐릭터이다.



자기계발의 얼굴을 하고 과시하는 자랑, 성공담이 담긴 책 다음으로 좋아하지 않는게 바로 에세이집이다. 나의 편견이기도 하지만,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은 에세이집은 접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에세이 집으로 분류하는게 맞는 지 모르겠지만 법정스님의 책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글쎄 요즘 다수가 찾는 일명 '치유'와 '그래, 힘내 할 수 있어!' 등과 같은 응원을 가장한, 글이라기 보단 누군가의 일기를 엿보는 듯한 책들은 물론 수요에 따른 것이겠지만 역시 거부감이 든다. 가성비의 나라에서 책 한 권에서조차 가성비를 따진다. 글의 양질을 따지게 된다. 이처럼 구구절절 늘어놓은 사담은 에세이라는 특성의 글을 불호한다고 미리 고백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고 싶다며 신청했던 건 혹시나 하는 마음과 늘 하고 있는 고민,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과 사연이 있다면 과연 김수미는 어떻게 답했을까 라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 번쯤 매체를 통해 접해본 그의 말투를 떠올리고서 읽다보면 참 신명나게 읽힌다. 실제로 오디오 클럽을 통해 들어볼 수도 있으니 궁금하다면 직접 더 들어볼 수 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372


시방 상담소(by 모모콘) 오디오클립




각 장마다 주제별로 나눠져 있고 사연을 듣고 저자의 답이 이어지고 재밌는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으니 이를 보는 맛도 있다.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어떻게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나 싶은 기막힌 사연들도 참으로 많았다. 이에 살아온 날만큼의 자신이 겪은 시간들을 토대로 진솔하고 때론 욕해달라는 요청에 적절하게 욕을 내뱉어주면서 답하는 부분이, 보통의 '상담'을 주제로 한 매체들과는 확연히 성격이 달랐다. 본질은 같을지언정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참으로 달랐다. 더 맵고 칼칼한 맛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맛이다.

상담을 청하는 데는 나의 편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과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기에 이에 대한 팁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뒤섞여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김수미는 단호하게 말한다. 그렇게 실컷 단 것만 먹다가는 마흔 넘어서는 다리 하나 자를 각오를 해야 된다며 호되게 말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가까운 사람에서부터 그런 걸 봐왔고 알면서 고치지 않는 어리석음에 정신이 번쩍 들게끔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가르치려는 태도도 아니고 정말로 염려되기에 더 세게 말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들으면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진실된 마음이 느껴졌다. 


기억에 남는 부분 부분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정도 내 코 석자가 온전해야 더 잘 챙길 수 있다는 것, 인간에게나 인간답게 구는 것이고 똥한테는 똥같이 구는게 답이라는 것, 나쁜 습관 고치는 데 왕도는 없고, 실천으로 옮기는 방법뿐이라는 것, 노력한 만큼 되돌아오는 게 결과이고 경쟁이 없으면 나태히기 쉽다는 것, 실수는 결코 숨겨지지 않으며, 숨기면 숨길수록 더 나빠지는 것이기에 모든 문제는 직면해야만 하는 것, 싫고 귀찮은 일은 모두에게 마찬가지이므로 이를 해내는 것부터 시작하면 스스로 자신감도 붙게 되는 것, 다른 사람들이 심어준 자신감이란 한순간이기에 자신감이란 스스로 쌓아야 하는 것, 내가 저지른 잘못을 되감기할 수 있는 기회란 흔치 않기에 잘못한 게 있다면 바로 고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한 것이며,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없기에 결국 필요에 의해 스스로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원하면 따라하게 되고, 자꾸 하다 보면 늘고 내 '맛'이라는 것도 낼 줄 알게 된다는 것이다. 


김수미는 굉장히 부지런한 사람 같다. 그리고 아마 일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새벽 다섯 시에 기상하여 운동하고 목욕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전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일기를 쓰고 매일 같이 똑같은 루틴으로 일하고 움직인다. 게으름이란 인간의 원죄와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하는 말들이 어떤 부분에서는 뻔하게 느껴지는가? 그럴 수도 있다. 이런 류의 성격이 담긴 매체가 대개 그러하다. 찾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세이류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독자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같이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바로 그가 가진 캐릭터와 커리어 때문일 것이다. 눈으로 바로 보고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열심히 살아왔으니 말이다. 속으로 뜨끔하며 같이 혼나는 듯한 기분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찬물 한 바가지 세게 얻어맞은 듯 직설적인 조언들이 이어진다.  






또한 저자는 말한다. 내 인생의 로또는 '나'라는 것. 견디기 힘든 시간들에 도망치고 싶어 회피하고 싶어질 때도 있겠지만, 끈기 있게 참아보는 것 역시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해볼만한  인생공부라고 말이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와 때가 있다는 불가용어인 '시절인연'처럼 끝없이 이어질 듯한 인생의 여러 날들에 고통이 있다면 이를 지나 웃을 수 있는 날도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긍정해보는 것이다. 

독자는 특히 가족이야기에서 공감이 많이 갔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일지도.

저자는 내 고민 다스릴 사람은 나밖에 없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집중하여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도 필히 가져야 한다고 했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것이다. 내가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언제였는지 무얼 할 때였는지를 떠올려보는 것이다. 그리고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도 가져보는 것이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내 속도 같이 시끄러워질 때가 많다. 그럴 때일수록 '나'를 직면하고 '나'를 알아가보자. 그리하여 오늘도 무사히 잘 살아내었구나 하고 안도하며 웃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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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영화 공식 원작 소설·오리지널 커버)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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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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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동안이나 사랑받은 고전 소설, 그 시절의 소녀들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을 법한 이 소설은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자전적인 요소가 담긴 작품이다. 읽을수록 생동감이 더해지는 이유는 네 자매의 톡톡 튀는 성격과 사랑스러움이 담겨 있으며, 그들의 추억과 삶을 살아가는 열성적인 태도,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결말도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되었으니, 어린 시절 꿈꾸었던 세계와 함께 추억하기에도 아주 좋은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이 퍽퍽할수록 아름답고 풍성한 이야기에 더욱 파고들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요즘은 잘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는 사람들의 노고를 무시하듯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기에,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빛이 나는 이 작품은 뿌옇게 가로막고 있는 음침한 먼지 속을 밝혀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 사랑받는 고전문학에 대한 신뢰는 언제나 한결같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 작품이라면 바로 그만큼의 생명력이 깃들어 있을 거란 무한한 믿음이다.



<작은 아씨들> 역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형제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 공감가지 않을까 싶다. 이건 어떤 시대이건 상관없이 가족이 많을수록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같은 형제여서 닮은 것도 또 너무 다른 것도 있으며 추구하는 것 역시 천차만별로 다르다.



여기 등장하는 네 자매에 대한 간략한 묘사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메그, 마거릿, 맏이, 통통한 몸매, 투명한 피부, 커다른 두 눈, 숱이 많으면서 부드러운 갈색머리, 하얀 두 손, 조금의 허영기가 있는 전형적인 미인


조, 조세핀, 둘째, 큰 키와 마른 몸매, 가무잡잡한 피부, 망아지 같은 성격, 날카로운 회색눈, 길고 탐스러운 갈색 머리


베스, 엘리자베스, 셋째, 장밋빛 피부, 부드러운 머릿결과 반짝이는 눈, 조용한 말씨, 수줍음이 많고 피아노를 사랑하는 음악가


에이미, 막내, 푸른눈을 가진 금발 소녀, 투명한 피부, 날씬한 몸매, 백설공주형의 소녀, 우아함과 리틀 라파엘로라는 별명을 가진 화가



그리고 이 소녀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현명한 마치 부인과 선량한 아버지가 있으며, 풍요롭고 다정한 이웃 로런스가 있다.



소녀들의 나날들은 연례행사를 맞이하여 떠들썩하게 행동하기도 하고, 가난을 타파하기 위한 소일거리와 돈벌이에 지쳐 지루해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유쾌하다. 네 명이기에 나눌 수 있고 그만큼 배로 행복해지는 것이다. 각 인물별로 몰두하고 있는 분야도 다르고 성격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때론 싸우기도 하고 서로를 애정으로 용서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작가의 모습을 닮은 조라는 인물에 더 애착이 생겼기에, 언니들이 자신을 두고 외출했다고 분풀이하기 위해 조의 원고를 태워버린 에이미의 행동에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에는 '백업'이라는 것도 없을테니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형제이기에 사소한 것으로 싸우기도 했고, 또 소중한 가족이라서 포용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기에 더욱 잘 이입이 됐던 것 같다.



소녀들이 했던 다양한 놀이, 연극, 그들만의 모임, 그리고 생활, 그리고 사랑과 신뢰로 구성된 이 가족이 가난한(?) 삶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헤쳐나갈 수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느껴지기도 한다. 잘 맞지 않아 다투고 이기적이게 굴었어도 결국은 스스로 깨닫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대개 보통의 가족들이 그럴수도 있지만... 가족이기에 드러내보이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기도 하다.



예쁜 옷과 소품들이 함께 하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꿈꿨지만, 결국에는 진실한 감정을 표현했던 가난한 가정교사 존과 결혼을 결심한 메그, 영원히 철이 들 것 같지 않았던 에이미는 우아한 여성이 되어 속물적인 관계가 아닌 또다른 '사랑'을 찾게 되었고, 수줍음이 많았던 착한 소녀 베스는 결국 영면의 길로 들어서며 그들 곁을 떠나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어떻게든 잘 살아갈 것이기에 안도의 마음이 든다. 그리고 우리의 '조', 성급하고 직설적이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 책벌레 소녀는 결국 작가가 되었고, 때론 쓰레기 같은 글을 통해 두둑해진 지갑과 반비례하는 죄책감으로 스스로 부끄럽기도 했지만, 결국 진심이 담긴 글로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외로움이 더 지속되기 전에 그에게도 사랑이란 게 찾아오긴 한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엿보아 쉽게 짐작할 수 있고, 또한 지금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고루한 시선이 담겨 있는 것처럼 여성의 삶은 결혼으로 직결된다. 조 역시 로리의 청혼을 뿌리치고 떠나 있었지만 외로웠고 사랑으로 구속되는 게 싫었지만 온화한 품성의 지적인 노(?)교수와 이어지게 되었기에 어쨌든 결말은 해피엔딩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표현된 풍자적인 요소처럼 느껴졌던 그 부분, 출판사가 원하는 내용으로 고친 것일지도 모르는 조의 결혼과는 반대로 작가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작가는 『작은 아씨들』이라는 제목으로 1868년에 1부를 완성해 출간했고, 같은 해 말 『굿 와이브즈Good Wives』라는 제목으로 2부를 발표했으며 이듬해에 두 권을 합본하여 출간했다. 1부가 네 자매의 따듯한 유년시절을 그린 이야기라면 2부에서는 조가 본격적으로 꿈을 향해 성장해 가는 한 여성으로서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에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는 『작은 아씨들』은 작가가 보여주고 싶어 했던 세계를 그대로 담아 1,2부를 합친 완역본으로 출간했다. (책소개 참고)



진보적인 사고와 가치관을 가진 아버지와 그의 친우들을 통해 받은 영향과 작가로서의 기질, 여성이라면 갖추어야 할 덕목처럼 얌전히 앉아 하는 뜨개질보다 전쟁터에 나선 아버지와 같이 서고 싶었던 '조'처럼, 여성이기에 제약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상황 속에서 다양한 작품을 써 나갔으며, 그런 여성의 삶이 담긴 많은 작품뿐 아니라, 풍자적 에세이, 사실주의 소설, 펄프픽션, 선정소설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썼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작은 아씨들> 속 '조'가 생계를 위해 썼던 속된 글처럼 루이자 메이 올컷의 글에는 자극적인 요소들도 있었지만 노예해방, 여성해방, 계급해방 등 급진적이고도 따뜻한 가치관도 함께 담겨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작가에 대해 알아갈수록 이 사랑스러운 작품 말고도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자신의 것을 지키면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었던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이 작품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작가에 대해서도 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당분간은 집중력 향상을 위한 독서에 더욱 노력해보기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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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태는 다르겠지만 살아가면서 우린 늘 천로역정 놀이를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지. 우리의 짐은 여기에 있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단다. 그리고 선의와 행복에 대한 갈망은 수많은 역경과 실수를 헤치고 진정한 하늘의 도시인 평화로 향하도록 인도하는 길잡이란다. 자, 어린 순례자 여러분, 이제 놀이가 아니라 진짜 생활 속에서 다시 시작해 보는 게 어떻겠니?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오실 때까지 너희들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보는 거야." 31쪽



가엾은 조는 착해지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내부의 적에게 언제나 승리를 넘겨주어야 했다. 이런 성질을 잠재우는 데에는 꽤 기나긴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157쪽



그녀가 너무도 사랑하는 얼굴에서 묻어나는 인내와 겸손은 조에게 그 어떤 현명한 훈계나 통렬한 비난보다도 훌륭한 교훈이 되었다. 어머니가 보여준 연민과 신뢰는 많은 위안이 되었다. 어머니도 자기와 비슷한 결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고쳤다는 걸 알게 되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면서 반드시 고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솟구쳤다. 하지만 열다섯 살밖에 안 된 소녀에게는 40년 동안이나 조심하며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이 다소 지겹게 느껴졌다. 169쪽



"(…) 내 딸들아, 엄마와 아빠는 언제 어디서든 늘 너희들의 친구가 돼줄 거라는 사실을 잊지 말거라. 너희들이 결혼을 하든 안하든 우린 너희들이 우리 집안의 자랑이 될 거라고 믿는다." 207쪽



"(…)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는 것도 중요하단다. 하루하루를 보람차고 즐겁게 보내렴. 그렇게 일과 놀이를 잘 조화시키면서 살면 시간의 소중함을 이해하게 될 거야. 그래야 젊은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후회를 덜하게 되지. 난 너희들이 가난하더라도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구나." 249쪽



그제야 메그는 혼자 앉아 일을 하다 말고 눈물을 뚝뚝 떨구며 자기가 그동안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아왔는지를 실감했다. 사람, 보호, 평화, 건강 등과 같은 인생의진정한 축복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그 어떤 사치품보다 훨씬 소중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377쪽



조는 오랜 꿈을 접고 새롭고 더 나은 꿈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다른 욕심들은 초라해 보였고, 사랑의 영원한 힘을 믿으며 평화로운 위안을 느꼈다. 834쪽



조는 이미 너무 멀리 왔고, 또 자신의 행복말고는 아무것도 안중에 없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아주 단순한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둘의 인생에서 그것은 캄캄한 밤과 폭풍우와 외로움이 그 둘을 맞이하려고 기다리는 가정의 불빛과 온기와 평화로 바뀌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9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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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공부법 - 입시 위너들의 단기간 고효율 학습 노하우
박동호.김나현.이기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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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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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노력한 만큼 점수가 착실히 오르는 효율적인 공부법이란 무엇일까, 


시간을 투자하고 기대한 만큼의 성적이 나온다면야 좋겠지만 학습이란 그리 간단히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때론, 포기하고 싶어질 만큼 답답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게 공부인 것 같다. 공부를 지겹게 했기 때문에 더는 안 할 거란 사람들이 직장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공부를 한다고 한다. 공부가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어떤 접점도 없고, 공부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물론 그건 나의 선택이란 게 부재했기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자신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훌륭한 계기가 되어줄 것 같다. 


최근에 어떠한 계기로 필요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집중력이 많이 부족했다. 암기만큼은 자신 있다고 믿었는데 퇴보되어 버린 기억력에,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막막하여 좀 다른 결을 가지고 있지만, 과연 의대생들의 공부법은 무엇일까 하여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의대생TV>라는 유튜브 채널의 출연진 3인과 참여저자 6인이 함께한 학습 노하우를 집약한 책이다. 점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공부법, 스터디 플래너 작성법, 단기간 효율적 암기법, 슬럼프를 극복할 멘탈 관리법 등과 더불어 의대합격자 인터뷰와 질의응답, 그들이 직접 실행하고 효과를 보았던 학습법을 실질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세세한 방법들이 나열되어 있지만 중요한 건 결국 반복된 공부습관과 암기 기억력이다. 입시 대비 취약과목을 어떻게 다뤄야 하며, 시간 분배와 스터디 플래너는 어떻게 나누고 작성해야 하는지, 암기에 좋은 방법들은 어떤 것들은 있는지 등이 각 사례들과 함께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일단 공통적인 내용은 반드시 익히도록 하였으며, 누적해서 반복하며 익히는 습관을 들이도록 했다. 시험 족보는 단순 암기를 하거나 참고할 때 보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했다.


여기서 계획이란,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목표 지향적이며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통계를 내어 그 기준으로 단위를 쪼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후에, 다시 수정하여 실행에 옮겨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학습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잘하는 과목이 있다면 그것만 하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만, 대한민국 입시의 특성상 여러 과목 고르게 잘 해야 되기 때문에 취약한 과목에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떨어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저자는 이를 위해 인강을 활용하였다고 한다. 또한 틀린 문제를 분석하는, 오답노트 작성을 하면서부터 자신의 실수로 틀렸는지, 실력으로 틀렸는지에 따른 장단점을 파악하여 계획을 세우니 정체됐던 점수가 오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비중 있게 다뤄지는 단원을 구분하여 변형유형을 살피고 반복하여 학습하는 것도 중요했다. 이에 연도별 기출문제를 풀고 개념서로 공부하였고, 모의고사를 통해 틀린 문제가 누적될수록 어떤 방향으로 공부를 헤야 할지 갈피가 서게 되었으니 점수 향상에 아주 좋았다고 한다. 실수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문제를 차분히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공부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려면 스터디 플래너의 작성이 필수적인 것이었다. 단순히 다이어리 작성이 아닌 말 그대로 스터디 플래너로써의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과목별 투자 시간 배분, 일주일 단위 계획과 매주, 매일같이 반복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 수 있도록 시간대별 과목을 선정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즉, 집중이 잘 되는 시간엔 새로운 정보 습득을, 집중이 잘 안 되는 시간엔 복습 및 심화학습을 하는 것이다. 방학과 개학, 자투리 시간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도 담겨 있다. 자주 막히고 안 되는 부분은 때론 과감히 넘어간 뒤 공부에 자신감이 붙도록 끝까지 집중한 뒤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식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동력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한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멘탈을 다잡기 위해서는 매일 세워놓은 계획과 실천에 따라 느꼈던 생각이나 감정들을 배설하듯 글로 옮겨 적어보는 것도 해소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학년별 공부전략은 물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현재 의대생들의 공부법이 담긴 영상과 추천 교재들 목록, 합격자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지식을 받아들이고 익숙하게 만들려면 필수적인 과정이 바로 암기이다. 반복과 연결을 활용한 암기법은 눈이 자주 가는 곳에 포스트잇으로 암기할 내용 반복적으로 볼 수 있게 하거나, 암기할 내용을 계속해서 써 보는 방법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공식을 외우고 그에 해당하는 문제를 붙여 실제 공식을 이용해서 풀어보는 것처럼 복습과 반복되는 학습으로 학습에 대한 지식이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 여러 암기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살을 덧붙여 활용하고 외워보는 방법과 중요도에 따라 다른 형광펜으로 표시하여 외우는 것, 앞글자만 따서 외우는 것과 단어마다 스토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연상될 수 있도록 암기하는 것 등등 걸국엔 꾸준히 연습하여 장기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암기 노트를 작성할 때에도 단순한 나열이 아닌 기호를 활용하고 항목화하여 눈에 잘 들어오도록 쓰는 게 좋다. 


수험생의 멘탈 관리는 동기 부여, 방해요소 차단 등 스스로를 믿으면서 가야 한다. 반복되는 일정으로 공부에 지치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을 땐 같은 것도 다르게 해보는 것이 좋다. 공부환경을 바꿔보는 것처럼 공부를 둘러싸고 있는 크고 작은 요소들에 변화를 주며 이를 탈출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기에 단순히 허울 좋은 소리만 있는 몇몇 지침서들과는 다른 것 같다. 앞서 경험했던 사람들의 조언을 나의 상황에 맞춰 적절히 받아들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꿀팁 모음집처럼 느껴질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을 실행할 의지를 가지는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져도 다시금 책을 펴고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을 기르는 것,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에게 그런 학습능력이 길러졌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하나 마나 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그만큼 헛발질도 참 많은, 공부법을 잘 선택하는 게 덜 지치면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공부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지쳐도 다시 내달릴 수 있는 좋은 동력이 기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 리뷰는 RHK 북클럽1기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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