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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 끝 바다
닐 게이먼 지음, 송경아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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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년의 모험담, 신비로운 존재와의 만남.

'성장'을 현실과 환상을 잘 버무려 표현했다.

나는 그 나이때 자주 궁금해했던 것처럼, `나`는 누구인지, 거울 속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내가 보고 있는 얼굴이 내가 아니라면, 그리고 내 얼굴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는 여전히 나일 테니까, 내가 보는 얼굴이 내가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안다면, 그러면 나는 무엇일까? 그리고 지켜보고 있는 건 무엇일까? (86쪽)

"…… 각각의 사람들은 사건을 모두 다르게 기억해. 두 사람이 같은 것을 보았어도 그것을 똑같이 기억하지는 않을 거다. 그 사람들이 같은 곳에 있었든 아니든 말이야. 서로 바로 옆에 서 있는 두 사람도, 모든 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대륙만큼 떨어져 있을 수 있지." (79쪽)

어른들은 길을 따라간다. 아이들은 탐험한다. 어른들은 같은 길을 수백 수천 번 걸어가도 만족한다. 아마 어른들에게는 길에서 벗어나고, 진달래 덤불 아래를 기어가고, 울타리 사이의 공간을 찾아낸다는 생각이 아예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95쪽)

노부인은 마치 내가 우주에서 가장 우스운 말을 했다는 듯이 낄낄 웃었다. "아무것도 늘 똑같진 않아. 1초 후건 백년 후건. 모든 건 언제나 휙휙 휘저어지지. 그리고 사람들은 대양만큼이나 변화해."
(265쪽)

"사람으로 사는 일에 합격이나 불합격은 없단다."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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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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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에 따른 애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찰

상실에 관한 각자의 애도방식

우리의 삶 속에서 마주하는 상처를 직면하는 자세는 또 얼마나 중요한가

 

 

"모든 괴로운 감정을 샅샅이 뒤져서 강렬하게 겪고 난 후에야 이 자리를 찾아낼 수 있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꼭꼭 숨기면 애도를 회피하기에 이르고 그러면 그 사람에게 기분이 더 좋아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이전보다 중요성이 덜한 죽음을 맞아서 틈새를 보일 수 있다" -나딘 보테악, [애도,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이겨낼까?] (20쪽)

인생은 중대한 사건이나 커다란 행복과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느끼는 단순하고 작은 기쁨들과 행복이 모여 이루어진다. (56쪽)

고통스러운 경험은 정서적으로 성숙해지고 개인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예술가, 작가, 스타일리스트 들은 상중에 있을 때 더욱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157쪽)

"모든 것은 변하고,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머니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부터 인생은 이별과 상실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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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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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린 늘 뭔가를 이뤄내려다, 늘 뭔가를 잃게 되는 삶을 사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스토너일지도 모르겠다.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온 햇빛이 동료 학생들의 얼굴에 안착해서, 마치 그들의 안에서 나온 빛이 어둠에 맞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한 학생이 눈을 깜빡이자 가느다란 그림자 하나가 뺨에 내려앉았다. 햇빛이 뺨의 솜털에 붙들려 있었다. 스토너는 책상을 꽉 붙들고 있던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손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그 갈색피부에 감탄하고, 뭉툭한 손끝에 꼭 맞게 손톱을 만들어준 그 복잡한 메커니즘에 감탄했다. 작고 작은 정맥과 동맥 속에서 섬세하게 박동하며 손끝에서 온몸으로 불안하게 흐르는 피가 느껴지는 듯 했다. / 22쪽

젊다 못해 어렸을 때 스토너는 사랑이란 운 좋은 사람이나 찾아낼 수 있는 절대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사랑이란 거짓 종교가 말하는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미있지만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부드럽고 친숙한 경멸로, 그리고 당황스러운 향수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사랑이란 은총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 274쪽

그는 책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그 책은 그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책장을 펄럭펄럭 넘기며 짜릿함을 느꼈다. 마치 책장이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짜릿한 느낌은 손가락을 타고 올라와 그의 살과 뼈를 훑었다. 그는 그것을 어렴풋이 의식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그를 가둬주기를, 공포와 비슷한 그 옛날의 설렘이 그를 지금 이 자리에 고정시켜주기를 기다렸다. 창밖을 지나가는 햇빛이 책장을 비췄기 때문에 그는 그곳에 쓰인 글자들을 볼 수 없었다.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자 책이 고요히 정지한 그의 몸 위를 천천히, 그러다가 점점 빨리 움직여서 방의 침묵 속으로 떨어졌다. / 3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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