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계단 아래 하녀 (총3권/완결)
수지그린 / 엘로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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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이상의 작품이었어요!! 글을 이끄는 분위기도 좋고 처한 상황때문에 답답하게 지는 여주도 이해되고 너무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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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사망 엔딩을 피하는 완벽한 플랜 (총4권/완결)
은차 / 필연매니지먼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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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입은 약간 정신없었지만 감정소모 없이 가볍게 유쾌하게 읽기 좋아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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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읽는 교수 1
안그람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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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삶을 위해 하는 거짓말이란,

『연애소설 읽는 교수』

 

 

**
 

동명의 웹 소설이 등장하는 준우의 세계 속에서는 딸인 제경, 친한 친구이자 동료 교수인 인화, 그리고 준우가 읽는 소설의 작가인 경민이 등장한다. 경민은 필명으로 성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고 준우는 알지 못하지만 제경의 연인이기도 하다. 준우를 제외한 모든 요소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준우를 제외한"이라고 편견처럼 단정 지은 건 내가 본 현실에서는 로맨스 웹 소설을 읽는 중년 남성 독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분명히 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기에 잘 믿을 수 없는.

 

철저히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하고 공감하며 읽는 독법을 가진 내게는 "준우"가 절대적인 중심점이었기에 그를 괴롭히는 요소들에 대한 불만을 가지게 된다. 이를테면 독자로써 응원의 편지를 보낸 준우와의 만남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자 무례한 행동을 하는 성민이 그랬다. 자신이 가정한 상황과 행동 결과를 파악하고자 하는 점이 특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의 일상에 부정적인 파동이 일 수도 있는 데 말이다. 절박함이 느껴지는 행동이지만 그런 것치곤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담당 PD?의 연락을 피하는 태도 역시 무책임하지 않았나, 이렇게 감정적으로 판단하게 하는 걸 보니 인물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도구로 배치된 게 아닌 정말 이야기 속에서 살아있는 인물로 말이다.

 

준우가 가진 내면의 바닥엔 고독 외에 또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인지, 1권은 모든 이야기들의 주요 실마리만 맛보기로 보여주고 끝이 난다. 그러니 절대 1권만 읽을 수는 없는 것이다. 대개 웹툰의 호흡과 달리 이 작품은 단행본으로, 한 권의 책으로 읽어야 더 맛깔나는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 만약 연재 주기에 읽었더라면 난 좀 묵혀두고 어느 정도 스토리가 진행되었을 때 전체 구매하여 술술 읽어나갔을 것 같다.

 

은정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인지, 다정한 부녀 사이로 보이는 제경과 준우는 독립의 문제로 대립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은정이 작가라는 사실을 왜 두 딸은 알지 못한 것인지, 은정과 준우와 인화 사이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준우의 집안 문제는 또 무엇인지, 준우가 참석하는 모임에 은정과 닮은 사람으로 스친 우연이 어떤 요소로 작용될 것인지..

 

이처럼 의문점들이 많다. 차분한 색감과 작화, 짙은 무게를 가진 문장들이 주는 느낌이 좀 묵직하다. 마냥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의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이 작품은 조금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외로움, 고독 등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여 그의 현실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떻게 반응했고, 지금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공감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나를 보호하려고 두른 벽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무던한 배려고 고마울 때도 있으며, 그 무던함 때문에 상처받는 이가 있을 수도 있듯이.

 

 

내 컵은 언제부턴가 넘쳐흐르고 있을까

아님 바싹 마른 상태인 걸까

 

 


 

세상에 나고 이름으로 명명되고 그 모든 것들이

내가 원해서 정한 게 아닌 것처럼


 

(이 리뷰는 문학동네의 <연애소설 읽는 교수>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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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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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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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무기력에 빠졌고 활자를 읽어내는 게 힘들어졌다. 중독까지는 아니어도 꽤 열심히 읽었던 때도 있었는데, 제대로 된 정독을 하기 힘들어진 게 꽤 오래되었던 것 같다. 책상 주변에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쌓아두었고 언제든 손을 뻗으면 그 세상으로 뛰어들어가 볼 수도 있는 건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해야 할 것들은 많은데, 현실적으로는 그 길만 남아서 다른 길을 찾기도 힘든데도 자꾸만 고개를 돌리게 되었다. 그 압박감에서 도망치고만 싶었고 시간은 그렇게 잘도 흘러갔다. 도대체 작가님을 처음 접해본 도서가 퇴사를 다루는 내용이었던 게 기억이 났고, 제목에 이끌렸다. 

 

산책. 무언가를 갖추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 숨쉬는 것처럼 쉬워 보이지만 그렇게 일어나 걷기까지의 용기와 의지도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난 걷기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걷는 것은 즐겁지만 체력은 바닥이라 금방 지치고, 주변을 둘러보며 관찰하기에는 마음에 조급증이 이는 경우가 많았다.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런 때에 만난 이 책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듯한 작가님에게도 아픈 현실에서 얻은 상처와 좌절이 있었고 내가 종종 했던 그릇된 생각들과 비슷한 접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의외였기에 멋대로 동질감을 느꼈다. 

 

작가는 자신을 게으른 사람이라 칭했지만 어느 때곤 그냥 걷고 산책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움직였다는 자체가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졌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에게 세심하게 바라보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번 에세이에서는 말 그대로 산책을 하며 관찰하고 상상하며 경험했던 요소요소들이 담겨있다. 때론 되게 밝고 긍정적이었고, 때론 삶의 버거움에 짓눌리는 순간이 떠올려졌고, 때론 천진한 상상력이 재밌었다. 지렁이의 보은이라든지, 단풍잎이 물드는 것에 대해 상상하는 것들이 한 편의 동화 같았다. 계절마다 바뀌는 최애 길거리 음식들에 극히 공감을 갔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내게 좋은 영향을 마구마구 줄 것만 같은 사람. 하지만 곁에서 찾기 힘드니 이렇게 책으로나마 친근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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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한심하고 답답했던 때가 참 많았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그럼에도 실행하지 않는 본인을 탓하다가 아직 있지도 않는 다음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상상해보곤 했다. 지금껏 살아있어 다행이다,라는 순간은 딱히 없었다. 그냥 살아있기에 마지못해 하루하루 보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가끔은 아주 사소한 계기로 인해 그런 모든 비관적인 생각들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왕이면 식물처럼 조용히 성실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럴수록 산책>에서 처럼 각자 다른 빠르기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며 나는 매우 느린 인간이므로 지금의 속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삶의 지친 작가가 한밤 중 노랗게 칠한 계단을 한 칸씩 걸으며 힘을 얻었던 것처럼. 아주 사소하지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마음을 건드린 그 무언가 덕분에 또 하루를 버티고 내일이 두렵지 마는 않은 걸로 여기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산책 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게 여겨지는 이들에게, 마음이 조급증이 이는 사람들에게, 나처럼 좌절과 실패에 무기력해진 사람들에게 같이 읽자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전에도 종종 마무리를 하며 썼던 것처럼, 지금보다 좀 더 잘 살아보고 싶기 때문에 각자 바라는 삶의 양식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 리뷰는 위즈덤하우스의 <그럴수록 산책>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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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rt & Classic 시리즈
루이스 캐럴 지음, 퍼엉 그림, 박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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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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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사랑받는 고전으로 각광 받는 여러 작품들 중 앨리스는 단연 환상적인 요소 덕분인지 다양한 장르로 각색되어 왔다. 애니메이션은 물론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화까지. 등장하는 인물? 캐릭터 역시 성격이 워낙 개성이 넘치고 항상 분주하고 다소 정신없게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계속 빠져들어 보게 하는 지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시계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떨어진 앨리스가 그를 따라 가는 길엔 수많은 동물들(체셔고양이, 겨울잠쥐, 토끼, 가짜거북이 등등)을 만나고 카드 병장과 무조건 사형을 연발하는 여왕이 있고, 어떤 요리든 후추를 뿌려대는 요리사와 신경질적인 공작부인, 전설적인 동물? 그리핀 등 환상적인 요소와 중의적인 표현들이 넘쳐난다.

고전의 색다른 묘미는 어린 시절 접했던 고전작품이 나이가 들어 다시 보게 되었을 때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특히 어린왕자가 그러하고 앨리스 역시 마찬가지로 어릴 적엔 앨리스의 다음 모험은 어떻게 될 지, 모든 이들을 사형시키라 말하는 여왕으로부터 잘 도망칠 수 있을지, 시계토끼는 과연 어딜 가고 있었는지 등 궁금해하며 읽었을 것이다(추측으로 일괄하는 이유는 분명 읽긴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기 때문).


확실한 건 작가의 취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어유희로 가득하고 풍자적인 성격마저 띠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앨리스 모험의 대부분이 어떤 플롯이 무게중심이 되어 전개된다기보다 말장난이 주를 이루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각자 자기 할 말만 하고 있기에 앨리스는 가만히 관찰하기도 하고 호기심 있는 그대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훌륭한 각주 덕에 그 뉘앙스를 대략적으로 읽어나갈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난 영알못이니까. 하지만 영어를 잘 해서 원서로 읽을 수 있다면 좀더 직접적으로 그런 식의 유머가 잘 와닿았을 지도 모른다. 알에이치코리아 서평활동 덕분에 접하게 된 앨리스의 새로운 판본은 "아트앤클래식"이란 기획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퍼엉의 삽화를 함께 보며 각 장면을 그릴 수 있다. 퍼엉 작가의 해석대로 재탄생된 앨리스와 다른 캐릭터의 모습을 보면 몽글몽글이란 표현이 떠오르게 된다. 앨리스의 푸른 여름날 한 장면에 따듯함이 깃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앨리스는 자꾸만 커졌다 작아지길 반복하고 머릿속에 떠올리는 생각들이 모두 눈앞에 펼쳐지는 사건으로 발생되기도 하며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둘러본다. 혼란한 그 세상에선 일상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으며, 티타임마저 자리를 옮기는 식으로 대체하는 우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디를 가야 하는지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다소 심오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를 가지게 되기도 한다. 도대체 판결을 내릴 수 있긴 한 건지 마지막 타르트 관련 법정 풍경에서 앨리스는 다시금 몸이 커졌다가 본래의 모습대로 돌아온다. 그런 앨리스에게 목을 베라고 명령하는 순간 꿈에서 깨어나 다시 현실로 돌아와 이 얼마나 멋진 꿈이었나 하고 감탄하고 만다. 

그리고 마치 앨리스의 꿈을 엿보기라도 한 듯 언니의 목소리로 마지막 완결점을 찍는다. 

이 환상세계의 모험담은 앨리스가 자신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듯이, 단순히 몸이 커지는 신체변화가 아닌 내면의 변화와 성장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말장난으로 표현된 트릭이 곳곳에 숨겨져 있고, 이를 해석하며 읽을 수 있다는 것. 앞으로 살아가는 나날들 역시 하나의 이야기처럼 때때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되어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이를 직면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고 곧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닐까. 시시한 농담을 던지며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말이다. 

**

가여운 앨리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차라리 집에 있을 걸 그랬나봐.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하지 않아도 되고, 생쥐랑 토끼한데 이리저리 불려 다니지 않아도 되잖아. 토끼 굴로 내려오는 게 아니었어 ……. 하지만 생각해보면 신기하잖아. 이런 삶도 있다는 게! 나에게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이야기의 한 가운데에 있잖아. 내 이야기가 담긴 책이 있어야 해, 정말로! 그래, 나중에 크면 내가 직접 책을 쓸 거야. 그런데 지금 난 이미 커버렸잖아.' 

69쪽


애벌레가 근엄하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너 자신을 설명해봐!"
"죄송하지만, 설명을 잘 못 하겠어요. 왜냐면 제가 지금 제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애벌레가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앨리스가 아주 공손히 대답했다.
"더 정확히 말할 수가 없어요. 우선 저도 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겠거든요. 하루에 몸이 이렇게 여러 번 다른 크기로 변하니까 너무 혼란스러워서요."

88쪽


"그래, 아직까진 기분이 좋은 거 같은데. 부탁인데 내가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할지 말해줄래?"
고양이가 답했다.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지."
"어디든 상관은 없는데……."
"그럼 어느 쪽으로 가든 상관이 없겠네."
앨리스가 설명하듯 덧붙였다.
"어디든 도착하기만 한다면야……."
체셔 고양이가 말했다.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될 거야. 계속 걷는다면 말이야."

123쪽


'얘기를 시작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끝낸다는 거지.'

188쪽


마지막으로 앨리스의 언니는 이 어린 동생이 시간이 흐른 뒤 자신만의 모습을 어떻게 간직한 여성으로 성장할까 그려보았다.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 동안, 앨리스는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웠던 마음을 얻허게 간직할까.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을 모아 놓고 신기한 이야기와 오래전 꿈꿨던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까지 들려주며 얼마나 아이들의 눈을 반짝이게 하고 안달나게 할까. 어른이 된 앨리스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행복했던 여름날을 더듬으며, 아이들의 꾸밈없는 슬픔을 공감하고 아이들의 소박한 즐거움에서 기쁨을 발견하며 얼마나 행복해할지 가만히 떠올려보았다. 

253쪽




(이 리뷰는 RHK 북클럽1기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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