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가끔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거나 하는 일로 힘이 들면 어김없이 꺼내 읽게 되는 책이 신영복 선생의 <청구회추억>이다. 이 책을 읽으면 관계의 순수함, 따뜻함을으로 모든 화나, 아픔이 치유되는 것 같아 좋다. 이번 신작 <변방을 찾아서> 역시 따뜻한 만남이 있는 변방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니 기대가 크다. 신영복선생의 글씨가 있는 우리나라의 여러 곳곳, 변방을 찾아 떠나며 그 글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총 여덟 곳의 변방일지가 담겨 있다. '변방은 창조의 공간이며, 새로운 역사로 도래할 열혈 중심'이라고 말하는 신영복 선생의 혜안을 다시한번 곱씹어 읽게 될 것 같다.
내놓는 작품마다 수작이어서일까, 권정생 선생의 통장은 수억의 인세로 빼곡했지만 정작 초라하기 그지없는 삶으로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며 사신 분이다. 초막살이를 마다하지 않으시며 언제나 고생을 옆에 두고 사신 분이고 유언은 인세를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써달라는 것이었다. 내면을 풍요로이 가꾸는 일을 부지런히 실천하셨기에 그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고 끊임없이 회자되는 지도 모르겠다. <빌뱅이 언덕>은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저자의 생애부터, 사회와 현실의 성찰, 자전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과 사상, 문학관이 망라되어 있는 산문집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가치들을 이야기하고, 자연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권정생선생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가는 심정으로 유월을 보내야 겠다.
이러 저러한 핑계를 둘러댈때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정말 시간이 허락한대도 여행을 떠나게 되지 않는 때가 더 많다. 그게 경제적 이유에서든 아니면 날씨나 시간 핑계를 대서든 이 정도라면 나는 정말 여행을 좋아하는걸까 자문해보곤 한다. 그냥 여행서 정도를 침대 위에 뒹굴거리며 읽는게 최고의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그런 와중에 예외가 있다면 '박사'의 책을 읽을 때는 몸의 온도부터 달라진다. 그녀의 여행서들을 읽으면 나도 떠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마구 솟아나고, 나도 내게 여행을 선사해서 기필코 나만의 일정을 짜고 그녀가 준 팁을 적극 활용하고싶다는 자극을 받는다. 이번 신작 역시 박사만의 소소한 여행의 묘미를 전달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휴가계획은 나에게 여행을 주는 것으로 시작해야 겠다.
오기사는 세계 여러 여행지를 다녀보고 여러 책까지 낸 사람인데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는 것 보니, 정말 서울이 좋긴한가 보네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이 한결같이 '그래도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라고 말하는 걸 의심없이 확실한 방점이라도 찍는 듯이 말이다. 익숙한 도시 서울을 건축가 답게 수많은 건축들을 돌아보고, 도시 안에서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나, 복잡하고 짜증유발 도시라는 오명 속에서도 꿋꿋히 소소한 의미를 재발견해내는 작가의 시선이 무척 궁금해진다. 낯익은 서울의 변방 골목들, 미처 몰랐던 서울 곳곳의 정취들을 나중에 꼭 추억하기 위해서라도 옆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야 생소하지 않지만, 정작 아는 바는 거의 없고 대표작가라는 데도 페르난두페소아라는 이름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이라는 것, 이 책이 노벨연구소에서 선정한 100대작품, 무엇보다 독특한 자서전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초라하고 시시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인생의 행복을 느낄 수 있던 비결과 단조로움으로 부터 벗어나는 여러 방편을을 알려준다니 일상의 위안이 되는 비결이 무척 궁금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