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영화를 보고 있자면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 엮어지는 스토리 이외에 이를 구축해낸 연출자의 숨은 장치를 찾는 기쁨 역시 크다. 소소하게는 물건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면에는 이유가 있으며 만든이의 사유가 녹아있다. 그러니 그 의미를 찾아내는 일만도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모든 영화에는 그만의 시선이 있고, 철학이 있다. 복잡다난한 감각의 층위에서 노닐고 있기에 여운 또한 제각각 일 것이다. <사유 속의 영화>는 발터벤야민, 들뢰즈, 루돌프 아른하임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들이 영화에 대한 가치관을 풀어 엮은 책이다. 이들의 남다르고도 독특한 시선을 엿보면서 영화와 함께 사유하는 진지한 영화보기를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풍미있는 영화를 보는 일만큼 근사한 일도 없는 것 같다.  

 

 

 

 

근현대사를 지나오며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쓰이거나 사랑받아온 상징적인 물건을 돌아보는 매우 반가운 책이 나왔다. 붕어빵 기계부터 이태리타월, 신라면과 캐릭터 둘리에 이르기까지 근대사와 현대사이 걸쳐 가장 많이 사랑받아온 디자인들의 기원을 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런 디자인이 사랑받기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가 걸쳐간 역사의 흔적과 문화, 풍속사까지 아우르는 흥미로운 시간 여행이 될 것 같다.   

 

 

  

 

천문학적인 가격을 위시하는, 그림의 경매 역사는 언제 어떻게 누구로부터 가능해졌을까?  
<인상파 그림은 왜 비쌀까?>는 아트딜러로 일해온 저자의 삼십년 동안의 고군분투기이다. 인상파 그림을 대표하는 고흐나 세잔의 그림이 오롯이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지만, 돈의 가치로서 더욱 그 가치가 발휘된데에는 숨은 실력자 딜러들의 노력이 컸다. 경매장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현장과 에피소드들을 살펴보면서 현대미술의 뒷마당에 보이지 않는 아우성을 실컷 들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과학으로 짓고 지혜로 꾸민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이란 문구의 참 바른 마음에 탄복하게 되는 책이다. 이 안에 우리 고유의 건축미학이 다 들어가 있는 듯 하다.  
한국건축은 초석에서 장식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허투로 올려지는 법 없이 섬세하고, 정신까지 빼곡히 깃들어 있다. 언젠가 꼭 살아보고 싶어지는 우리 한옥의 역사와, 선조들의 지혜까지 엿보게 된다면 사랑채에 초대받아 더할 나위 없이 융숭한 대접을 받은 기분이 들것 같다.  

 

 

  

여성화가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전기인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꿋꿋히 그 삶을 걸어간 축제같은 인생이었을 기록의 책이다. 서간문이나 상념들을 엿봄으로써 당시 1900년대를 전후한 작가의 사유의 흔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때때로 작가들의 놀라우리만치 혁명적인 가치관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언제나 흥분되고 자극이 된다. 예술가라는 인생과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으로서의 삶, 화려함과 그 이면을 동시에 엿보게 되는 매우 흥미로운 책일 것 같다. 운명을 거부하고 세상의 잣대를 무너뜨리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화려한 세계 속으로 같이 걸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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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는 맨홀 2011-05-0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파 그림은 왜 비쌀까? 저도 궁금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