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가량 매일 밤을 피터래빗과 함께 보냈다. 읽어주는 것이 힘든 날은 오디오북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아이에게 생목(?)으로 읽어주는 그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좋은 경험인지를 알기에 주로 직접 읽어주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책이 바뀌었다.

 

어떤 계기였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아이가 다시금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소행성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문득 물었던 것 같다.

- 엄마 소행성 어린왕자가 사는 데지?

 

 

그래서 나는 냉큼 아이가 돌즈음 사두었으나 별로 읽지 않았던 보드북으로 된 <어린 왕자>를 찾아왔고 함께 읽었다. 아기들을 위한 책이라 내용이 매우 간략하게 재구성되어 있었다. 아이가 혼자 읽기에는 좋았지만 내가 읽어주기에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는 좋아했다. 그래서 아끼는 <어린 왕자 팝업북>을 내 놓았다. 아이가 읽기에는  

너무 내용이 길어 주로 팝업 그림 위주로 보아가며 만져가며 발췌독했다.

 

 이 되었다. 아이가 <어린 왕자>를 읽어달라고 했다. 보드북은 너무 짧고, 팝업북은 너무 무거웠다. 그래서 내가 읽으려고 사두었던 가장 일반적인 책을 꺼내왔다. 나지막히 읽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다 읽을 생각 따위는 없었다. 내 목은 소중하니까.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 어린왕자가 양을 그려달라고 하는 부분에서 아이는 눈이 동그라졌다. 읽으면서도 이러다 안자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오늘 내가 아이를 재우는데 성공한 페이지는 27쪽이다. 내일은 28쪽부터 읽어줄 참이다. 여름 밤 아들은 <어린 왕자>를 읽으며 보낼 예정이다. 색칠공부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색칠로 하는 고전 읽기1>이란 책도 몹시 땡긴다. 더불어 다음 잠자리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생각 중인데 마침 색칠공부도 있어 더욱 땡긴다는^^ 참고로 <어린 왕자>,<이상한나라의 앨리스>도 영미문학관에서 들을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한 삼일 정도 어린왕자로 잠이 들었지만 오늘은 <우주>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잠자리 책으로는 지식과학책보다는 이야기책을 읽어주고 싶어 오늘은 내가 <어린 왕자>쪽으로 유도했다. 잠을 자면서까지 무엇을 알기 보다는 잠자리에서만큼은 상상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인데 그게 옳다고 생각하여 앞으로도 잠자리에서는 이야기책으로 읽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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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불황은 어제 오늘의 뉴스가 아니다. 전혀 New하지 않다는 말이다. 아마 10년 전에도 그랬을 것이다. 오늘도 전혀 새롭지 않은 출판계 불황 기사를 몇 개 읽었다. 데이타는 같다. 

 

책을 한 권도 못 낸 출판사가 446군데

신간 도서 종수 13.2% 감소

놀랍게도 유아동 도서도 20%감소

인문서적의 압도적 감소, 소설은 거의 비슷(0.5% 감소)

가구당 서적 구입비는 상승

 

라는 데이타. 그런데 기사의 뉘앙스는 다르다. 이데일리를 비롯하여 많은 곳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심지어 가구당 서적 구입비가 5000원 늘었는데 이마저도 추세로 볼 땐 감소추세라는데 굳이 상승한 것을 감소로 몰아가는 뉘앙스는 개인적으로는 끼워맞추려는 의도로 보였다. 해럴드경제는 말미에 앞으로의 호전을 예상하여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대형 출판사들 위주로 신간이 나온다는 것을 체감하는 중이라 책을 한 권도 못 낸 출판사가 저렇게 많다는 것이 씁쓸했고(더불어 우리나라의 출판사가 저렇게 많았구나 하는 것에 놀라면서), 이슈화되는 자기계발서의 신간이 마구 쏟아지는데도 신간 도서가 줄었다는 것은 그 외의 도서들은 얼마나 더 줄었을까 염려도 되었다. 엄마들이 드디어 책값을 아끼는구나 싶어 속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책값은 왜 이리 늘어나나 고민했지만 우리집도 역시 유아동도서 구입비는 많이 줄었으니 동의했다. 유아동 도서 구입비도 주는 판국에 인문서적은 말해 뭐할까 싶었는데 소설의 힘을 느낄 수 있어 그 부분은 좋았다. 대체로는 부정적인 데이타이지만 마지막 데이타인 가구당 서적 구입비가 작년에 비해 5000원이 넘게 상승하여 현재 25000원이 넘는다는데 내 주변에 책 안사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데도 월 25000원이면 아주 비관적이지는 않구나 싶은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신간 출간율이 많이 줄었지만 도서 구입비는 늘었다는 점은 마냥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기사들이 우리나라 사람들 책 안읽어서 큰일이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너무 선입견을 갖고 기사를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간은 줄었는데 도서 구입비가 늘었다면 아무래도 맘에 드는 신간 살 때 구간 몇 권 꼭 더 사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 나말고도 많은 것으로 보이며, 그 문화가 썩 맘에 들지 않는다면 신간을 할인하고 구간을 정가제로 하면 되지 않겠는가? 일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지인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분이 그런 나라도 있다고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조사한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그 이야기를 들으며 유레카!를 외치듯 머릿속이 번쩍했다. 그럼 사람들이 신간 얼른 사서 읽고 구간은 필요에 의해 사니 나처럼 5만원 채우고 쿠폰 적용하려고 구간 꼼꼼히 살펴보는 일이 줄어들 것 같은데? 가령, <살인자의 기억법>을 반값에 사면서 김영하의 책이 궁금한 사람은 구간을 필요에 의해 정가로 사면 되지 않는가? 신간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모험이니까, 모험에 따르는 위험 부담을 좀 줄여주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만약, 내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반값할인된 가격에 구입하고(5,000원) 김영하의 수작인 <검은꽃>과 작가의 번역작인 <위대한 개츠비>를 정가(각 11,000원, 9500원)면 현재 알라딘가로 구입하는 비용 (9000+7800+4750)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작품을 부담없이 구매하고, 많은 독자로부터 인정받은 작품을 선별하여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 않을까 싶다. 또한 전자의 경우에는 5만원을 채워도 신간 위주로 채우려 할테고 후자는 구간 위주로 채우려할 것이라는 점도 다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학동네에서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을 출간 1년 간 반값에 판매하는 전략은 좋은 것 같다.

 

  

2013년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 5500원

2021년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11000원

 

 출판계의 불황 기사가 너무 천편 일률 적이고 10년 전 혹은 20년 전의 기사의 반복만 하는 것 같고 우리 나라 기사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기자의 참신한 제안이나 비평이 아니라 남의 기사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10여 년 전의 의식에 기대어 맨날 '우리나라 국민들 책 안읽는다'고 비난만 하면 뭐하겠는가 읽을 문화를 이리 저리 궁리해보아야지. 그건 국민이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국민 탓은 이제 그만~~~! 자기 탓을 하세요! 우리 집 아이가 책을 안 읽는 건  애가 모자란  탓이 아니라 우리 집의 문화 탓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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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넘어서부터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하더니 급기야 이 시간에 깨어 있다. 뭔가 마무리되지 않은 일이 있을 때 이러곤 하는데 아마 채 다 읽지 못한 세 권의 소설 때문인 것 같다.

 

몇 달 전 [여울물 소리]를 꺼내 읽다가 - 아마 또 다른 책에 꽂혀 - 잠시 덮어 두었다. 그 사이 엄마는 다 읽으셨고, 그러다 며칠 전 아들을 문화센터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곳에 있는 책으로 다시 읽게 되었다. 집에선 아직 [롤리타]와 [흰 개]도 덜 읽은 터라 그곳에서 읽는 경우가 더 많다. 집에 책을 두고 원......

 

[롤리타]를 읽는 마음은 좀 복잡하다. 도대체 내가 이 책에 호감을 느끼는 것인지 비호감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해 언급이라도 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라야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읽고 있다. 꽤 두껍고, 내 경우엔 진도가 팍팍 나가지는 않는다.

 

[흰개]는 처음의 극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뭔가 어려운 현실의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나오면서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도 로맹가리의 매력은 부인할 수가 없다. 좋아하는 작가가 한 사람 또 늘었다.

 

소설을 동시에 세 권 읽는 경우는 드문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진도가 셋 다 안나간다. 피해야 할 상황이다. 어찌됐건 읽어 보자. 무엇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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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살인자의 기억법」p98

전철을 오가며 두시간이 채 안되어 다 읽은책. 두번 읽고싶어진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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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7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담아갑니다~

그렇게혜윰 2013-07-27 15:33   좋아요 0 | URL
너무 시끌벅적한 책은 시간두고 읽는편인데 이 책은 제목 듣자마자 작가님이 돌아오신 느낌이 들었어요. 최근 몇 작품은 멀리 가셔서ㅎㅎ
 

친구와 만나기로 한 게 지난주 월요일이다. 만남의 장소는 알라딘 강남점이고. 책 좀 안 읽는 친구에게 부담없이 책을 고르고 살 수 있는 곳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친구 집과의 중간 지점인 강남점이 딱이다 싶었는데 아들이 수족구와 두드러기로 지난 주 내내 고생해서 일주일을 미룬 월요일, 그러니까 어제 친구와 만나기도 다시 약속을 잡았었다.

 

그. 런. 데.

폭우다.

 

 망설이는 친구에게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닌데 약속한 때에 만나야 만나진다는 말로 약속을 강행했다. 그런데 보통 밤에만 쏴쏴 쏟아지던 것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도 한참을 쏟아진다.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데 마을버스도 오지 않고 비는 점점 거세진다. 여차저차 애써서 전철을 탔는데 그 안에서 본 인터넷 뉴스에 강남역 침수라는 키워드가 보였다. 아, 강남역이 침수라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 우리가 뭘 또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라고 이 폭우를 뚫고 만나냐 ㅎㅎ

(기사 검색 후에는 얼굴이 살짝 굳어지며...)

- 신논현역으로 와 강남역 침수라네.

- 용산역에서 만날까 그럼?

- 그냥 다음에 보자.

 

혼자 여러 건을 보내고 불안해서 전화까지 했더니 친구가 원래 약속장소로 나온다고 하길래 걱정을 안고 신논현역에서 내렸는데 출구로 나가다보니 사람들이 우산을 다들 돌돌 말고 오는 게 아닌가,

 

비. 가. 그. 쳤. 다.

 

역시, 약속한 때에 만나야 만나진다. 미리 걱정하고 약속을 취소했으면 어쩔 뻔 했겠어? 강남도 소통 원활이었다. 뉴스는 늘 이런 것엔 열 발 느리고 여친구에게 강남점에서 책도 골라주고 나도 책을 샀다. 이 달에 온오프에서 책을 다 구매했더니 추가 적립금도 준다고 한다. 아이책이건 본인 책이건 잘 고르지 못하겠다는 친구에게 친구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물론, 책은 함부로 권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취향이 다르니까.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이 책 재밌다고 쉽게 권하질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주변 사람들이 그닥 좋아하는 경우를 못 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친구는 나랑 취향이 얼추 맞았나보다. 그게 나도 고맙고 반갑다.

 

고향친구, 그닥 멀리 사는 것도 아닌데 일년에 한 두번 작정하고 만나야 만나진다. 그러하기에 약속을 잡는 게 일단 중요하고, 잡은 약속은 지키는 것이 좋다. 헤어지는 길에 친구가 말한다.

 

- 만날려고 하니 쉽게 만나진다야. 자주 만나자.

- 그렇지? 그런데도 잘 안만나지는 게 사실.

 

 집에 오는 길에 강남점에서 산 책을 읽으면서 오는 역시 구효서 작가님 짱!이셔! 이로서 현재 구효서 작가님 책 <라디오 라디오>와 <랩소디 인 베를린>  두 책을 두 권 함께 읽고 있다만, 배경도 인물도 내용도 전혀 달라서 전혀 헷갈리지 않는다. 보통 같은 작가의 책은 동시에 읽지 않는데 독서는 내게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계획대로 읽은 적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는 듯 하다. 친구에게는 <두근두근 내 인생>을 추천해주었다. 좋아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위해선 둘 다 두 권씩을 샀는데 집에 오니 다행히도 그 중 한 권은 무척 좋아한다. 아이 책을 고를 때에는 현재 아이가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관심 사항에 대한 책을 사면 그 책은 아이에게 책이자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아들은 기차와 전철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선택한 책은 <지하철을 타요>이다. 제목을 보고, 그림을 보고, 내용을 보고 맘에 들어 보니 엄혜숙 평론가의 번역이다. 믿을 만 하다는 거지!^^

 

내 맘에 들어 고른 어린이 요가책 <안녕, 나마스테>는 시간을 두고 아이와 함께 몸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 아쉽게 폐강한 키즈 요가의 아쉬움을 이 책으로 달래 보련다. 책이 정말 사랑스럽다. 요가 동작을 정말 사랑스럽게 그렸다. 따라하고 싶어진다. 헤~ 사자자세!

 

 

친구 아이도 어제 엄마가 사간 두 책을 좋아하면 좋겠다. 그럼 다음에 또 우리 서점에서 만나! 폭우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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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07-24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만 먹어도 살쪄요님~ 안녕하세요, 단발머리예요.

올려주신 글 너무 좋아요. ㅋㅎ
저도 저저번주에 비가 억수로 많이 와서 멀리 사는 친구(수지^^)와의 약속을 미루려했는데,
그 친구도 그러더라구요.

그냥 만나자.

저희도 만나니까, 비가 안 오더라구요.
역시 만나야 만나집니다.

<안녕, 나마스테>에 눈길이 가네요. 오늘도 즐건 하루 되세여~

그렇게혜윰 2013-07-25 10:39   좋아요 0 | URL
우와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멀리 살지도 않는데 왜이렇게 만나지질 않는지 막상 만나보면 쉬운데 말이죠...비님이 저희를 시험하셨나봐요ㅋㅋ
나이들수록 좋은사람 만나는건 미룰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은 쉽게 오지 않더라구요.

안녕 나마스테는 책이 정말 사랑스럽네요 어린 아이가 있다면, 참 어울리는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