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개봉을 열여덟 달이나 미룬 끝에 드디어 나왔는데 기다린 보람을 느끼며 극장을 나왔다.

감상평을 한마디로 하자면 '끝내준다. 다니엘이 훌륭히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났다'다.

다만 제가 007씨리즈와 다니엘의 팬이라는 건 밝혀둔다.

요거 안 적었다가는 '너 땜에 기대하고 봤는데 난 하나도 재미없었다'는 항의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


얼마 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한 영국의 주윤발, 다니엘.

그 동안 중장년 영국남배우의 가장 큰 영광이자 무거운 짐이라는 007 역할 열다섯 해 맡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소.

건강하시고 다른 영화로 앞으로도 자주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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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힘내십시오.


(그렇다고 제가 TK 사시는 분들의 정치관에 동의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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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전염율은 높되 치살율이 낮은 병이라는데

왜 중국에선 사스보다 사망자가 사스 때보다 많이 나왔을까?


중국 정부의 한심한 대책 때문에 사스보다도 독성 약한 병에 애꿎은 중국 서민들만 죽어나간 걸까?


답 아시는 분들은 답글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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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치지 않아

'달콤 살벌한 연인'과 '2층의 악당'의 손재곤 감독이 오랜만에 돌아온다.

안재홍,강소라,박영규. 배우진도 기대해 볼 만 하다.

망한 동물원에서 사람이 동물 탈 쓰고 연기하는 내용이라는데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었던 강태식 작가의 '굿바이 동물원'을 영화화한 줄 알았다.

그 소설에도 사람이 동물원에서 탈 쓰고 아르바이트하는 이야기가 나오거든.

알고 보니 '해치지 않아'라는 웹툰이 원작이라고.

그러고 보니 최동훈 감독 '암살' 나왔을 때도

어느 소설가가 제 작품 발상을 무단도용했다고 소송 걸었지.

그 때는 '일제에 맞서 무장투쟁하는 여성이 나오는 것'만 가지고는

무단도용이라 보기 어렵다는 원고패소 판결 났었지.

흠, 표절과 우연의 일치 경계는 어디일까?


2. 남산의 부장들

90년대 초반에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정치비사실록이 원작.

내가 중학생이었을 땐데 그 때 아저씨들이 흥미진진하게 읽으시고 이야기거리로 삼으시던 걸 기억한다.

난 나중에 2013년 쯤에야 헌책방서 구해 읽었다.

민주화열망을 바라는 시민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준 87년 6월항쟁 뒤 집권해서 박정희,전두환 때만큼 노골적으로 언론탄압을 할 수 없었지만 강기훈유서대필사건 같은 걸 꾸밀 만큼 군사독재의 여력이 아직 남았던 노태우 정부 때였으니  동아일보로서는 꽤 과감한 시도를 한 셈이다. 조선,중앙,문화,매경,한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구신문이 된 2020년 현재의 동아일보라면 하지 않았을 기획인데 그때까지만 해도 동아일보 쓸만 했었다. 동아의 이 연재가 큰 인기를 얻자 부랴부랴 중앙은 '청와대비서실', 한국일보는 '실록 청와대'라는 기획을 긴급히 마련했고 덕분에 시민들은 그동안 베일에 가렸던 현대사의 숨은 곳을 알게 됐다.

나도 2013년과 14년에 이 책들을 하나하나 찾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또 하나 읽으며 느꼈던 게 이들 책에 소개된 이야기가 영화화된 게 꽤 많다는 거였다.

청와대비서실2권에 소개된 대통령 전담 이발사 얘기는 각색을 꽤 많이 거친 뒤 송강호 주연 '효자동 이발사'가 됐고 남산의부장들2권 끝무렵과 실록청와대1권궁정동총소리에서 다룬 박정희 살해는 임상수 감독 한석규.백윤식 주연 '그때 그 사람들'로 영화화됐다. 두 주 뒤 설을 노리고 개봉하는 우민호 감독 이병헌 주연 '남산의 부장들'도 이 얘기를 다시 다룬다. 책남산의부장들에서 다룬 선거판의 여우 엄창록 얘기도 곧 설경구,이선균 주연 '킹메이커'로 개봉된다 한다.

곧 개봉하는 영화 '남산의부장들'은 원작의 일부만 다룬 거고 앞으로도 원작의 다른 얘기를 영화화할 시도는 이어지리라 본다.

영화 얘기로 돌아오면 우선 기대가 크다.

우민호 감독의 다섯째 장편영화인데 전작들 가운데 가장 크게 흥행했던 <내부자들>을 함께했던 이병헌과 다시 만난 데다 이희준,곽도원,이성민 등 다른 배우들도 다 연기력 뛰어나고 주제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3) 어제 라디오 문화공감 들으며 나온 영화들

화요일마다 문화공감은 영화 얘기를 나누는데 고정손님으로 허남웅 영화평론가와 씨네21 김현수 기자가 나온다. 둘이 올해 기대작 셋씩 꼽았다.

허남웅은 단편 '몸값'으로 기대주가 된 이충현 감독 <콜>과 <탑건:매버릭>과 <승리호>를 꼽았다. <콜>은 박신헤,전종서 여성 투탑이 이야기를 이끌고 <매버릭>은 35년만에 속편으로 돌아오는 블락바쓰터고 <승리호>는 한국형 sf로 기대를 모은다고.

김현수는 다니엘 크레이그 007 은퇴작 <노 타임 투 다이>, 류승완 <탈출: 모가디슈>, 윤제균 <영웅>을 꼽았다. <베를린>에서 남북 스파이들 첩보전을 그렸던 류승완은 <탈출>에서 내전에 빠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남북 대사관 직원들이 협력해서 탈출한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긴다.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을 그린 뮤지칼을 <색즉시공>,<해운대>,<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영화화한다고.

<콜>,<승리호>,<탈출:모가디슈>,<노 타임 투 다이> 네 작품은 일단 관심권 안에 두고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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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20-01-08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충현 감독 단편 ‘몸값‘ 못 보신 분들은

www.youtube.com/watch?v=ke5Ed_s3mBM
 

지난해 늦가을 내가 사는 동두천에 '미래의 봉준호를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동두천시 후원으로 시민들이 10주 과정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영화 배우고 단편영화를 찍는다고 했다. 되도록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도 밝혔다.

단서를 하나 붙여서 지원했다. 난 나이가 많으니 짤려도 원망 않겠노라고.

다행히 지원자 수가 시의 예상보다 적어선지 뽑혔다.


첫날 모임에 가 보니 나 말고도 40대가 세 명 더 있고 30대는 없으나 20대 대학생 두 명.

나머지 열몇명은 고딩인데 이상하게도 여학생은 보영여고, 남학생은 신흥고 애들만 왔다.

동두천에 다른 고등학교도 많은데 아마 홍보가 잘 안 돼서 현수막 위치랑 가까운 학교 애들만 이런 프로그램 하는지 깨달은 모양.


신청해 찾아온 시민들을 행정 담당 직원들 6명, 영화계 사람들 5명이 맡는다.

영화계 사람들 가운데 대장이 정초신 감독이고 나머지 넷은 2030 영화인들이다.

가만 엄밀히 생각하면 행정 담당 가운데 한 분은 영화계 일도 꽤 맡으셨던 분이고

이 분이 영화일 한창 하실 때 함께 영화작업했던 정초신 감독에게 부탁해서 일이 성사됐으니까

행정 5명, 영화계 6명이라고 해도 되겠다.


신청자들을 네다섯명씩 한 팀으로 모두 네 팀을 만들고

팀마다 담임 역할 맡는 2030 영화계 분들이 배정됐다.

우리 팀은 70년생 아주머니 한 분, 나, 동양대 동두천캠 연영과 학생 둘 모두 넷으로 짜였다.

나만 빼고 모두 여성들. 우리팀 아주머니는 지난해 영화교실 첫 수업 때는 적어도 만으로는 40대셨는데 그새 해가 바뀌어 이제 꼼짝없이 만으로도 50대가 돼 버리셨다. 동양대는 조국 사태로 시끄러운 그 경북 영주 동양대의 제2캠이다.

우리팀 담임은 <홀로그램 유니버스>라는 음악다큐멘타리를 만든 김지혜 감독.


첫 두 강의인가는 정초신 감독께 이론 수업만 들었다.

그 다음 몇 강의는 정감독 수업 좀 듣고 팀끼리 모여 팀마다 만들 영화 줄거리 얘기하고

배우는 누가 할 거며 촬영 및 편집은 누가 할 건지 어디서 찍을 건지를 결정했다. 그 다음 몇 강의는 수업 없이 모이자마자 현장으로 가서 찍거나 아예 현장에서 모여 찍었다.


우리팀은 2강 때랑 3강 때는 대학생들이 학교시험 및 행사 땜에 못 나왔는데 이 때 영화줄거리를 결정해야 했기에 아주머니랑 나 둘이서만 이야기를 냈다. 주최측인 시에선 되도록 동두천 특색을 반영한 이야기를 주문했다. 난 머리속으로 ㄱ)윤금이 사건, ㄴ)기지촌 애환 얘기, ㄷ)군대 의문사 얘기를 떠올렸다. ㄱ)은 92.10.28. 케네쓰 마클이란 미군이 동두천 캠프 케이씨 주변 유흥가에서 일하던 윤금이를 잔인하게 죽인 사건이다. 요즘에는 사건에 피해자 말고 가해자 이름 붙이자는 운동이 벌어지니까 윤금이 사건보다 케네쓰 마클 사건으로 부르는 게 낫겠다. 나영이 사건도 같은 까닭으로 조두순 사건 됐으니까. 그 때 중3이었던 나도 오늘날까지 기억할 만큼 92년 그 때 큰 뉴스가 됐었다. 2016년인가 17년에 김진아 감독이 <동두천>으로 영화화 아니 엄격히 말하자면 VR화하셨다. 난 VR이 영화랑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고 신문에 난 '김진아 감독이 케네쓰 마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 <동두천>으로 테살로니키영화제 최우수 VR상 수상'했다는 기사 읽을 때까진 김진아 감독이 누군지도 몰랐고 2020년1월인 아직까지도 <동두천>을 못 봤다. 어쩌면 VR이니 못 경험했다라고 써야 정확하겠다. ㄴ)은 내가 한창 대학생 문청일 때 읽은 박완서,조정래,복거일,조해일의 기지촌 관련 소설 및 2019년 여름에 읽은 70년대 파주 기지촌 아이였던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 책 <인생극장>을 참조해서 이야기를 꾸며 볼 생각이었고 ㄷ)은 신문과 주간지에서 읽은 의문사 사건을 다뤄 볼 생각이었다. 세 얘기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른 케네쓰 마클 사건 얘기를 꺼내니 정감독님은 단편영화로 다루기엔 너무 어렵고 벅차다고 하시며 다른 얘기 찾을 걸 권하셨다. 케네쓰 마클 사건 제안이 딱지맞자 나는 ㄴ)도 ㄷ)은 아예 제안 포기했다. ㄴ)과 ㄷ)도 우리예산으로 하기엔 너무 벅찬 얘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우리팀 아주머니는 동두천에 근무하는 주한미군아들을 보러 온 미국 부모 얘기를 꺼냈는데 이건 캐쓰팅하기 어려워서 딱지맞았다. 우리 제한조건은 둘이었다. 하나, 동두천 지역색을 살릴 것. 둘, 단편영화므로 너무 길고 복잡하고 등장인물 많고 돈많이 드는 건 피하라는 것. 아주머니랑 나랑 한참 고민 끝에 나온 얘기는 사실 동두천지역색은 거의 없는 얘기가 됐는데 이 얘기 줄거리 나올 때쯤엔 아주머니,나,김지혜담임 모두 지쳐 누가 지역색 반영한 다른 얘기 찾자고 했으면 아마 왕따 됐을 분위기였다.^^


우리팀 얘기는 내가 실제 몇 달전 경험한 일에서 비롯했다. 길 가다 상자 안에 버려진 갓난 새끼고양이 네마리를 봤는데 워낙 작아 상자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 얘들을 내가 거둬들일 형편은 안 돼서 시청에 알아보니 '개는 구조되는데 고양이는 안 되고 그나마 구조된 개들도 보호소에서 두 주 쯤 지내다 99%는 안락사되는 게 현실이'란다. 차라리 그냥 짖궂은 초딩들 눈에 안 띄는 데 놔두면 운 좋으면 길냥이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도 했다. 그래서 시청 동물보호과였나 하여튼 담당 과 직원 말대로 했는데 얘네들 살았을지 지금도 생각함 맘이 무겁다.


우리 영화 줄거리 첨엔 이랬다. 우리 주인공 여고생이 길 걷다 누가 상자에 버린 갓난새끼고양이 하나를 본다. 그냥 두면 죽을 게 뻔하다. 부모님께 전화 걸어 허락을 물어보지만 부모님은 고양이 싫다며 반대. 벗들에게 부탁해보지만 벗들도 부모님 반대로 실패. 책읽기 좋아하는 쥔공이 친한 도서관 사서 언니에게 혹시 맡아줄 수 있나 알아보지만 여기도 실패. 관청에 문의하니 관청도 그냥 짖궂은 초딩들이 장난으로 해칠지 모르니 초딩 눈 안 띄는 곳에 두라고 한다. 여고생은 빈집 하나에 고양이를 놔두고 온다. 다음날 찾아가보지만 고양이는 없고 쥔공은 쓸쓸해한다.


그러다 가뜩이나 세상 우울한데 해피엔딩으로 가기로 하고 이렇게 끝을 바꿨다.

다음날 빈집에 냥이 줄 우유 들고 찾아가보니 50대 여성 혼혈인이 고양이를 쓰다듬는다.

쥔공은 누구시냐고 물으니 중년혼혈여성이 옛날에 내가 살던 집인데 오랜만에 찾아와봤더니 고양이가 집 지키고 있어 귀여워한다고 답하고 쥔공이 기회다 싶어 혹시 형편 되시면 고양이 키우시겠냐 묻고 여성이 그러겠다고 해서 해피엔딩. 이 마무리는 동두천지역색도 살리고 해피엔딩이라는 장점과 느닷없이 몇십년 떠나 살던 혼혈여성이 하필이면 고양이가 빈집에 온 다음날 옛집을 찾는 게 개연성 너무 떨어지는 데우스엑스마키나라는 단점이 함께했는데 결국 이 엔딩은 혼혈배우 캐쓰팅 문제로 포기했다.


셋째 엔딩은 쥔공이 다음날 찾아가니 여성노숙인이 냥이를 쓰다듬고 아주머니 누구시냐는 쥔공 물음에 노숙인이 난 노숙자지만 이 고양이 맘에 들어 보살피고 싶다고 말하고 쥔공과 노숙인 둘이 일종의 고양이 보살피기 동맹을 맺는 것으로 끝내기로 했는데 이것도 이런저런 까닭으로 포기했다.


내가 원안.각본.감독, 대학생 한 명이 주연배우, 다른 대학생이 촬영, 아주머니는 이런저런 보조, 김지혜담임은 초보들이 사고칠 때마다 구원의 손길을 맡아 갖가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이틀 전에 촬영 끝낸 영화에선 여러 사정으로 줄거리가 또 바뀌는데 마지막 줄거리는 아직은 비밀. 김지혜담임의 구원의 손길이란 각색,각본,촬영,감독까지 초보들이 실수할 때마다 다 나서는 걸 말한다. 고마워요, 김담임님.^^ 나도 자그만 역까지 하나 맡아 연기까지 했는데 자꾸 대사가 머리속에서 사라져 ng도 많이 냈다. 우리팀 주연이 다행히 잘 해 줘서 고마웠다. 알고보니 우리 주연 고교 때부터 연기에 꿈을 품고 학교연극무대에 많이 서 봤다더라. 우리 주연 부탁으로 주연 고딩 때 벗 한 분과 동양대 연영과 벗 한 분도 조연으로 참여해주셨다.


한 번 만들어 보니 아무리 못만든 영화라도 함부로 악평할 생각이 싹 가실 만큼 힘들고 정신없고 복잡했다. 이 일로 난 영화인들에게 큰 존경심을 품게 됐다.

11일 뒤인 2020.1.17. 금요일 동두천시민회관에서 우리팀 작품 포함 모두 네 편 단편영화 상영하기로 했는데 사람들 반응이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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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1-0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심술님. 그 단편영화를 볼 다른 방법은 없나요? 이를테면 유튭이나 네이버 통해서 말이지요.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도 보고싶어요!

심술 2020-01-07 14:57   좋아요 0 | URL
아직 편집 안 끝났어요.
유튭이나 네이버에 오르게 될지는 저도 아직 몰라요. -_-;;
올라가게 되면 락방님께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