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시대 - 헐리우드 키드의 20세기 영화 그리고 문학과 역사
안정효 지음 / 들녘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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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서 빌린 또 다른 선생의 책.

선생이 평생 봐 온 영화들을 주제에 맞게 골라 묶었다.

근데 안타깝게도 별로 끌리지가 않네.

내가 읽은 선생 책 가운데선 가장 나랑 안 맞는 편.

소개된 작품 가운데 막상 내가 본 영화 수가 적어서일지도.

80년대 뒤 영화도 몇몇 소개하지만 주로 선생이 어리거나 젊을 때나 장년 때

봤던 30~70년대 영화 얘기가 많다.

그래도 '아더왕 전설'을 다룬 영화들에서 한동안 잊었던 Sword of the Valiant 얘기는 재미났다.

선생 소개에 따르면 85년에 울나라 tv에서 방영했다고 쓰셨는데 내 기억엔 86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아마 선생 기억이 맞으리라. 자세한 내용은 잊었지만 숀 코너리가 녹색기사로 나왔던 것만은 생생히 기억난다. 인터넷 찾아보니 작품성이 좋은 영화는 아닌 거 같지만 기회 있음 다시 보고 싶다. 어릴 때 tv로 보며 되게 재밌었던 기억이 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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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나의 인문 기행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반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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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서경식 선생이 쓴 이탈리아 문화 기행.

서경식 선생이 맘잡고 정색하고 쓴 글 읽으셨다 어려워서 이 책도 피하시려는 분들 그런 염려 놓으셔도 된다.

이 책은 힘 빼고 이야기하듯이 쓰신 글이라 퍽 쉽게 잘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어느 만큼 깊이도 있고 몰랐던 사실을 깨우쳐준다.

게다가 책이 두꺼워 보이지만 글은 홀수쪽에만 있고 짝수쪽은 그림이나 자료사진이 있거나 아예 비었거나 해서* 실재로는 절반 두께로 보면 된다.

다만 밀도 있고 빡빡한 서경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실망스럴 수도 있겠다.

 

99쪽에 칠레반혁명 얘기가 나오는데 1945년이라고 적은 연도가 잘못됐다. 칠레반혁명이란 피노셰의 쿠데타를 말하는데 피노셰의 쿠데타가 1973년이었으니 말이다. 피노셰도 피노체트라고 적혀 있고 흔히 그렇게 더 알려졌지만 어디선가 피노셰가 맞다고 한 걸 읽었다. 그 어디선가는 현암사에서 나온 안정효의 영어 길들이기 세 권 가운데 하난데 어느 것인지까진 기억 못 한다.

 

117쪽에서 119쪽에 걸쳐 나오는 중세 페라라의 지배자 에스테 집안 사람들 얘기는 망언할매 책에서 읽었던 것이라 익숙했다. 니콜로3세의 둘째 아내 말라테스타 집안 파리시나가 니콜로3세의 사생아 우고랑 사랑에 빠진 게 남편/아버지 귀에 들어가자 이 남편/아버지가 아내와 아들을 죽여버린 얘기는 아마 <사랑의 풍경>에서 읽은 거 같고 이 무서운 할아버지의 손자 알폰소1세는 친동생 페란테랑 이복동생 줄리오가 제 지위를 노리자 둘을 감옥에 가둬 친동생 페란테는 34년 뒤 옥사했고 줄리오는 53년을 갖혀 보내고 알폰소1세가 죽은 뒤 81세가 돼서야 석방된 얘기는 <르네상스의 여인들>에도 나오고 뭔지 기억 안 나는 다른 책에도 한두번 더 나왔던 거 같다. 그나저나 일본군성노예 헛소리만 없었어도 나한테 망언할매 소리는 안 들을 텐데.

 

27쪽과 29쪽에 나오는 여행자들에게 사기치려는 이탈리아 사람들 얘기와 31쪽에선 식당에서 잘 먹고 방에 돌아와 영수증 확인하니 마시지 않은 샴페인값을 매겼더란 얘기와 199쪽에서 이탈리아 대중교통의 어이없음을 얘기하는 건 다른 이탈리아 기행문, 예를 들면 김영하의 시칠리아 기행문이라든지 망언할매의 여러 수필이라든지,에서도 많이 나온 얘기다. 이탈리아에 바가지 상술이 활개치고 대중교통이 엉망이긴 하나보다. 문득 우리는 얼마나 나을까 생각해 봤다.

 

카라바조,미켈란젤로,모딜리아니,수틴,시로니,프리모 레비,그람시,긴츠부르크,마리니,오기와라,사에키 같은 예술가들을 첨 만나거나 더 알게 돼서 즐거웠다.

 

*엄밀히 말하면 아예 빈 건 아니고 건물 7개가 그려져 있는데 일종의 독자에게 던지는 책만든 이의 퀴즈다. 책은 모두 7장인데 장마다 건물 그림 7개를 보여준다. 1장은 16쪽에 2장은 72쪽과 88쪽에 3장은 136쪽,138쪽,140쪽에. 그리고 장의 가장 마지막 그림 보여준 다음 쪽에 같은 그림이 나오는데 이번엔 무슨 건물인지 답이 적혀 있다. 1장 답은 18쪽에 2장 답은 90쪽에 3장 답은 142쪽에 이렇다. 이게 일본판에도 있는건지 한국판으로 옮기며 덧붙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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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2-24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7쪽 탄게레tangere는 탄제레로 173쪽 발세치Valsecchi는 발세키로 읽어야 맞는 걸로 안다.
 
굿모닝 버마 - 금지된 자유의 땅 버마로 간 NGO 부부의 버마 견문록 카툰 클래식 12
기 들릴 지음, 소민영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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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캐나다 퀘벡 주 출신 만화가 기 들릴이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아내와 갓난아들과 버마(미얀마) 가서 한 해를 보낸 이야기. 2006년에서 2007년까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나와 들릴은 먼저 작품인 <평양>에서 만난 바 있다.

그러고보니 <평양>과 어느 알라디너와 얽힌 기억이 난다.

<평양>독후감을 여기에 올리고서도 한참 뒤 어느 알라디너께서 <평양>책 파실 생각 있으시냐고 물어왔는데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거라고 알려드렸었다. 그러다 두 달쯤 뒤인가 알라딘 중고서점 신림점에 <평양>원서가, 아니 원서는 아니구나. 들릴은 프랑스말이 모국어인 프랑스계 캐나다 사람이니까,<평양>영어판이 하나 나온 걸 보고 그 알라디너분께 '<평양>영어책이 내 사는 곳 가까운 헌책방에 나왔는데 생각있으시면 제가 사서 부쳐드릴게요 다만 책값과 배송비는 부담하셔야 해요'라고 연락했고 그 분이 받아들여서 사 보냈더란다.

 

나는 버마 하면 생각나는 게 둘이다.

하나는 1983년 아우산 폭파사건인데 그 때 난 다음해 국민학교 입학을 앞둔 꼬맹이였고 아버지는 청와대경호원이었고 우리집은 종로구 청운동 청와대 직원 관사에 살았다. 정작 죽어야 할 전두환은 안 죽고 애꿎은 사람들만 죽어나갔는데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 불릴 5공 경제 성공 밑그림을 그렸다는 얘기를 듣는*1* 김재익 경제수석을 비롯해 우리 관사 어느 집도 가장이 그 때 죽어서 초상 치른 기억이 난다.

둘은 1993년인지 1994년인지 mbc장학퀴즈를 볼 때다. 문제 정답이 '미얀마(버마)'였는데 어느 학생이 '버마'라고 답했고 방송사는 그것도 정답으로 인정해 줬다. 쥐뿔도 없으면서 콧대만 높은 짜증나는 사람이었던 난 그걸 보면서 '미얀마라고 했어야지. 이름 바뀐 지가 언젠데.'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때도 그 뒤로도 한참 동안 난 쓸데없이 호전적이고 사나운 짜증나는 사람이고 아직도 어느 만큼은 그렇다. 대체 왜 그랬지? 남는 건 부끄러움과 뉘우침 뿐인데.

 

이 책을 읽으니 미얀마는 군사독재정권이 붙인 이름이란다. 앞으로는 나도 버마라고 불러야겠다.

갓난 아들 루이쓰 키우는 얘기, 버마 사람들이랑 어울려 사는 얘기, 버마 군부 풍자, 버마에서 병나 앓은 얘기, 아웅산 수치 얘기, 버마 불교 얘기, 버마에 사는 외국인들 얘기 등등이 어우러져 만화로 읽는 기행문의 풍성한 재미를 준다.

 

이 책을 쓰고 그린 2006~7년까지 아웅산 수치는 크게 존경받았다는 걸 실감했다.

그러고 보니 뤽 베쏭 감독도 양자경 주연으로 아웅산 수치를 다룬 <더 레이디>란 전기영화를 만들었지. 휘유, 그러나 2018년2월 현재 아웅산 수치는 노벨평화상을 잘못 준 사례로 헨리 키씬저와 쌍두마차를 이룬다.

 

찾아보니 <굿모닝 예루살렘>이라는 책까지 우리말로 나온 책은 셋이고

영어로는 애 키우는 이야기 3부작이랑 중국 기행만화인 Shenzhen에

Aline이라는 작품, Aline과 짝을 이루는 작품으로 보이는 Albert,

가장 새로 지난해에 나온 Hostage라는 만화들도 나와 있다. 이만하면 다작인 건가?

 

*1*물론 반론도 있다. 그냥 5공 때 운 좋아 저유가,저달러,저금리의 3저호황을 누렸을 뿐 전두환과 그 밑에서 일한 사람들은 한 게 없다는 주장인데 전두환 5공 때 경제성공의 공을 누구누구에게 어느 만한 비율로 돌려야 할 지는 2018.2.23.의 나로서는 통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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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2-2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해문집의 카툰 클래식 씨리즈는 이 책으로 첨 만났는데 시간 되면 씨리즈 다른 책도 찾아봐야겠다. 첫 만남은 좋았다.
115쪽 오스트리아 클럽은 오스트레일리아 클럽을 잘못 쓴 거다.
177쪽 ‘말도 안 돼지.‘의 ‘돼‘는 ‘되‘여야 맞춤법에 맞는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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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kbs라디오 <홍소연 사랑의 책방>에서 한 주에 한 번 과학책 소개하는 이명현 덕분에 알게 됐다. 중앙일보,한국일보 같은 신문에 실렸던 칼럼을 모은 것이라 시사성 높고 짧아 <과학은 그 책을..>보다는 읽기 쉽다. 다만 글마다 실린 매체와 실린 날짜 표기해 줬음 더 나을 뻔 했다. 읽을 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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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2-24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근데 224쪽 마지막 한 명이 누굴까? 모두 열 명 이름이 나와야 하는데 아홉에서 멈췄다. 이관장님도 건망증이 나만큼 심하신 듯.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과학 고전 50
강양구 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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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개월 동안 어쩌다 보니 이런저런 길잡이책을 많이 읽었다.

범죄 소설 소개책인 <죽이는 책>,<탐정,범죄,미스터리의 간략한 역사>,<탐정 탐구 생활>,<블러디 머더>,<탐정 사전>,<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

SF 소개하는 책인 <SF의 힘>,<SF의 법칙>.

 

이번엔 과학책을 소개하는 책인데 몇 주 전 새벽에 라디오 듣다 소개받았다.

게으른 난 라디오도 주파수 고정해놓고 듣는데 내가 듣는 국방FM은 자정부터 새벽6시까지는 kbs라디오 프로그램을 그냥 빌려 쓴다. 주말 새벽1~2시에 나오는 프로그램이 '홍소연의 사랑의 책방'인데 천문학자 이명현이 나와 과학책 소개를 한다. 거기서 소개받아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 읽은 게 이 책이다.

 

50권을 소개하는데 내가 읽은 건 <사라진 스푼>,<다윈의 식탁>,<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오래된 연장통> 이렇게 네 권 뿐이다.

 

'홍소연 사랑의 책방'에서 이명현이 밝혔듯 유명하고 과학사적으로 뜻깊은 책이지만 덜 유명한 다른 책을 읽으면 핵심 주장을 더 쉽게 알 수 있는 책들은 빼려고 했고 읽는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 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완벽하진 못해서 몇몇 책은 소개하며 '이 책은 일반독자에겐 어렵다'고 밝혀 둔다. 다만 친절하게도 이런 어려운 책들을 그나마 쉽게 읽는 힌트를 주고 있다.

 

어떤 책은 선정위원들 사이에서 이 책을뽑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는 소개도 한다.

 

타산지석 삼으라는 뜻으로 넣은 것도 있다. 제임스 왓슨의 <이중나선>이 그러한데 뛰어난 과학자였는지는 몰라도 인격이 아주 비열했던 왓슨의 악행을 늘어놓는 이 책 소개글을 읽으면 이 책은 이제 그만 읽혔으면 좋겠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글쓴이의 마음이 간절히 느껴진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2010년대의 한국일반독자가 읽기엔 지루하므로 차라리 이러저러한 길로 가면 다윈 주장의 핵심을 더 쉽고 빨리 깨칠 수 있다고 알려주기도 한다.

 

소설가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잘 알려진 이휘소의 진짜 모습을 소개하기도 한다. 나는 김진명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휘소보다 진짜 이휘소가 더 맘에 든다.

 

읽고 나니 과학책도 좀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흐음, 어떻게 시간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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