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은 변덕 팥죽 끓듯 하는 내 성격과 쉬 흥분하고 흥분하면 제 판단을 못 내리는 내 대가리 탓이지만

반은 중고서점에 꼭 가서 사야 하게 만드는 알라딘 정책 때문이기도 하다.

 

나만큼 이 정책 미워하시고 싫어하시는 분들 계시리라.

 

촛불 뒤엔 청와대도 20만명 넘게 청원하면 반응을 보이는 요즘 세상.

 

우리도 알라딘을 들볶읍시다!

 

blog.aladin.co.kr/zigi 가 보면 '알라딘 서재지기에게' 게시판 있거든요.

거기서 저 홀로 지랄한 지 세 달 짼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가 올린 글에 답글 달아주시거나 개별적으로 다른 글 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모두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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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매장 지방 점포에 찾던 물건이 나오면 지방에 아는 사람 없는 나같은 수도권주민은 짜증난다.

물론 워낙 내 성격이 뭐같아 수도권에도 나랑 어울리려는 이들은 적다.

 

짜증은 감정적인 판단을 낳기 마련.

5일 앞서 2018.3.19. 월요일로 돌아가자.

청주점에 바라는 책이 나왔는데 중고서점엔 꼭 가서 사야 한다는 알라딘의 심술궂고 싸디쓰틱한 원칙 때문에 또 발목 잡혀버린 나.

순간 잠시 미쳤나보다.

 

편지에 바라는 책 제목과 돈을 넣어 '충북 청주 상당 성안로13 B1층 알라딘'으로 부쳤다.

우체국 가서 알게 된 건데 다섯자리 우편번호 적으면 요금도 싸다.

우체국 직원으로부터 '우편번호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뀌어서 틀리게 쓰시는 손님들 많은데 잘 적으셨다.'고 칭찬받고 '우편번호 적으셨으니 330원입니다.'고 해서 '우편번호 안 쓰면 돈 더 내야 되나요?' 물으니 그렇단다. 몰랐는데 월요일 그걸 알게 됐다.

문득 언제부터 우편번호 쓰면 돈 할인해주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월요일 이전 가장 최근에 우체국 써 본 건 2012년 12월 무렵이었는데 그 땐 없었던 거 같은데.

아님 있었어도 내가 몰랐거나.

참고로 청주점 우편번호는 28526이다.

 

사흘 뒤 목요일 낮이 됐는데 아무 소식 없고 내가 찾는 책들은 여전히 청주점에.

기분이 불안해진다. 알라딘에 전화한다. 1544-2514.

내 얘기를 들은 전화담당이 곧 알아보고 연락해주겠다고 했고 20분쯤 뒤 문자가 온다.

'청주점은 동두천에서 온 편지를 받지 못했다 하네요. 찾아보겠답니다.'

 

가출했던 내 이성이 되돌아온다.

'어쩌자고 생돈을 편지에 넣어 보냈을까? 기왕 보내는 거 등기로 보낼걸. 편지는 제대로 갔는데 청주점 직원이 쌔빈 걸까? 그렇더라도 멍청한 짓 벌인 게 나니 할 말 없네... 이 쪼다야, 편지로 전번만 알려줬다가 청주점에서 전화오면 그 때 용건 말하고 청주점으로 돈은 온라인으로 부치지 생돈 편지에 넣어 보내는 사람이 어딨어?'

기분은 가라앉고 온 세상이 '민나 도보로데쓰'다. 도로본가? 방금 검색해 보니 도로보가 맞다고.

 

목요일 낮부터 우울해졌고 어제 금요일도 우울했는데 조금 전 컴터 켜서 확인하니 '구매 만족도 평가해 주시면 적립금 드리겠다'는 이메일이 내 메일박쓰에 들어왔다! 갑자기 삶이 즐겁고 정직한 사람들은 아직 많다는 생각에 즐거워졌다. 바라는 책들도 다행히 그 때까지 다른 주인 못 만나 모두 나를 새 주인으로 맞이할 팔자. 이틀이나 사흘 뒤면 만나겠구나. 청주서 동두천까지 다치지 말고 길 잃지 말고 잘 오너라.

 

오늘의 교훈 1.편지에 생돈 넣지 말자. 2.동두천에서 월욜에 가장 싼 값으로 편지 보내면 청주엔 금요일 닿는다. 여유있게 기다리자. 3.판단은 짜증없을 때 내리자. 4.평정심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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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에선 정수복 선생이 2002년 빠리에서 사시며 쓰신 글 소개했는데

빠리 박물관 가 보면 일본,중국보다 우리나라 관련 연구는 아주 적다고 얘기하고

한국학 연구논문이 나오면 수준이 떨어지더라도 이런 평가가 붙는다고.

'이 연구는 약점이 많지만 한국학 연구 관심이 워낙 적은 가운데 저자가 이 연구를 해 준

것만큼은 높게 평가한다'.

홍소연 진행자도 이젠 16년이 지났고 한류인기도 많으니 좀 달라졌기를 바란다고 하던데

정말 달라졌기를 바란다.

그러고보니 서울신문 문소영 기자, 미술관련 글 쓰는 중앙일보 문소영 기자와는 동명이인,가 쓴 <못난 조선> 머릿말에도 중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가

덜 알려진 걸 안타까워하는 내용이 실린 게 기억나네.

 

어제 초대손님은 윤태영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었는데

<아는 게 재주라서 미안합니다>라는 저서를 놓고 얘기를 나눴다.

홍소연이 '다른 책, 아마 윤태영의 다른 책인 <대통령의 말하기>나 <오래된 생각>을 말하는 듯,으로 윤작가님을 모시려고 했는데 저희 방송이 몇 달 쉬게 되는 동안 윤작가님이 새 책 쓰시는 바람에 새 책 이야기를 중심으로 얘기를 나누려 합니다'고 말했다. 난 이 방송 들은 지 고작 두 달 쯤 됐기 때문에,게다가 평일에는 안 듣고 토일요일만 듣기에, 몰랐는데 hnine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한 동안 이 방송이 쉬었다가 최근 돌아온 게 확실해졌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정리한 일과 병 앓으며 여유가 생겼다는 말, 미술 전공하는 딸 이야기, 90년대 초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여보 나 좀 도와줘> 때부터 맺은 노대통령과 인연 이야기 등등이 나왔는데 윤작가는 소탈한 옆집 아저씨 분위기를 풍겼다.

아마 이런 게 이명박근혜 사람들이랑 노무현문재인 사람들 차이겠지.

아직 윤태영 작가 책은 하나도 읽어 본 일 없는데 언제 찾아봐야겠다.

<사랑의 책방> 때문에 요즘 가뜩이나 밀린 책 명단이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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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오늘 무려 131명이나 내 서재 오셨다고.

아마 서재 열고 이렇게 붐빈 건 처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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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1시반쯤 라디오 국방fm을 켜니 <홍소연 사랑의 책방>*에서 누군가 불러놓고 홍소연과 이야기를 나눈다.

홍소연 진행자 목소리도 좋지만 인터뷰이 목소리는 더 진하고 부드러운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다. 누군지 뭔 말 하는지 궁금해서 귀를 기울였다.


인터뷰이 "주위 눈치 보느라 하고 싶은 거 참고 눌러온 게 퍽 후회돼요. 글 쓸 때 이따금 이건 사람들이 뭐라 하겠다 싶은 대목이 있거든요. 그럼 눈치보고 딴 주제를 쓰거나 약하게 순화해서 쓰거나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게 참 후회돼요. 실은 쎈 주제일수록 숨어서 말 못 하고 속으로만 괴로워하던 사람들이 있거든요. 태도를 또렷이 밝히면 몇몇 사람은 적이 돼도 벗도 그만큼 늘죠. 입쎈과 뭉크 관계가 그랬어요. 둘이 만났을 때 입쎈은 이미 자리잡은 예술가였고 뭉크는 새내기 화가인데 마음 속 그리고 싶은 걸 사람들 눈이 무서워 못 그린 뭉크에게 입쎈이 큰 힘이 돼 주죠. 입쎈에 격려에 힘입어 망설이기만 하던 뭉크는 삶의 추함과 공포를 드러내는 그림을 그립니다. 물론 일부에게는 흉한 그림을 그린다고 비난받았지만 뭉크로서는 자기치유였죠. 삶의 괴로움과 추함을 다루는 그림도 필요해요. 공황장애 다룬 책 표지로 흔히 쓰이는 <비명>을 보면 나만 괴로운 건 아니다는 위로도 받거든요."


여기까지 듣고 내가 내린 탐정놀이 결론 두 가지.

1)인터뷰이는 그림과 문학을 포함 예술 전반에 조예가 깊다.

2)아무래도 정여울 같다.


내가 정여울이라고 생각한 건 며칠 전 어딘가에서-잡지인지 신문인지 온라인뉴스인지는 잊었지만-'사람들 눈치 보느라 쓰고 싶은 거 다 못 쓰고 자기검열 많이 한 걸 후회한다. 이제 다 털어내 볼 생각이다'고 말한 걸 읽었기 때문이다.


계속 들으니 홍소연이 인터뷰이 이름과 오늘 주제가 된 인터뷰이 책 이름을 말해서 내 추리 2)가 틀린 걸 알게 됐다. 문소영의 <명화독서>. 문소영이면 <못난 조선>,<조선의 못난 개항> 쓴 그 기잔가 했는데 지금 검색해 보니 동명이인이다.


그 뒤로도 디즈니 <인어공주>랑 달리 비극으로 끝나는 안데르쎈 <인어공주>와 안데르쎈이 왜 비극으로 끝내야 했는지 말한 대목과 입쎈의 <인형의 집>과 문소영이 <인형의 집>보다 더 좋아한다고 한 <유령>, 쎄르반떼쓰 <돈끼호떼> 얘기가 이어졌고 소개된 문학작품을 소재로 그린 화가들 얘기와 다시 그 그림이 문학에 영향을 주는 얘기가 이어졌다. 흠, 관심이 간다. 문소영 책을 찾아 읽어봐야겠다.


*국방fm은 0시부터 6시까지 새벽시간엔 kbs1라디오를 빌려 방송한다. 게을러터져서 채널 고정해 놓고 주로 새벽에 라디오를 듣는 나는 국방fm채널로 kbs1라디오 들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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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3-12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소영 기자의 글만 읽었지 목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목소리도 좋은가봐요.
홍소연 아나운서의 사랑의 책방은 저도 즐겨 듣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종방한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아직도 하고 있나요?

심술 2018-03-12 13:07   좋아요 0 | URL
제 귀에는 좋았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죠.

<사랑의 책방> 바로 어제 일요일 방송도 들었는 걸요.
어제 방송에선 김태형의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일부를 홍아나가 읽고
일요일마다 천문학자 이명현과 홍아나가 이야기 나누는 과학책 소개에선 안상현의 <우주의 측량> 다뤘어요.
<우주의 측량> 발행일이 지난해 12.29.이고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는 올해 1.8.이니까 최근에 녹음한 게 맞죠.
아마 종방했다가 아쉬워하는 애청자들 요청에 따라 되살아난 걸로 보입니다.
 

<천하장사 마돈나>라는 동성애자 10대 소년이 씨름하는 영화를 만들었지만

정작 감독이 게이인 줄은 몰랐다.

'내게 돈 줘라. 안 주면 너가 성추행했다고 고발하겠다'며 협박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감독은 '협박자는 내가 성소수자임을 알고 돈을 노린 것이며 난 협박자를 성추행한 적 없다'고 밝히고 대응에 들어갔다고.

 

이 일로 돈 뜯으려는 악당은 떨어져나가게 됐으니 앞으로 일 잘 해 좋은 작품 많이 만들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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