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갈아 타길 잘했다
지난 9기 알라딘 평가단에선 예술/대중문화 분야를 했었는데, 이번 10기에는 에세이 분야를 선택했다. 그래서 지난 번 첫 번째로 선정된 책이 박균호의 <오래되 새책>과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 읽는 방법>이었다. <소설 읽는 방법>은 지난 번 읽고 싶은 책 소개하기 미션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나름 한번쯤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 반가웠다. 책을 워낙 늦게 읽는 관계로 아직 읽지는 못하고 있고, 박균호의 <오래된 새책>은 방금 읽기를 마쳤는데, 상당히 재밌고 유익한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이 분야는 꽤 오래도록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예감이 든다.ㅋ 이런 가운데 나는 또 새로운 책을 추천해야 한다.
* 김중혁의 <뭐라도 되겠지>(마음산책)
김중혁은 독특하면서도 재밌다.
언젠가 <악기들의 도서관>란 그의 단편 모음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나름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다. 그의 소설도 소설이지만, 나는 또 언젠가 친구인 김연수 작가와 함께 영화에 대해 쓴 대담집 <대책 없이 해피엔딩>에서 그의 발군의 입담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누구는 이 책을 읽고 고춘자, 장소팔의 만담을 연상케 한다고 했는데, 정말 그말이 딱 맞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 물론 이럴 경우 누가 고춘자고 누가 장소팔일지 모르겠지만.ㅋ
이 책은 그의 첫 산문집이라고 한다.
책소개를 보니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산문집이 재미있다는 것이 그렇게 어울릴 것 같진 않지만, 순수문학 특유의 엄숙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하는데, 확실히 그는 그의 문학 세계에서는 단연 제왕일 것이다. 그는 지난 번 김연수와 만담을 펼쳤는데, 이 책에선 원맨쇼 내지는 스텐딩개그를 선보이지 않을까? 기대된다.
* 성석제 외 <소울푸드>(청어람미디어)
원래 '소울푸드'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전통 음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노예 생활의 고단함과 슬픔이 배어 있는 음식을 뜻하지만, 지금은 '내 영혼의 음식' 쯤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살아갈 힘을 북돋워주고, 상처 난 마음을 다독여주는 음식.
이미 성석제 씨는 <칼과 황홀>이란 음식 에세이를 쓴 바 있지만, 이 책은 성석제 씨를 포함해 우리나라 각계 명사들이 쓴 음식 에세이라고 한다. 음식이란 게 원래 맛으로 봐야 하는 건데,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그 좋아하게된 이유가 있는 것을 보면 혀끝으로만 얘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나에게 소울푸드란 어떤 게 있을까? 지금 당장 답할 수는 없고, 이 책을 읽으면 나도 술술 나오지 않을까? 만약 이 책이 알라딘 평가단에 선정이 되면 나도 탄력을 받아 음식 에세이 한편 써 볼테다.ㅋ
* 이광호의 <사랑의 미래>(문학과 지성사)
이 가을은 사랑을 기억하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그것은 즐겁고 기쁘기 보단, 아프고 우울하다. 그런데, 제목이 참 심상치 않다. 사랑을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사랑은 시작하고 싶다.
이 책은 사랑시 한 편에 에세이를 썼다고 한다. 왠지 읽어보고 싶어졌다. 더구나 저자가 문학평론가 이광호 씨라고 하니 더 끌린다. 어떻게 썼을까?
* 최성일의 <한 권의 책>(연암서가)
그의 타계로 더 유명해진 최성일.
그가 얼마나 유명한 독서가인지 난 알지 못했다.
그는 어떤 책이라도 결코 허투루 대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보아 넘기는 자잘한 사항들까지도 늘 꼼꼼하게 확인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를 일컬어 '책과 연애하는 사람'이라고 한단다 .
이 책은 그가 생전에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서평들이 풍성하고도 다채롭게 담겨 있다고 한다.
이번에 박균호의 책을 읽어서도 그렇지만, 책을 좋아한다면 책에 대한 책이나, 이런 유명한 인문주의자의 서평집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아이러니한 것은 오랜 세월 책에 관심을 두고 보면 볼수록 어떤 책이 좋은 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책이 워낙에 많으니 그런 것 같다. 그럴 때 이런 책이 일종의 참고서요, 가이드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읽어보면 좋겠다.
* 박찬일의 <어쨌든, 잇태리>(난다)
재작년에 운이 좋아 그가 차려주는 이태리 정식을 먹어 보고 그와 대화해 본적이 있다. 그때 얼마나 황홀했던지! 그런데 부끄럽게도 그의 책은 정작 읽어 본 적이 없다.
이태리를 좋아한다. 이 책은 이태리를 주제로 했고 셰프인만큼 음식이야기뿐만 아니라 이태리 생활전반에 관해서도 썼다니 그도 어지간한 이탈리안인가 보다.
어쨌든 난 그의 음식을 먹어봤으니 이번엔 책을 읽어줘야하지 않을까?
이번에 평가단에 선정되는 기염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