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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이강호
박천웅 지음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늘 읽어야 할 책에 치이다 보니 책을 읽으면 독후감은 늘 뒷전이다.
그리고 요즘 나의 독서는 상당히 권수에 치중되고 있어 너무나 빠른 속도며 똑같은 말만 내뱉는 말로만 끝나는 독후감들도 허다하다.
괜찮은 책을 읽어도 열정이 도무지 오래 가지 않는다.
지금 내 기분도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우선 내뱉어 보고 싶다.
나의 답답했던 마음을...
요즘 자기계발서는 넘쳐난다. 인생이든 일이든 사랑이든 너무 넘쳐나서 식상해지기가 쉬운게 자기계발서이다. 이 책도 그럴꺼라 생각하고 후딱 읽어버릴 생각이였다. 나의 다짐대로 후딱 읽어버리긴 했지만 과정은 그렇게 대충이 아니였다. 대충으로 접했던 책이 이런 식으로 다가오면 나는 할말이 많아지고 다짐할 것이 많아진다.
한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수첩을 꺼내(산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늘 깨끗한 수첩...) 정말 고치고 싶은걸 내일 날짜 칸에 쓴 후 내일 할일을 후다닥 갈겼다.
여러가지 메세지가 나를 관통했다. 다 내게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게 내게 제대로 들어온 느낌.. 그걸 놓치고 싶지 않았다.
요즘 나의 소일거리는 독서뿐이다. 일보다 취미생활이 주류인 나..
퇴근하면 집에 와서 홈피관리와 독서 밖에 하는게 없다.
중독이라 할만큼 늘 책을 붙들고 있는 나의 모습은 무엇을 담는 다기 보단 그 순간을 느낄 뿐이고 도피한다는 느낌이 짙었다.
일상과 독서의 시간은 늘 그렇게 다른 이면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 생활이 싫었다. 늘.. 늘.. 늘.. 입으로만 나불대고 있다.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 언니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다.
나의 문제점을 직설적으로 말해주더라도 그런 말들은 누가 듣기 좋겠는가. 걱정들이 나의 마음을 메꿔버렸다. 그래서 도피처로 책을 펴든 것이였는데 주인공이 느꼈던 '별을 보면 겸손해진다'라는 것을 지금 내가 느끼고 있었다. 우주에 대비해 보면 나는 먼지나 다름 없고 나의 걱정들은 하찮은 것일뿐.. 무언지 모를 자신감이 솟는 기분이다.
깊은 밤 별을 바라보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 가운데 이런 느낌을 가져보지 않은이가 어디 있겠는가..
청명한 하늘.. 나의 존재감을 잊게 해주는 고요.. 지금 내가 그 별을 바라보고 있는 듯 차분해진다.
현재 내가 가장 자신없는 부분은 회사생활이다. 시간만 떼우고.. 할일 미루고.. 불평불만 가득에 흉보기는 일상.. 한마디로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 거기다 나의 현실에 불만족해 남의 탓.. 과거 탓까지 하고 있었다. 분명 꿈 많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그 안정을 잡지 못했던 나를 후회만 하고 있다.
신입사원도 아니고 남들처럼 좀 제대로 된 회사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5년째 다니고 있다. 무엇때문에?
현실 안주하기 딱 좋아서.. 희망이 없어서.. 그리고 용기가 없어서...
시간이 흐를 수록 사라지는건 자신감이다. 해외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꿈도 세계를 누비겠다는 소망도.. 그 외에 나를 스쳐간 수많은 꿈들 중 나는 잡은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으로 나를 비하시킨다.
그게 5년째이다. 늘 통째로 무얼 바꾸어 보려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남들의 조언에 크게 휩쓸리는게 아닌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하고 자신을 독려해 나간다. 그게 많이 와 닿았던 부분이였다. 나의 기준에서 보는 관점... 그 안에서 나를 일궈가는 모습이 나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
분명 식상한 얘기 임에도 관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라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한번에 무얼 바꾸려는 게으름에서 늘 제자리였다. 작은 변화부터 선도해 나가보고 싶다. 나는 기본이 안되었다고 질책하기 보다 그 기본을 만들어 가고 싶고 시간이 없다라고 말하기 전에 나의 하루 시간을 짜보고 싶다. 분명 남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다.
이강호처럼 하나 하나 다시 배우며 진짜 내 삶을 다시 꺼내보고 싶다.
형부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는 말..
꼭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이젠 현실에 만족해 보고 싶다.
멀리에서가 아닌 가까이에서.. 지금부터..
그 작은 다짐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저녁이 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