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하면 더 재미있는 스포츠 토토
스포츠온 편집부 엮음 / 맥스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도서평가단에 선정되어 이 책을 미리 받긴 했지만..

책을 받고 나서 난감했다. 이 책의 리뷰를 어떻게 쓸까 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스포츠 뉴스는 거부감 없이 보고 중요한 야구경기나 축구 경기는 즐겨보는 편이지만 관심을 기울일만한 정도는 안되고 스포츠에 대해선 거의 아는게 없다. 2002년 월드컵때 그나마 축구의 규칙과 세계 각국의 선수들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그럴 수 밖에 없었다 tv만 틀면 축구가 했으니까...) 나의 수준은 겨우 이정도 인데다가 스포츠 토토라... 이것도 사행심을 부추기는 그런 것 아닐까? 라는 편견이 나를 가로 막았기 때문이다. 이정도였으니 책 읽기는 더디어 질 수 밖에 없었다. 내게 관심이 없는 분야를 읽는다는 건 이렇게 힘들었다.

 

책의 리뷰라는 것 자체도 어쩜 무의미할정도였다. 이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많은 정보를 얻고자 보면서 공부하겠지만 거기에서도 정보획득이상의 독서효과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분야나 개인의 취향대로의 관심분야가 있겠지만 그 관심분야에서도 나와는 동떨어진 분야를 봐야한다는건 까막눈이 글을 보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들여다봐도 무슨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고 설명의 범위는 넓었다.

토토나 프로토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겐 무척 도움이 될만한 상세한 정보였지만 나에게 한없이 새로운 세계일 뿐이였다.

 

그러나 이런 나의 불평분만 속에서도 내가 얻은게 하나도 없는건 아니다. 우선 토토와 프로토가 나의 고정관념속에 박혀있었던 사행심을 부추기는 도박이 아닌 건전한 레저게임이라는 것이다. 게임이라는 단어 앞에 지나치면 해가 된다는 전제가 왜 없겠냐만은 이건 로또처럼 운만을 믿으며 허황됨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분석이 바탕이 될때 당첨이 아닌 적중이 되어 로또보다 더 큰 적중률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토토나 프로토는 정보와 분석이 바탕이 되다 보니 스포츠에 깊은 애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큰 적중을 맞아 많은 상금을 받은 사람도 있지만 그 상금액이 1억원 미만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허황심을 벗어나-1억원도 크지만 로또에 비하면 허황심이 덜하다가 생각한다-스포츠도 즐기며 게임도 할 수 있는 건전한 하나의 레저라는 걸 알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월드컵때 중요한 경기가 있을때마나 주변 사람들끼리 경기의 결과를 가지고 돈내기를 하는 걸 여러번 봤는데 이런 단순한 내기 밖에는 진짜 경기의 결과에 베팅을 하는 사람들과 게임이 존재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 그 수익금으로 경기장 신설 및 운동 선수들 육성등 여러가지 좋은 일을 추진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였다.

스포츠 토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그다지 많은 액수를 베팅하는 것도 아니고 취미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한번 도전해 볼만 하다라는 생각의 전위까지 되어갔다.

스포츠 토토의 종목중에 씨름, 골프까지 있는 것을 보며 이게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나 보다 라는 생각과 함께 문득 늘 지나치던 집 근처의 안경점을 보니 야구토토 광고물이 밖에 나와 있는게 아닌가...-토토가 조금씩 인식되고 있었다...

 

토토는 운이 아닌 분석에 의한 적중률이 높고 경기의 변수에 의해 얼마든지 바뀌기 때문에 경기관람과 게임 적중이라는 두가지를 맛볼 수 있어 짜릿함이 두배이상이지 않을까 싶다..

초보자 가이드부터 홈페이지 안에서의 정보검색과 방법등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토토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물론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한번 보면 좋을법하다.

나에겐 전혀 비관심 분야라서 읽는게 힘들었고-정보 얻음이 아니라 내겐 읽음이였다- 나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토토에 대한 인식을 깨어주게 하였다는 그 사실하나만으로 조금은 위안이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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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단테의 빛의 살인'에 덤으로 온 책이다. 시리즈라고 하길래 모자이크 살인을 먼저 읽고 빛의 살인을 읽으려고 했는데 모자이크 살인을 읽다 빛의 살인은 점점 더 늦어지고 말았다.

내가 책을 좋아하면서부터 장르의 벽을 없애고 편견을 깨면서 다양한 장르를 접하게 되면서 장르의 편견을 깨어가면 깨어갔지 담을 쌓아 버리는 장르는 드물었는데 역사 추리소설은 정말 나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이 책을 읽기 전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상권을 읽었는데 잡다한 박식을 요구하다는데다 사건의 흐름보다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사상을 논쟁하는게 더 중점인 것 같아 적응도 안되었고 읽는데 힘이 들었다. 그렇게 장미의 이름처럼 역사 추리..

그것도 종교와 얽혀있는 고대의 이야기는 정말 내 취향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는데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을 만나고 나서는 내가 적응 못하는 장르 등장이라는 확신이 서버렸다. 꼭 이렇게 장르에 경계를 지을 필요는 없지만 읽는데 조금은 힘이 들었기에 인정할건 인정하려 한다.

 

자 그럼 나를 힘들게 했던 역사 추리 소설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속으로 들어가 볼가?

시대는 1300년.. '신곡'의 저자로 유명한 단테는 행정위원으로 선출되어 건축 조합의 마에스트로 암브로지오의 의문의 살해를 추적해간다. 사건을 추적해가는 단테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시인으로서의 단테의위대한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혈질에 신경질적이고 거친 성격의 단테를 볼 수 있는데 보는 내내 짜증스러울 정도였다.

단테를 추리소설 주인공으로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일수도 있겟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저자는 인터뷰에서 단테의 모습에는 실제적으로 그런 모습도 있다고 해서 놀라웠다.환상속의 것들을 깨어주는 한 단상이 되고 있었다. 여튼 그 살인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피렌체 스투디움의 지식인들이며 교황청의 하수인들까지 상대해 가는 단테의 모습은 흥미진진하다거나 영리하다라는 생각은 그닥 들지 않았다.

그런 위치의 단테였고 그런 분위기의 사건이였지만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추리물만을 읽어서인지 지식의 논쟁과 나열은 왠지 몸을 비비 꼬이게 만들었다.

도무지 범인이 예측이 되지 않았고 범인이 밝혀지고 배경이 드러나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결과 보다는 과정이 더 긴 책이라 그 과정을 충분히 맛보았기 때문에 결과는 그닥 큰 여향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300년이라는 까마득한 과거가 마치 내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묘사와 인물들의 성격 및 특징은 그 시대로의 여행속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소설속의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복장들.. 더운 날씨.. 악취.. 짜증등 어느새 단테의 신경질적인 모습을 닮아 나도 까탈스럽게 읽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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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이강호
박천웅 지음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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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읽어야 할 책에 치이다 보니 책을 읽으면 독후감은 늘 뒷전이다.

그리고 요즘 나의 독서는 상당히 권수에 치중되고 있어 너무나 빠른 속도며 똑같은 말만 내뱉는 말로만 끝나는 독후감들도 허다하다.

괜찮은 책을 읽어도 열정이 도무지 오래 가지 않는다.

지금 내 기분도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우선 내뱉어 보고 싶다.

나의 답답했던 마음을...

 

요즘 자기계발서는 넘쳐난다. 인생이든 일이든 사랑이든 너무 넘쳐나서 식상해지기가 쉬운게 자기계발서이다. 이 책도 그럴꺼라 생각하고 후딱 읽어버릴 생각이였다. 나의 다짐대로 후딱 읽어버리긴 했지만 과정은 그렇게 대충이 아니였다. 대충으로 접했던 책이 이런 식으로 다가오면 나는 할말이 많아지고 다짐할 것이 많아진다.

한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수첩을 꺼내(산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늘 깨끗한 수첩...) 정말 고치고 싶은걸 내일 날짜 칸에 쓴 후 내일 할일을 후다닥 갈겼다.

여러가지 메세지가 나를 관통했다. 다 내게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게 내게 제대로 들어온 느낌.. 그걸 놓치고 싶지 않았다.

 

요즘 나의 소일거리는 독서뿐이다. 일보다 취미생활이 주류인 나..

퇴근하면 집에 와서 홈피관리와 독서 밖에 하는게 없다.

중독이라 할만큼 늘 책을 붙들고 있는 나의 모습은 무엇을 담는 다기 보단 그 순간을 느낄 뿐이고 도피한다는 느낌이 짙었다.

일상과 독서의 시간은 늘 그렇게 다른 이면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 생활이 싫었다. 늘.. 늘.. 늘.. 입으로만 나불대고 있다.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 언니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다.

나의 문제점을 직설적으로 말해주더라도 그런 말들은 누가 듣기 좋겠는가. 걱정들이 나의 마음을 메꿔버렸다. 그래서 도피처로 책을 펴든 것이였는데 주인공이 느꼈던 '별을 보면 겸손해진다'라는 것을 지금 내가 느끼고 있었다. 우주에 대비해 보면 나는 먼지나 다름 없고 나의 걱정들은 하찮은 것일뿐.. 무언지 모를 자신감이 솟는 기분이다.

깊은 밤 별을 바라보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 가운데 이런 느낌을 가져보지 않은이가 어디 있겠는가..

청명한 하늘.. 나의 존재감을 잊게 해주는 고요.. 지금 내가 그 별을 바라보고 있는 듯 차분해진다.

 

현재 내가 가장 자신없는 부분은 회사생활이다. 시간만 떼우고.. 할일 미루고.. 불평불만 가득에 흉보기는 일상.. 한마디로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 거기다 나의 현실에 불만족해 남의 탓.. 과거 탓까지 하고 있었다. 분명 꿈 많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그 안정을 잡지 못했던 나를 후회만 하고 있다.

신입사원도 아니고 남들처럼 좀 제대로 된 회사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5년째 다니고 있다. 무엇때문에?

현실 안주하기 딱 좋아서.. 희망이 없어서.. 그리고 용기가 없어서...

시간이 흐를 수록 사라지는건 자신감이다. 해외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꿈도 세계를 누비겠다는 소망도.. 그 외에 나를 스쳐간 수많은 꿈들 중 나는 잡은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으로 나를 비하시킨다.

그게 5년째이다. 늘 통째로 무얼 바꾸어 보려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남들의 조언에 크게 휩쓸리는게 아닌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하고 자신을 독려해 나간다. 그게 많이 와 닿았던 부분이였다. 나의 기준에서 보는 관점... 그 안에서 나를 일궈가는 모습이 나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

 

분명 식상한 얘기 임에도 관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라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한번에 무얼 바꾸려는 게으름에서 늘 제자리였다. 작은 변화부터 선도해 나가보고 싶다. 나는 기본이 안되었다고 질책하기 보다 그 기본을 만들어 가고 싶고 시간이 없다라고 말하기 전에 나의 하루 시간을 짜보고 싶다. 분명 남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다.

이강호처럼 하나 하나 다시 배우며 진짜 내 삶을 다시 꺼내보고 싶다.

형부가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는 말..

꼭 미래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이젠 현실에 만족해 보고 싶다.

멀리에서가 아닌 가까이에서.. 지금부터..

그 작은 다짐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저녁이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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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단편선 - 마지막수업 외
알퐁스 도데 지음, 김진욱 옮김 / 창작시대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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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있다.

어느날 장난을 치다 보니 너무 수준(?)맞아 '너 무슨띠야?'라고 물었더니 닭띠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오옷.. 역시 띠의 끌림이 있었던 것이다. 그 뒤로 더 심하게 장난을 치며 놀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찌 그리 둘이 수준이 잘 맞느냐는 것이다.

여튼 책 얘기가 나와서 얘기하다 보니 역시 독서는 잘 안하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추천해 달래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동생이 알퐁스도데 단편집을 추천해서 구입하게 되었다. 처음엔 뒷돈을 받으려다 어찌 14살 먹은 동생한테 책값을 받겠는가..

그냥 선물로 줬다.. 당연히 선물로 주기 전에 내가 먼저 쓰윽 읽었다. 책을 깨끗이 읽는 편이라 아주 아주 새책인냥 선물했다.

겉표지에 잔소리 잔뜩 써놓고...

 

알퐁스 도데 하면 별과 마지막 수업이 유명하지만.. 훨씬 더 낭만적이라는 이유로 별을 더 좋아했다. 그나마 순수했던 중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읽었던 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때의 감정을 기대하고 잔뜩 기대하던 나는 너무 짧은 페이지와 '~습니다'로 끝나는 문체에(번역의 문제인지도 모르겠지만)조금은 실망을 하고 말았다. 마지막 수업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렇게 짧은 단편이 참 많이 실려 있었다. 이렇게 단편이 많은지도 몰랐지만 길이에(너무 짧아서)당황하던 나는 어느새 익숙해져서 재미나게 읽어갔다. 서정적이지만 사실적인면과 추상적인 면이 적절히 섞인.. 말 그대로 10대 초반에 읽으면 더더욱 좋을 그런 소설들이였다.

마음속에 무한한 상상력을 드리워 준다고나 할까..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은 주무시는데 나는 잠이 안와 슬며시 빠져나와 마당을 서성이며 쏟아지는 별들을 보던 일이며 그런 하늘을 보며 나만의 고민을 중얼 중얼 털어놓던 일이며 어릴적 추척과 낭만이 자연스레 삐져나오는 책이였다. 그러나 이 모든걸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나는 너무 커버렸고 약아버렸다. 그런 것들이 추억으로만 떠오르며 씁쓸한 미소가 지어지는 꿈을 잃어버린 영혼을 지닌채 살아가고 있다.

분명 알퐁스도데 단편집 같은 책을 읽고 떨며, 설레이며, 공상하며 책이 나의 전부가 되어 생각만 해도 베시시 웃음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순수함은 이제 회복되지 않았다.

마치 외국의 할아버지에게나 들을 법한 이야기들처럼.. 꿈속에서나 만날 법한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인정속에서 나의 순수한 시절을 떠올리며 공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서 읽는 순간들은 참 평온했다.

책을 덮는 순간 현실로 돌아왔을 뿐...

한바탕 꿈을 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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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빛의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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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살인' 을 읽어서인지 이제 조금은 단테가 익숙했다.

신경질적인 성격이며 사건을 풀어가는 스타일이며 그리고 사건의 전개방식 등장인물의 특징 및 모자이크 살인과 비슷했다.

인간의 욕망 혹은 그걸 절제하기 위해서 자행되는 살인..

그 살인의 뒤에는 과연 무엇이 남는단 말인가..

그러나 이상하게도 벌어지는 살인들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결론이 드러나 오히려 나의 이런 무관심을 깨어주길 바랬으나 책을 다 읽고 난 후 살인의 배경을 알고 난 후는 허무 그 자체였다.

더 큰 사태를 막기 위함일수도 있겠으나 늘 근본적인 원인인 자신의 욕구충족 즉 자신의 뜻대로 만들기 위함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필요한 살인이 어디 있겠냐만은 살인의 필요성 조차도 느끼지 못한 나는 도대체 이 책을 어떻게 읽었단 말인가...

 

전작 모자이크 살인에서도 밝혔듯이 이런 역사 추리물은 나의 취향이 아니다. 내가 역사를 그다지 싫어하는 것도 아니오 추리는 금방 잊혀져 버린다는 이유로 자주 읽지 않을 뿐이지 분명 따분해 하지 않는데 단테 시리즈는 그 형식자체가 나를 지루하게 만드는 것 같다.

책을 통해 배경을 알아가는게 있는가 하면 배경을 모르고서는 읽기가 힘든 책이 있는데 역사 추리물이라는 흥미로운 장르에서 안타깝게도 단테 시리즈는 후자다. 빛의 살인 머릿말 앞에 이 책의 핵심 인물인 프리드리히 2세 황제의 설명이 나오지만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추리라함은 그 장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게 태반인데 그걸 무마시켜 주는게 재미와 스피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스피드는 전혀 느낄 수 없고 재미 또한 쉽게 말할 거리가 못된다. 나의 무관심하고 뒤틀린 시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역사 추리물이라는 것에 무게를 주고 싶었는지 어쨌는지 거기다 많은 지식을 내포하고 싶어 한다.

나와는 거리가 먼 그 지식들 속의 그들의 자유로운 대화..

사건보다는 앎의 경쟁이 스피드를 낮추고 흥미까지 떨어뜨려 버렸다.

무엇으로든 무마가 되지 않는 따분한 책이였다. 내게는 무척이나...

 

아이러니하게 읽어버린 시간은 짧았고 단테의 다혈질인 성질의 드러남이 전작보다 조금 차분해 졌으나(누가 항의라도 한껄까.. 단테 너무 괴팍하다고..?) 익숙함과 친근감(?)으로 덮어 버리기엔 내겐 아직도 낯선 책이였다.

어쩜 인간의 너무나 솔직한 악의 모습만 보여서인지도 모르겠다. 어디에서나 쉽게 만나고 쉽게 정이 가는 소위 착한 사람은 여기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사람 하나 만으로도 악의 모습은 차라리 철저히 인정해 버릴 수 있을 터인데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는 다들 음침하고 비밀을 숨기고 있고 정이 느껴지지 않는 인물들이다.

단테를 조금 걱정해 주던 피아트라 정도의 인물 밖에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위험하다라고 단 한마디 던졌던...)

가식을 좋아하는 건지 어쩐건지 너무 솔직해서 정이 가지 않았던 인물들과 계속 푸념거리를 나열하고 있는 나를 보자니 참 재미없게 읽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사건의 중심과 배경은 훌러덩 넘기고 포기해 버린채 트집만 잡고 있는 내가 잠시 가여워 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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