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 잃어버린 나를 만나는 이야기
쉬타오 지음, 장연 옮김 / 고려원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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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겉표지의 모습이 왠지 판타지 소설을 연상시켰다.

그래서 내 멋대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전혀 내가 생각한 책이 아니였다.

작가의 말부터 가슴에 와 닿았고 감동적인 이야기 하나 하나가 나의 마음을 어느새 느슨하게 해주었다. 그 느슨한 마음 속으로 또다른 내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귀중한걸 깨달았다. 내가 흘러버린 마음의 소리들.. 머리에서 생각한 것들이 마음으로 내려오기 전에 사라져 버리는 생각들이 진정한 사라짐이 아니라는 것!

그걸 누군가는 늘 붙잡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 생각들이 뜻밖의 결과를 낳고 그 행위의 행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걸 보고 있으니 아직까지 세상은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

그 행위를 하는 사람만이 아닌 그 행위를 알게 된 이들 마음 속에도 그 따스함이 전해지니 보이지 않는 마음의 전위라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그 느낌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 편안함 속에서 서서히 외치는 나를 변화시키는 말들이 정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적이 있다면 그 상처를 다 치유해 주고 싶을 정도의 감언이였다.

나 자신 뿐만이 아닌 다른 이들과의 공유된 삶의 고리를 더 조여주는 이야기와 조언 속에서 나는 위로를 받고 있었다.

 

늘 나를 깨트려도 깨어지지 않는 후회들...

그 후회의 상처들을 내면 깊숙한 곳에서 위로해 주었던 것이다.

그런 허물들이 무너지면 맥이 탁 풀린채 눈물이 흐르듯...

나의 상태도 그러했다. 맥이 풀리면서 나를 돌아보니 내가 안쓰러웠다.

늘 내자신을 다독이며 꾹꾹 참아왔던 것들 안에서 그건 나만이 아니였다라는 사실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은 기쁨의 순간보다 힘들고 상처 투성이의 일들을 더 기억하고 망각의 속에서도 존재시키는 것 같다. 그 망각의 상처들까지 위로해 주는 책한권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졌다. 하나의 주제를 만날때마다 나와 연관짓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위로의 말들이 이런 스타일로 씌여질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감동적인 얘기속에..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고 허황되기까지 생각되어 지는 얘기속에서 어느새 나는 스며들어 버린 것이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내가 먼저 위로의 말을 건네고 내가 먼저 용서와 사과를 하고 남이 나를 위로해 주길 기다리기 보다 내 자신을 내 스스로가 위로하고.. 그게 오직 나에게만 할당되는 가치가 아니였다.

내가 그런 마음을 뿌리면 그 마음들이 널리 널리 퍼졌다.

그런 마음의 힘은 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 결과가 보일지는 몰라도 그 형태나 움직임 크기는 보이지가 않는다.

마음의 힘의 위대함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그 위대함의 가운데 내가 있다. 어느순간 놓아버렸던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 보면 결코 놓아버림이 아니였다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감동은 많이 받았다 자부하지만 깊은 위로를 받은 적이 몇번이나 있을까... 분명 감동으로 시작된 책이였지만 나는 깊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그 위로의 손길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결코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진부한 사실이 진실임을 깨닫는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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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주 부터 신청한 이벤트 책들의 마감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책들 전부를 기간을 다 넘겨 버렸다.

위대한 영성, 홍루몽 1,2,3은 아직 읽지도 않고 넘겨 버렸고...

 

건축에게 시대를 묻다, 내 말에 상처 받았니,한국 철학 스케치 1,2전략적 책 읽기,해월 1,2,과부마을 이야기, 성과이성....

이 모든 책들 기한을 다 넘겨 버렸다.

하루나 이틀 정도씩 넘겨버렸다.

그동안 리뷰 날짜를 칼날같이 지켰는데....

리뷰 기간이 저번주와 이번주에 몰리다 보니 엄청난 혼란이 와버렸다. 이 책들을 보면서 깊이 반성해본다.

 

이게 과연 독서인가.

무조건 공짜 책이라고 좋아해야만 할 것인가....

책이 나를 먹는다는 애정 깃든 표현을 떠나서...

억지로의 독서는 정말 최악이다.

그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 또한 최악이다.

 

반성한다.

앞으로는 이렇게 무작정 책들의 혼란을 일으키지 않으리라.

이 다짐이 꼭 지켜지길 바란다.

나는 또 책을 읽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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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04-1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예전에 북꼼에서 태극취호님의 닉네임을 본 듯한 기억이^^;
저도 공짜책들 받을 때는 좋은데 마감기한 지키고 그러는 게
은근히 스트레스가 되더라구요^^;

안녕반짝 2007-04-1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반갑습니다 이매지님.. 여기서도 뵙네요..^^
저 요즘 완전 이벤트 책 때문에 최악의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반성 많이 하고 있어요..^^ 이 책들 해치우고 정말 제 책들을 너무 너무 읽고 싶답니다..^^
 
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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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 벌써 책 얘기라는 것이 묻어나지만 지금껏 만났던 책들에 관한 책들 중에서 이 책은 독특함이라는 매력을 더 발산시킨다.

책속에 등장하는 책 얘기들이 환상적인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과 좀 더 가까운 에세이였기 때문이다.

조금은 거만한듯한.. 그리고 박식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려지는 난해함만을 추구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을 발설한다는 다중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가 공감이라는 감정의 유희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책을 사랑하는 마음은 충분히 느껴졌기에 저자에 대해 조금은 뒤틀리려는 못된 심보를 눌러 버렸다. 저자와의 책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에....

 

18편의 수필속에는 다양한 책으로의 접근이 시도된다. 이야기가 아닌 접근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건 내가 썼더라면 한가지로 일축되었을(나는 어쨌든 책이 좋다 라고..) 소재들을 다양하게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 다양함을 보면서 작가가 미칠듯이 부러운 적도 있었지만 그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는 나의 모습이 그래도 우리는 책을 좋아한다라는 공감대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로 귀결되었다.

책을 사랑하는 부모밑에서 책과 함께 자라온 저자는 책을 통해 사랑을 하고 결혼도 했다. 결혼한지 5년이 지나면서 남편과 많은 것을 공유했지만 서재만은 따로 쓰던 부부는 서재의 결혼을 이행한다. 여기서부터 나의 혼란이 시작된다. 과연 다음에 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서재를 따로 쓸 것인가 같이 쓸것인가에서부터 이 부부의 서재 합치기에서 불거져 나오는 책분류.. 중복된 책의 소장 여부등을 자신있게 처리할 것 같지가 않아서였다.

이 부부도 서재 합치기에서 많은 문제들을 만나지만 결국 잘 이행시켰고 책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만나게 될 일이라 에피소드로 넘겨지지 않았다. 당장 나의 책분류(좋아하는 작가순으로 이어지나 책들의 키높이로 끝나는...)에 심한 고민이 왔다.

'책장을 다시 뒤집을까? 작가별로 나눌까? 시대별로 나눌까? 아니면 내용별로 나눠?' 이런 식의 고민이 거듭되었다. 책이 그다지 넘쳐나지 않는 적정 수준을(280권정도)지키고 있지만 나의 책 분류를 무척 단순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가별로의 분류에서 다른 책들과 섞일때는 책의 키높이라니.. 깔끔함만을 추구하는 취향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결혼하기 전의 남편과의 현장 독서는 상당한 부러움을 유발시켰다. 나도 폭풍전야의 언덕에서 폭풍의 언덕을.. 폭설속에서는 설국을 읽어 보고 싶은데 그랜드케니언 급류에서 야영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탐험일지를 읽었다는 저자가 어찌 부럽지 않겠는가...

그래서 꼭 다짐했다. 다음에 사랑하는 사람과 꼭 현장독서를 해보기로....

 

 

또한 자신이 쓴 헌사를 헌책방에서 발견하게 되는 작가나 헌사의 씌임 여부에 따라 고서적의 가치가 나뉘어지는 부분 또한 지나칠 수 없었다. 언젠가부터 책을 사게 되면 책 머리에 날짜와 그날의 기분이나 책에 대한 기대등등을 적고 책꽃이로 옮기는 과정을 거치면서 책을 선물할때도 책 선물을 받을 때도 책 머리에 헌사를 쓰게 되는데 그런 행동은 다음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며칠전에 헌책방에서도 보았듯이 책 머리에 헌사가 있음에도 팔아 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선물한 책을 발견하게 되면 부딪힐 두려움과 서운함이 교차되었다. 헌사에 대해서 또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지만 역시나 그래도 나는 계속 끄적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요즘 나의 독서 습관에서 조금씩 장애가 되어오는 문제도 이 책에서는 피해갈 수가 없었다. 책의 보존이였다. 책을 좋아하면서부터 책을 깨끗하게 보면서 책을 거칠게 보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책을 빌려주는 경우가 드문데(주변 사람들에게 아예 못 박아 버렸다. 나는 책 안빌려 준다고... 인간관계에서 이건 상당히 불편하다.) 여기서 저자 가족의 독서 습관을 보고 경악해 버렸다.

저자의 남편은 사우나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책이 벌어질 정도로 쫙 펴서 보고 저자는 수많은 메모를 달며 보고 저자의 아버지는 비행기에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읽은 장들을 찢어서 휴지통에 버린다고 한다. 다양한 사람만큼 책을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겠지만 나는 책을 깨끗이.. 더 깨끗이 보는 편이라서 이런 방법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책을 거칠게 읽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어떤 반응일까? 아마 태연할 것이다...)

책의 겉모습보다 내용이 더 중요한 거겠지만 책을 보는 방식이 다양하다라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뒤에 책을 사랑하면서 책도 깨끗이 보는 사람들의 예도 나와 다양함으로 인정하는 나의 생각은 그럭 저럭 타협이 되어 갔다.

 

이렇듯 저자의 생활과 가족속에서의 책의 의의와 모습속에 많은 것을 느끼고 나의 실생활과 비교해보며 변신을 꿰할것은 꿰하는 실행의 독서가 되어 가기도 했다. 어린시절 책을 사랑하는 가족의 틈에서 자라난 에피소드들이 부럽기도 하고 독특하게도 다가왔다. 퀴즈대항이며 책벌레 게임 그리고 맞춤법 짚고 넘어가기(이건 나도 조금씩 이행한다.^^)며 책을 사랑하는 사람끼리 모였을때는 온통 책으로 시작한다는 걸 간접경험을 한것이다.

그 외에도 저자의 유별난 책사랑.. 그리고 책에 대한 지식.. 색다른 관념.. 일상에서의 많은 연결성을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공감하고 반대하고 사색했던 것들을 다 옮기지 못했다. 그것들을 옮기려면 나 또한 책한권을 써야할 정도이고 정리한다고 해서 꼭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싶다. 그리하면 무한함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대한 새로운 부분들을 분명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가장 큰 영향력은 나의 독서습관과 책사랑.. 분류 정리등 실생활에 좀 더 현실적인 것들이 아니였나 생각되어진다.

우선 책 분류부터 다시 해야 겠다.

키높이가 아닌 나만의 분류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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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빵
이철환 지음 / 꽃삽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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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두께임에도 금방 읽어지는 책과 더딘책이 있다.

글의 양에서 현저한 차이가 보이는데도 양이 적은 책이 훨씬 나의 마음에 오래 남는 책이 있다. 책을 양과 두께로 말한다는게 왠지 우스워 지지만 금방 읽어 버리는데서 오는 가벼움을 무거움으로 말하고 싶었다.

무거움이란 무엇일까? 마음속에 응어리를 담아 주는 것일까? 아니면 가슴으로 내려오지 못한 사색을 잔뜩 머리속에 담아두는 것일까?

아니였다. 내가 느낀 무거움은 나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쓸쓸함이 였다.

그 쓸쓸함이 꼭 나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 쓸쓸함 속에 언제나 내가 들어있는 기분이였다.

 

무언가를 처음 만날때 그 느낌은 오래간다. 그러나 익숙함이라는 만남이 그런 처음의 설레임을 두리뭉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소박함.. 감동.. 우리 이웃의 이야기... 나와 가까이 있는 나의 이야기..

이런 스타일을 말해주는 이철환님의 글을 처음 읽었을때를 어렴풋이 기억한다. 참 많이 울었고 가슴 뭉클했고 밤 깊도록 잠들지 못했던 나의 첫 마음...

이제는 왠만한 감정이입이 아니고서는 이런 글들을 읽어도 잘 울지 않는다. 마음이 저릿해도 순간적인 것일뿐 오래가지 않는다.

늘 책을 읽는 속도로 읽다보니 글을 마음속에 담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만 담고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몇번을 덮었는지 모른다.

천천히 곱씹어 보면서 음미하면서 읽고 싶었는데 너무나 빨리 쌓여가는 페이지에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내가 왜 이걸 읽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마음을 닫은채 읽는 책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내 자신이 싫어졌다.

내가 욕하고 비난하는 다른 사람과 다른게 무어냐고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마음 가득 슬픔을 담고 있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 그렇게 나는 내 자신과의 다툼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나는 순간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볼뿐..

그것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일 자격이 없었다.

이런 자기비하의 번복도 내게는 과분했다.

감동과 소박함을 느낄 것 같던 책 속에서 나는 이기적인 싸움과 동시에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진다라는 생각이 들어 의외라는 괴롭힘을 받고 있었다. 번지르르하게 감동적이고 세상은 따뜻하다라는 말을 쏟아 내기가 이제는 싫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누구에게 이젠 덮을 것 조차 없는 가식의 덩어리인 나를 가리려 한단 말인가...

 

머리에서 멤도는 독서를 하고 싶지 않다.

머리에서 멤도는 삶을 들여다 보고 싶지 않다.

감정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 오기까지 평생이 걸리는 어리석은자가 되고 싶지 않다.

가슴에서 머리로 올라가지 않는 답답함이라도 내 머릿속에 묶어두는 건 이젠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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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목마
한수산 / 삼진기획 / 198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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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웠다.

책속의 남녀의 대화도 시대적 배경도.. 스토리도..

분명 가슴 아픈 얘기인데 왜 난 촌스럽다라고 말하고 있을까...

 

헌책방에서 누르스름하게 변한 책을 보면서도 '아프리카여 안녕'을 재미나게 본 기억에서 구입했고 또 제목도 많이 들어본거라 궁금했다.

80년대 말에 발표된 소설이니 그때 쯤이면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그때 나왔던 소설이 아무리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는다고 해도 촌스러운건 어쩔수 없는거다.. 그들의 사랑이 촌스럽다라고 말하는 데에는 너무나 약아빠진 사랑이 흔한탓에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지겹도록 주제화 되는게 불행한 사랑이기에 나도 약아 빠져서 감히 촌스럽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11살 위의 남자인 민우를 사랑하는 대학생 주희...

헤어지기도 하고 잊어 보려해도 그럴 수 없어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민우와의 만남을 강행한다. 먼저 헤어지자했던 민우도 주희를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함께 하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결국 힘들어 하는 주희의 이별앞에 다시 재회해서 둘은 살림을 차리지만.. 그 행복도 잠시 주희는 아이를 낳다 세상을 떠난다는 줄거리는 분명 어렸을적 티비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소설속의 주인공들과 배경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스쳐갔으니까...

그런 가운데 그들의 가슴아픈 사랑 속에서 눈물이 맺히고 그들의 유치함 속에 피식 웃어 버리기도 했지만 이미 알던.. 알아왔던 내용들이라 감흥이 크지 않았던건 사실이다.

그들의 밀고 당김... 과감하지 못하고 진부한 엇갈림까지 약은 내가 보이게 무조건 순수하게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분명 그런 사랑이 있어 왔고 그런 사랑이 있는 것이다.

사랑의 방식이 변했지 아무리 흉학한 세상이라도 그 마음의 기본틀까지 싸그리 변하랴...

 

내가 눈물 흘릴뻔한 기억도 다 그들처럼 애틋함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그 애틋함이 생각나서.. 그런 마음들은 싸그리 잊어 먹어 버린채 내 자신속에 갇혀사는 내가 불쌍해서였다.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그 사랑을 처음 모습 그대로 고이 간직하던 사랑이 있기나 한가.. 없었다.

상대방이 나를 잊듯이 나도 모조리 잊어 버리고 있었다.

이런 생각의 꼬리를 물다보니 그들의 사랑이 가슴아프다라는 것도 조금씩 인식되어 갔다-어느만큼 생각해야 가슴으로 느끼려나....-

결코 끝까지 그들의 사랑을 촌스럽다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마음속에 그런 애틋함을 담아봤기에..

또다른 기억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사랑의 기억들이 존재할 터이기에...

 

이런 사색 속에서 한가지 돋보였던건 작가의 문체였다.

세월은 흘러도 작가의 문체는 남아 새로운 감흠을 주었다.

가벼움이 아닌 깊이 사색했을때에 나오는 언어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나를 웃게 만드는 신선한 생각과 어감들..

소설의 스토리보다 어쩜 내게 문체가 더 강하게 남았을지도 모르지만..

두어시간만에 읽어버린 후의 깊은 밤은 나의 사랑의 사색속에 깊이 잠기기에 충분했다.

생각해보니 나도 나의 목마를 바다로 보내 버렸다라는 것을 알아버려 조금은 쓸쓸한 밤이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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