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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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을 기록하는 여자 '이진'과 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이현'의 3년 간의 결혼기. 기록이 전달해야하는 진실의 실체와 그것이 깨어지면서 드러나는 비극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다. 

 < 나는 아직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진을 죽게 하고 아기가 태어나게 한 것이 나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고, 그 끔찍한 불행이 나의 실수 때문이 아니라고. 아니야, 아니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 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해준다면, 나는 그가 악마라 할지라도 나의 영혼을 바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문학의 참 가치를 내재하고 있는 신간 소설을 읽었다. 소설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앎, 정보, 습득, 깨우침, 또는 우리가 획득할 수 있는, 표현되어지는 무언가를 얻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하나의 이야기가 읽는 사람을 흔드는 것. 그 흔들림의 파장에게 나를 내맡기다 보면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 책을 덮고 나서 잠시 그 감정이 아닌 다른 어떤 감정도 들어올 수 없게 되는 것.

부디 이 작품이 이승우의 작품들처럼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먼저 호평받게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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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11-23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이거 벌써 읽으셨어요? 음...제가 화욜날 보냈는데 오늘쯤 도착할 것 같긴 하지만....그새를 못참으셨군요^^ 소설에 대한 님의 정의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readersu 2007-02-2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읽고 싶은 책인데...아직도 못 읽어보고 있답니다.
가끔 꼭 사야지 하며 카트에 넣다보면 항상 엉뚱한 걸 사게 돼요.^^
흠..솔직하게 이야기하면...한국 소설이 매번 밀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