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 사라진 역사
성삼제 지음 / 동아일보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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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얼마전에 이덕일의 교양한국사 1편을 읽었다. 우리나라 역사에 관해서 조금 깊게 쓰여진 책을 한번 읽고 싶던 참에 이 책이 묵직하게 들어와서 골라 읽기를 시작했었다. 전 3권으로 이뤄진책으로 고대사 중세사 근대사로 나누었는데 아직 1권밖에 읽지를 못 했다. 시리즈물인 이 책 읽기가 중단됐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 1권에서의 우리나라 고대사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무척 커졌기 때문이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 국사시간에 배운게 갖고 있는 국사지식의 전부인 나로서는 국사시간에 들을 수 없던 고조선의 영역에 관한 문제와  단군과 단군의 나라에 대한 실체에 대한 논란을 읽고보니 그것에 대한 궁금증과 또 다른 관점으로 적힌 책이 읽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은 역사학자가 아닌 공무원이 쓴 책이었다. 그래서 전문적이지 못하다고 생각 될 수 있지만 일본 역사 왜곡 대책반의 일을 위해서는 치우치지 않는 시각을 유지하는것이 중요했다. 왜곡은 관점에 따라 타당하게 인식될 수도 있기때문에 정부의 요구에 대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것이 중요했고 외국학자의 의견도 참고를 했다고 한다. 대립되는 여러가지 의견을 들어보고 또 그에 따른 논리적인 반박을 위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첨부된 지도, 사진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 객관적인 시점을 유지하게 해 주었고 오히려 그러한 점이 학계의 일반적인 관점만 보는 역사서가 아니라 그동안 무시됐던 부분들까지 짚어내거나 실질적인 연구과제로의 제안으로 옮겨 가는 진행을 보게 해 줘 역사를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서 생각 해보게도 되었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을 전적으로 다 받아 들이는건 위험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곡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에 대한 과학적인 판단 기준을 놔두고도 모호한 논쟁만 일삼고 의심되는 결론만 내놓는 교과서와 학자들을 보니 부끄럽단 생각이 들었던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역사왜곡의 중요한 부분은 우리나라의 고대사 부분이었다. 삼국유사의 여러부분이 조선총독부에 의해 변조되었고 또 고조선의 영역또한 지금의 압록강 위치가 아니라 중국의 난하나 요하가 국경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또 연나라의 명도전이라는 화폐가 고조선의 화폐일꺼라는 주장, 단군릉에서 발견된 5000년 된 유골, 고인돌과 청동기와 고조선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동안 압록강유역의 곰과 호랑이의 나라가 아닌 강한 영향력으로 넓은 지역을 호령하는 청동기의 나라가 떠오른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왜곡 또한 이러한 부분을 중심으로 공동의 연구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역사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혀질 수 있고 그렇게 될때 역사적인 연구가 각 나라의 또 다른 협력의 형태를 가져올지도 모른다고도 한다. 이런 이유로 고대사 논쟁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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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로니 전략 - 내 안에 숨어있는 20% 매운맛을 찾아라!
옌스 바이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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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인 자기계발서 한권을 가지고 있다면 수없이 나오고 있는 자기계발 서적을 읽지 않아도 그 책 한권을 반복적으로 읽음으로써 다른 책들의 내용을 깨쳐낼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사람의 공격성 혹은 매운맛에 대해 분석을 했다. 그렇기때문에 책 초반에 미리 설명해놓부분이 있는데 가까운 사람들이 아닌 경쟁의 대상에 이 페페로니전략을 써야한다는 것이다.  

즉 회사내에서의 자신의 위상, 팀이나 그룹에서의 적을 골라내는 방법, 내 의견을 관철 시키는 능력등을 써서 더 활발하고 능률적으로 직장 생활을 해 나가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책 안에 지수측정법에 따라 파프리카형(당연히 나도 중간정도의 매운맛)인 사람이 책에 있는 내용을 활용할 예는 아주 많다. 그렇기때문에 건강한 공격성이라는 이 의외의 표현을 기가 눌리듯 열심히 이해하려든다. 방어적화법이나 페페로니전략 8가지를 읽다보면 아 이렇게 하면 정말,, 제대로 거절을 할 수 있단 말이지. 음음! 하는 희망을 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언제 써먹을지는 대중으로도 가늠이 힘들지만.ㅋ)

 사회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공격방법이 가득 들어있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요즘 세상은 착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다만 사람들이 이 책을 반복적으로 읽고 정말 건강한 공격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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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 전2권 세트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미토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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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슬프다고도 했고 감동적이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표지와 제목에서 느껴지는 SF소설의 냄새는 대체 어쩌란 말이냐 ?!

 한순간 표지의 글자들이 슉 흘러내리는 기분을 느낀다. 흔들거리듯 그 글자들은 시계옆에 비스듬히 누워있고 흐르는 모양을 하고는 클레어의 모습을 연상시켰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흐르는 그 제목에서 마치 이 아내의 슬픈 단면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1권을 읽어가는 동안 생각만큼 쉽게 읽지를 못했다. 36살 아저씨가 30년이전의 시대로 시간이동을 하고 며칠전에 시간이동 해온 자신과 만나고 돌아가신 어머니도 만나고 자신과 결혼하게되는 어린 소녀와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하니 환타지 소설이나 SF소설을 잘 못 읽어내는 나는 솔직히 황당 그 자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황당했던 가정에 현실적인 설명과 섬세한 묘사들을 덧붙여갔고 그런 상상안에서 둘의 사랑이야기를 엿듣는 재미를 찾아내기에 이른다. 실제로 헨리와 클레어 두사람이 번갈아 이야기 하는 방식이었기때문에 따라 읽어 가다보면 두사람의 연애편지를 읽는 기분도 느끼게된다

 왜 갖고 있는건지, 치료가 가능한지도 알수 없는 시간여행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헨리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약간의 스트레스나 불빛이 번쩍이게 되면 과거나 미래로 순간적인 이동을 한다. 현재에서 옮겨갈 수 있는건 단지 알몸상태의 자신. 그러니 이동상태란 늘 불안하고 위험할 수 밖에 없다.

 36살인 헨리는 이미 클레어와 결혼했지만 6살인 클레어는 오늘 처음 헨리를 만난다. 현실에서는 갑자기 사라지는 헨리를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클레어이지만 과거의 클레어는 첫사랑인 자신의 남편을 만나 이야기 하고 음식을 나눠먹고 미래의 이야기를 물어보기도 한다.

 1권에서는 주로 과거로의 여행을 보여주는 반면 2권에서는 결혼후의 모습들을 담아낸다. 행복한 결혼생활이지만 유전자때문에 유산이 계속되고 그때문에 서로 불편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이또한 시간여행 온 또 다른 헨리에 의해 해결되는데 6번의 유산끝에 가지게 되는 아기 앨바를 기다리고 미래에서 만난 딸과의 대화를 읽을때는 소설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헨리와 클레어를 잊어먹을 정도로 한순간 앨바에게 빠져들게 되고 그 명랑한 모습이 읽는내내 기분좋게 했다.

 아마도 당차고 귀여운 10살짜리가 죠셉코넬의 상자 작품을 아주 그럴듯하게 설명해내는 모습이 기억나서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클레어의 상황 또는 헨리의 상황을 그대로  비춰내기때문에 더 크게 와닿았는지도.

 화가가 왜 이런 상자를 만들었을까요 ?라는 물음에 앨바는 이렇게 말한다. 외로웠기때문이에요. 화가에게는 사랑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자기 사랑을 전해줄 상자를 만들었고, 또 그렇게 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존재한다는 걸 알리고 싶었을 거예요. 왜냐하면 새들은 자유로운데 상자들은 새들에게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니까, 그는 자유롭고 싶으면서도 안전하길 바랐던 거죠. 이 상자들은 새가 되고 싶었던 그를 위해 만들어진거에요.

 헨리에 대한 기다림이 크지만 그 기다림 끝에 있는 서로에 대한 사랑은 기다림의 외로움을 모두 잊을 기쁨과 편안함을 가져줘서 그들의 사랑이 더 진해진다고 느꼈다.

 잘 짜인 각본의 아름다운 영화 한편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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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드시는 분들을 위한 초밥 - 상
메리언 키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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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메리언 키스의 멜로물 소설.

 작가의 이력이 장난 아니다. 알콜중독에 자살미수 우울증까지.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조금 어두운 이야기가 섞여있기도 해서 처음의 가벼운 멜로물일꺼야라는 생각과는 달리 몇번씩 진지하게 책을 읽기도 한다. 금방 톡톡 거리면서 그 진지함에서 벗어나지만.

 꽤 두툼한 두권짜리 소설인데도 죽죽 읽어가기는 쉬운  재미있는 소설. 초밥이야기 절대 아님ㅋ (아일랜드가 아무리 일본과 멀리 있다고는 하지만 초밥에 거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참 의외였던)  인물들의 셩격묘사라든지 분위기묘사가 좋다. 그대로 시트콤을 만들어도 될만큼.

 주인공인 애슐링보다 리사의 캐릭터에 자꾸 눈이갔다. 현실에서 리사 같은 사람을 만나면 분명 인상을 찌푸릴지도 모르지만 왠지 자꾸 멋져보였던건 내가 갖고 있지 못한 여러개를 주루룩 갖고 있어서였는지도 모른다.  약간 사이키델릭하면서도 자신에게 철저하고 일에 중독될정도로 즐길줄 알고(하긴 즐긴다라고 말하기엔 좀 심하긴 하다 ㅋ)  섹시한 몸매,  유행을 집어내는 예민한감각 .

 지만 그렇게 완벽해 보이는 이 여자도 그 완벽하려는 마음때문에 많은 시간 자신과 남편의 감정을 소모적이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받아 별거상태에 이른다.

 맡고 있던 런던 최고의 잡지에서 일개 지방잡지 콜린의 창간을 맡는 일로 좌천되는데 그 일을 겪어내면서 전체적으로 자신의 일과 사랑 관계들을 천천히 돌아보는 시간을 견뎌낸다. 여전히 이전의 리사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달라지는 점이 나타난다. 사람들과 친해지고 다이어트를 내일로 미루고 맛있는 감자요리를 먹고 자신의 남편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등등.

  애슐링과 클로다에게도 이런 삶을 되돌아볼 많은 사건들이 겹쳐서 일어나는데 주된 이야기가 애슐링을 위주로 흘러가고 주변인물들 또한 애슐링의 친구들이거나 애슐링의 남자인데도 리사가 삶의 공허함 삶의 행복 같은걸 자꾸 생각나게 해서 애슐링과 클로다 이야기는 술렁술렁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 결국 모두 행복해진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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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김영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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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때문에 어쩜 공지영이 특별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후일담 문학이라 얘기될 만큼 그녀의 작품안에는 언제나 80년에 관한 집착(?)이 스며있다. 사실 나는 아시안게임은 즐겁게 봤다고 하더라도 민주항쟁은 잘 몰랐던게 사실이고 그녀의 작품들이 나올때마다 부끄럽지만 생경한 마음이 되어 80년대의 모습을 상상하기만 했었다.  그러기를 몇권 그 생경함은 어느새 그녀의 책에서 내가 점점 멀어지게 된 이유가 되었다.

 작가에게 무엇을 원하느냐라는 질문에 당연한 답은 재미나는 인생이야기 듣는것이다. 물론 그 재미나는 이야기의 종류는 수만가지가 될 것이고 어떤 새로움이나 감동의 연결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 소설가의 이야기는 나에게는 생명력이 없다.

 최근에 나온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베스트셀러가 됐던건 아마도 이런 이미지의 연상을 가라앉혀서가 아닐까. 사회안에 갇힌 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을 통속적이지만 글로써 울릴 수 있을만큼의 내용으로 만들었고 사람들은 무소의 뿔같이 혼자서 헤쳐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안타깝게 살아간 한 사람이 타인의 혹은 신의 위로를 받는다는 이야기로 그녀의 이야기가 바꼈다는 것에 놀라는 것이다. (뭐 이책이 아니라도 그녀의 책은 거의 모두 베스트셀러였으니 이런 가정은 그저 나만의 억측에 지나지 않지만) 책을 읽고 눈물이 났지만 그런데도 어쩐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애써 눈물 지어지는 느낌 , 결국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새로울것 없는 이야기 구조.  대체 나는 이 작가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일까 ?

 문득 수도원기행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쓰기가 아닌 또다른 글쓰기, 그녀의 세계가 아닌 낯선 이국의 수도원.  정말 그것대로 이어가는 에세이였기 때문에 가상의 인물이 아닌 오롯이 자신을 거슬러 올라갔고, 뒤돌아보고 기도로 자신을 훑어낸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와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수도원의 풍경을 보고 그 풍경안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18년동안 일부러라도 잊으려했던 신을 다시 찾게 되고 위로하고 위로받고 또 살아감에 휴식과 감사를 느끼는 그런 여행기였고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늘 그녀의 작품에서 느껴지던 촌스러운 계급의식은 신이란 존재 아래에서 한없이 초라하고 힘없는 그저 어쩔 수 없이 약하고 가난한 존재임에 대한 깨달음으로 변했고 우연찮게도 그 속에서 나는 그녀의 새로운 글을 읽는 기분이 되었다.

 

 시간의 물살을 거슬러 과거로 올라가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나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나의 어리석음이 펼쳤던 내 인생의 드라마.를 두눈 똑바로 뜨고 다시 바라보는 형벌을 받았다. 이제 순종이라는 말의 아름다운 의미를 알 만한 나이가 된 나는 무름을 꿇고 대답했다. 아멘.  p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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