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동유럽 - 혼자라도 좋은 감성여행
윤정인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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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련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서인지 북플이나 추천마법사에서도 여행 관련책이 재빠르게 많이 올라온다.

이 책 읽었는데, 하면서도 독후감 적어놓았던 노트를 이사 통에 아수라장이라 못 찾아 별점만 올려놨다가 겨우 찾아 올려본다.

 

 

네이밍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유럽도, 동유럽에 관한 책도 너무 많이 등장해서인가? 제목 뽑기도 쉽지 않기 했을 것이다.

 

퐁당 빠져들었다는 이야기인데, 퐁당이라고 하니 스위스 퐁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암튼, 일단은 그런 투덜거림으로 시작된 책이었다.

사실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데도, ‘동유럽’이란 글자에 설레고 믿고 보는 ‘예담’책이니...

 

오묘한 매력이 넘치는 체코에서 제대로 낭만에 취했고, 도도한 오스트리아에서는 자연과 예술이 주는 위엄에 감탄하고 감동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크로아티아에서 느리게 도시를 탐닉했으며, 과거의 쓸쓸한 잔해가 남아있는 루마니아, 불가리아에서는 도시만큼이나 푸근하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 글에 동유럽에 관한 내용이 총체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동유럽이라면 서늘하고 뼛속까지 시린 추위라는 스산한 느낌의 선입감이 있는데, 동유럽을 다니며 찍은 사진이 의외로 따뜻한 기운이 많다. 물론 편집의 힘도 들었을 테지만, 일단 작가가 좋아하는 느낌이라서가 아닐까? 싶다.

 

프롤로그에 나와 있는 것처럼 “단순한 동유럽의 여행기가 아닌 ‘동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해 봐야 할 일’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뤘다”라고 하는 모토처럼 동유럽하면 흔히 여행사에서 나오는 지명 말고도 낯선 지명 많고 또 낯익은 곳에서도 여러 가지 일을 해본다. 예를 들면, ‘매끼 정해진 시간에 음식을 먹는 것을 사육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때문에 ‘에너지를 완전 방전시킨 후, 식사’(26p)하는 그녀의 여행법도 좀 남다르긴 하다.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흘러가는 곳(039P)'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우리에겐 다소 낯선 그리스의 이드라섬

우리 나라 시골 풍경 같은 불가리아 작은 마을 벨리코투르노보

크로아티아의 자다르 ‘바다 오르간’과 ‘태양의 인사’ 만나보기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미코노스 산책하기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여행 목록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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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갑 1957-2005 - Kim Young Gap, Photography, and Jejudo
김영갑 사진.글 / 다빈치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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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침부터 단체톡으로 걸려있던 방에서 듣기 편치 않은 소리만 듣고 나니 마음이 답답해져서 어쩔까? 화가 난다....하다가 도서관으로 향했다.

새 책들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없이 보던 책 중에서 골라 자리에 앉았다.

 

 

제주 바람과 구름의 이야기를 전해준 사진가

오름을 다시 보게 한 오름의 사진가

 

처음 [그 섬에 내가 있었네]에서 파노라마 사진으로 본 사진도,

SFC서 봤던 전시회에서의 사진도,

무엇보다 갤러리 두모악에서의 사진도

볼 때마다 가느다란 감탄, 탄식의 소리가 먼저 나온다.

아!!!

 

여행도 무릇 사진도 완성하는 이의 심정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 다시금 생각해본다.   

 

오랜만에 제주의 바람을 다시 본다.

구름을 본다.

중산간을 만나고 바람을 본다.

들판도 보고 꽃도 보고, 오름을 본다.

 

그가 그려준 제주의 모습을 보고 또 보며 탄식이 계속적으로 흘러나온다.

 

 

    

중산간을 봤다고 오름을 안다고 얘기하지 말라.

그대가 안개를 아느냐, 비를 아느냐, 구름을 보았느냐, 바람을 느꼈느냐

그러니 침묵하라.

 

 

 

 

 

어깨가 무너지는 무게의 장비를 들고 오르내리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수도 없이 반복해서, 같은 장소에서

새벽같이 올라가, 아님, 해질 무렵 올라가 빛을 기다리며 순간의 황홀을, 찰나의 황홀을 잡기 위해 고독하게 앉았다가 남긴 용눈이 오름을 보면서 어찌 침묵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아직도 그가 살아있어 오름을 오르내린다면, 많이 변한 모습에 탄식을 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그 제주의 바람을, 구름을 또 만나러 가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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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은둔이고 여행은 방랑이지만, 어찌 보면 책은 은둔 속의 방랑이고 여행은 방랑 속의 은둔이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책 안에 여행지의 풍경을 담아오는 컷이 내가 여행을 만끽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책과 여행, 헌책방거리 중 260p

아이가 물어온다.

엄마는 꿈이 뭐야?

얘야 난 꿈을 말할 나이가 지났단다
하고 말하고 싶지만 때론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그럼 어렸을 때 꿈이 뭐였어?
또 물어온다.
번번이 이거였다, 저거였다 하는데
그러다 생각났다.

음..... 어렸을 때 꿈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데
여행작가가 되는 거야

얼마 전에도 관련 책을 읽고, 또 도서관서 가져온 책을 다 못 읽고 반납을 하고는 이사를 와 이 동네 도서관에서 그 책을 찾다가 없어 못 찾고 검색에서 등장한 책이었다.

여행작가 코스 수업을 들은 이들이 서울의 시장 이라는 컨셉으로 글을 모은 것이다.

싱글 라이프에 좋은 시장들, 벼룩시장들, 서울 속의 세계 등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서울의 시장들을 둘러본다.

소소하게 골목을 누비는 느낌이 나기도하고

어떤 경우는 시장 맛집의 가이드북 느낌도 나지만 재미나다.

부산에 살다 온 내게는 들러본 시장(황학동, 동대문종합상가, 망원 시장 등...)도 있지만,

가보고 싶은 시장들(홍대앞, 뚝섬, 서래마을 등의 벼룩시장이나, 창신동 문구완구거리 등...)의 위치나 열리는 시간들을 달력에 메모해 두었는데, 차근차근 돌아보고 그 시장들을 돌아보고 싶다.

 

 

글쓴이에 따라 좋은 느낌도 있고, 덜 인상적인 경우가 있어 책 한 권에서 느낌들이 일정하지 않고 튀지만,
이미 세계의 곳곳을 돌며 많은 여행을 하고 다시 작가수업을 받은 그들은 이미 여행작가이다.

또 읽으며 다시 한 번ᆢ
글 솜씨 너무 없어 나는 턱도 없이안 되겠다?는 생각만 다시 한 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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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이애경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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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다 읽고나서야 부제가 눈에 들어왔다

 

그랬구나! 이 책이 좋았던 이유가 그랬구나...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에는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발은  이 땅에 머물러있고 답답한 마음에 들고 있던 이 책에 몰입했던 게...

      

여느 여행 책과는 다르게 짧게 그저 사진에 찍힐 정도의 짧은 인연들로부터 시작해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 좋다.

 

그 중에서도 일 년에 한 번씩 비엔나에 머무는 도쿄 근교의 교사 사에코(126p) 이야기와 관계의 무게를 덜어내는 법에 나오는 두 번의 이혼 후, 세 번째 남편과 3년 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레이첼(170p)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비엔나에서 열리는 오페라와 클래식 연주를 들으러 매년 방문한다고 했다. 벌써 10년이나 되었는데 이번에는 2주 동안 머무르며 듣고 싶었던 연주를 다 듣고 갈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했다.

나는 소설 속의 인물을 보듯 사에코를 바라보았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묘한 경외감과 새로 난 생각의 길이 내 머리 속에서 잠겨 있던 어떤 문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영화같이 산다는 건 저런 거구나. 수만 평의 숲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고성에 살지 않아도, 개발해낸 플랫폼이 히트를 쳐 재산이 수조 원에 달하는 부자가 되지 않더라도 멋진 인생을 갖는다는 건 가능한 일이었다.

128p

   

많이 다니는 그에게도 소설 속 인물 같았던 사에코가 나에게도 제일 인상적이었다.

그럼 나도?

고성도 소유하고 있지 않고, 부자도 뭐도 아니지만 인생을 멋지게 살 수 있나?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사진들은 차분하고 다소 쓸쓸해보이긴 하는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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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애인을 홀로 보내지 마라 - 배영옥 여행 산문집
배영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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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듣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느끼는 걸로는 첫 눈에 들어야 되는(?) 제목을 눈에 띄게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차분한 표지에 비해 ‘쿠바에 애인을’ 하는 제목이 눈에 확! 띄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펼치자마자 요즘 책에서는 보기 힘든 옛날 스타일 활자 눈에 편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를 읽고 있던 나를 보며 조카가 ‘이모, 크로아티아 갈 거예요?’하고 물었다.

‘당연하지, 언젠가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면 아마도 또 물어볼 것이다.

‘이모, 쿠바 갈 거예요?’

‘당연하지, 언젠가는....‘

 

 

나의 여행 목록 리스트에서 항상 들어있던 곳들 중 한 곳이다.

 

그래서 쿠바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긴 했는데, 거의 대부분이 사진 위주의 여행기였던 것에 반해 이 책의 이야기는 현지인으로 그것이 거의 대부분 아바나에서의 생활이긴 하지만 몇 달이라도 생활해 본 이의 이야기라 더 좋았다 라고 할 수 있다. 

 

 

쿠바는 아직 한국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나라이다. 사회주의 국가이며 한국과 미수교국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쿠바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쿠바 여행을 결행하기까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영화 속의 음악과 춤과 열정과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등 20세기에 성공한 쿠바 혁명의 환상이 한 몫을 한다. 하지만 환상을 품고 단기간의 쿠바 여행을 계획하면 쿠바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다. 짧은 여행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쿠바 여행에서만은 절대적인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영화와 음악으로 접한 환상과 거짓 이미지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또 다른 판타지를 쿠바라는 이름에 덧입히는 것이다.

- 쿠바라는 환상 中 282

 

글쓴이도 나랑 별 다르지 않은 정도 밖에는 쿠바에 대한 지식이 없었나보다. 그런데 8개월씩이나 살게 되다니...

 

덕분에 조금 더 속살을 본 느낌이랄까?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니 환상 속의 쿠바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50여 년 전의 모습으로 살고 올드 카가 돌아다니는 아바나의 모습이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지만 실제로 살기는 어떨까? 싶기도 했다.

 

미국과 가까운 데, 바로 들어가기 힘들고 우리나라와도 비수교국이라 더 가려져 있는 비밀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라고나 할까?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비슷하게 생각들을 하고 있는 듯.

 

주위 사람들이 하나같이 미지의 쿠바를 동경하면서도 쿠바에 대해 일종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과 쿠바의 지리적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 또한 멀었다. 시가, 살사,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성공한 혁명 이것이 사람들이 쿠바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머나먼 곳을 여자 홀로 떠난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6p

 

 

사회주의 국가인데 빈부의 격차가 있고 치안이 불안하다는데도 여자가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실감난다.

 

공중전화카드 사용의 불편함, 휴대폰의 구입과 치과 치료 경험까지 아바나에서 살면서 그가 가졌던 환상을 깨가며 생활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바라는 애인과 8개월 동안 열애(288p)'하는 이야기가 ’현지인처럼 살아보기‘가 항상 꿈인 내겐 생활의 냄새가 듬뿍 담긴 이야기가 좋았다.

3part까지 수도 아바나에서의 일상적인 삶이고, 4part에서 오린엔테(동부여행)이 조금 담겨있는데, 흔히 보던 곳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좀더 생활밀착형인 것 같다.

 

 

 

감성으로 덧씌운 쿠바는 더 이상 쿠바가 아니다. 쿠바는 여행자 각자가 원하는 모습을 개인에게 맞춰서 보여주는 데 탁월하다. 해풍에 부식된 건물 속에서 마치 유령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조차 눈길을 끈다. 각자에게 맞춰 맞춤 유령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쿠바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매력적이다. 아름다운 여자들과 매력적인 살사와 음악과 말레꼰은 메마른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의 아련한 감성을 이끌어내고, 감성은 다시 재생산되고 재생산된 감성과 이미지는 사람들보다 먼저 낡아간다.

 

영화 속의 이미지와 성공한 혁명이라는 환상은 지금도 계속 소비되고 있다. 쿠바라는 이미지는 소비의 극을 향해 달려가다 어느 정점에 이르러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지구상에서 멸종되어버린 종처럼. 이미지의 고갈이 어떤 상황을 불러올지 알 수는 없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이미지는 없다.

 

 

언젠가 아바나에서 오래 지낸 한국 언니에게 “쿠바에 적응하면 세계 어느 나라든 적응하지 못할 곳이 없겠다.”고 말했더니 언니는 그 말이 사실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쿠바가 그만큼 열악하고 그만큼 생활하기 힘든 곳이라는 뜻이리라. 몸과 마음이 쿠바라는 나라에 적응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알 수 없었다.

쿠바라는 환상 中 282-284p 

 

 

환상을 다 깨버리고 난 이후에도 다시 열애에 빠져버리는 쿠바!란다.

그래서 더 매혹적인 곳이 다시 되어 버린 쿠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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