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
마이클 베넷.사라 베넷 지음, 박지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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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짐작 가능한 이 책의 매력은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라고 외치지 않는 데에 있다. 살다 보면 내 잘못이 없더라도 개똥 같은 일에 엮이게 마련이고 산소도 아까운 또라이(이 책에서는 ‘A’sshole라고 명명했고개자식으로 번역되었다)들이 어딜 가나 있게 마련이다. 저자는 내가 처한 어려운 상황이나 내 주변의 개자식을 내가 바꿀 수 있을 것이라거나, 혹은 그 와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이상은 절대 이룰 수 없다고 단언한다. 앞으로 괜찮아 질 거다 이 또한 지나간다 시간이 해결해준다, 이런 식의 김 새게 만드는 영혼 없는 위로 따위 없다. 애초에 말이 통할 만큼 상식적일 리 없는 개자식과 맞서 싸워 나는 절대 이길 수 없으니, 애 쓴다고 해결되지 않을 일에 힘 빼지 말라는 현실적인 조언만 있을 뿐이다. 


개자식을 변화시키려는 모든 노력은 결국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을수록 일상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더 빨리 터득할 수 있다.


세상의 불공평함과 잔인함을, 쓰레기 같은 개자식의 존재를, 완벽할 수 없는 나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라는 것이 책의 골자이다. 문제가 바뀌지 않으면 나의 고통은 계속되겠지만 그것을 견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지키며 계속 살아가야 한다고, 그것이 내 삶의 의미 있게 하는 길이라 설파한다. ,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이고, 그 후 마음을 비운 내가 작은 노력을 지속하거나 아니면 체념하는 편이 나의 정신 건강에 득이라는 말씀.


그래봤자 직장은 직장일 뿐이고, 돈을 벌러 다니는 곳이지 더 공평한 세상을 만들려고 다니는 게 아님을 기억하자.


잘못한 것 하나 없이 틀어져 버린 인간관계를 회복하려 용쓰는 그대여,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해결책을 찾으려는 책임감으로 고통 속에 사는 그대여, 억울한 세상사 점차 나아지겠지 꾸역꾸역 버티는 그대여, 뼈 때리는 저자의 하이킥 한 방에 이 빌어먹을 감정들을 모두 날려버리는 것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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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설득
메그 월리처 지음, 김지원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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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그리어는 파티에서 틴즐러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캠퍼스 내에 그녀 같은 피해자들이 여럿 있음에도 대학은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문책을 하지 않는다. 그리어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무력한 현실 앞에서 고민했고, 여성운동가 페이스의 강연에 참석하여 페이스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어는 페이스로부터 안주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배우고 점차 단단해진다.

이 책은 그리어와 그녀의 다양한 친구들의 성장소설에 가깝다. 미국에서 히트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도 거울을 보는 듯 손색이 없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고 외모의 잣대로 품평하는 사회, 여성의 무너진 인권 앞에 침묵하는 사회 등등. 여자로 살면서 수 없이 부딪히는 일들 앞에서, 어려서 나는 늘 혼자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하지만 공론화 된 문제의 피해자 여성이 낙인 찍히는 현실을 보고 자라면서는, 나는 그저 억울한 피해자로 입을 다물게 되었다. 책을 통해 페이스의 강연을 들은 청중의 입장으로서 나 역시 그녀의 조언이 뇌리에 남아있다.

그리고 인정해야만 했다. 나도 어디에서 여성의 인권이나 사회에서의 정당한 권리에 대해 논의할 때,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따위의 비겁한 전제를 깔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이다. 페이스는 자신의 강연에 모여든 이러한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우리는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억압받고 싶지는 않으면서 왜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정치적 운동을 부인하는 것 일까. 나의 경우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 혹은 변질된 페미니즘에 대한 스스로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이유로 이 책을 고르기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페미니즘이나 여성운동의 이름표를 떼고서도, 생각보다 가볍게 일독할 만한 책이라고 <여성의 설득>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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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강승현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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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프 톨스토이의 대표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벌을 받던 천사 미하일이 눈 앞의 생계가 급하던 미천한 구두수선공 세몬 부부의 도움으로 인간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미하일은 이 추운 겨울, 가진 것도 마땅히 갈 곳도 없었다. 세몬은 길에서 만난 미하일을 집으로 데려와 얼마 되지 않는 가진 옷과 먹거리를 나누어주고 돌보았다. 세몬과 그의 아내 마트료나는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여의치 않은 형편임에도 정체도 알 수 없는 객인 미하일을 돕기로 한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미하일은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나 배운 것은 곧 잘 익히고 손재주가 빼어난 덕에 1년 간 세몬 부부의 구두장사를 잘 거들어 주게 되었다. 두 부부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떠나는 날 미하일은 세 가지의 하느님 말씀에 대한 답을 그 간에 얻게 되었음을 고한다.



인간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랑이었다. 아무리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지경인 세몬 부부일지라도 그들은 선량한 마음씨의 사랑을 지녔다. 그로 인해 날개를 잃은 천사 미하일이 다시 하늘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아는 지혜의 눈이었다. 과거와 달리 우리는 너무나도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 능력보다 과한 소비로 빚을 지고 있으며 너무 많이 먹고 난 후 약을 먹고 다이어트를 한다.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을 구별해 내는 안목은 누구나 미하일처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결국 내부에 있는 타인에 대한 사랑 덕분이라고. 사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어찌 되었든 그 간 인간인 척 했던) 미하일은 세몬 부부의 그에 대한 마음 덕분에 살 수 있었던 것.


이 책은 저자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선이라는 부제와 함께 7편의 작품을 담았다. 러시아의 대문호인 그는 작가이자 사상가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에는 쾌락에 탐닉하기도 하고 친구의 딸과 결혼 한 후에는 정신적 고뇌에 방황하기도 했다고. 그러한 그의 삶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이 책의 짧은 작품 하나 하나에서도 우리는 그의 가치관, 종교,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사색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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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다솔맘 홈트 - 진짜 나를 찾는 시간
최보영 지음 / FIKA(피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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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나 식이요법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들을 챙겨보는 편이다. 소장하고 있는 책들과 비교해 볼 때 이 <데일리, 다솔맘 홈트> 책의 큰 매력은,

- 강력한 동기부여; 저자의 직접 경험담과 사진들의 시각효과
- 음식 섭취에 대한 어드바이스; 식욕을 이기는 꿀팁이나 예시 식단 제시
- 체계적인 운동법; 단계별, 부위별, 그리고 수준별 홈트 플랜 제시
- 생활 속 운동법; 설거지나 청소할 때 일상에서 접목할 수 있는 홈트 제시
- Q&A 세션을 통한 독자들의 예상 의문점 해결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도전을 주저하는 사람들, 홈트레이닝이나 올바른 다이어트에 대한 지식이 없는 독자들, 운동이 습관화 되지 않은 초보자들도 이 책으로 쉽게 홈트를 시작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운동은 남녀노소를 불문 평생의 숙제이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고 있는 회사원이나 주부일지라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보자. 하루 단 10분이라도 꾸준히 할애할 의지가 있다면 누구든지 원하는 몸매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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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사 - 역사는 화폐가 지배한다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송은애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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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보는 여러 관점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준으로 전쟁, 혁명, 외교 또는 기계화 등이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국한하여 역사를 구분하는 경우 세계사를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쓰는 말한다. 이에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서아시아 및 유럽, 중국으로 이분하여 화폐의 두 갈래 흐름에 기반한 세계 역사를 표로 정리하며 책을 시작한다.

 

화폐의 발달은 당시 시대상과 유기적으로 얽혀있다. 기원전 4천년 전부터 은덩이가 현재의 돈의구실을 목적으로 사용 되어졌다. 터키의 주화혁명 이 후 기원전 550년 전 성립된 페르시아 제국에서 국가 차원에서 통화가 처음 유통되었다. 반량전으로 시작되는 중국 통화의 역사는 무려 2천년이 넘는다고 한다.

 



점차 유통과 사용이 편리한 어음이 등장하고 지폐가 탄생했으며, 금본위제에 근거한 영국의 파운드가 세계 통화가 된다. 그 후 닉슨 쇼크와 증권혁명, 리먼 사태 등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은 현대인들에게는 투자 수단으로서의 통화의 가치가 더욱 각광받게 된다. 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금융의 고속화와 글로벌 경제화에 따라 바야흐로 전자 화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가상 화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결코 실물 화폐를 대체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화폐란 국가가 그 가치를 부여하고 강제적으로 유통한 것인데 반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는 민간에 의해 발행되었다. 통화 발행권이 귀속되는 국민국가에 대한 논란이 그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마다 상이하긴 하지만 대체로 국가들의 법규에서 화폐로 인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과열된 투기 양상으로 가상 화폐를 규제하기 위한 법규가 늘어나는 형국이다. 앞으로 시스템 변화의 귀추를 주목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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