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버리기 기술 -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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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논하는 혹은 성취를 꿈꾸게 하는 자기계발서의 특징은 독자의 내재된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동기를 부여하는 데 있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시니컬한 논조로 일관하는 저자 마크 맨슨의 글에 책 초반부에는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갔다. 현실적인 것을 넘어서 때로는 극단적인 그의 문장들에 어딘지 모르게 찜찜하고 불편하던 나는, 책의 6, 7장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점차 몰입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잘 모르는 희망의 역기능은 현실을 부인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역경을 피할 수 없기에 단순히 희망으로 나를 위로하는 것은 인생이라는 장기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고통에는 누구도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저자가 고통을 보편 상수'라 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보고 싶은 쪽만 보는 낙관적 희망을 타파하고 마주한 삶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더 강해지게 하는안티프래질이라는 힘을 우리는 단련시켜야 하겠다.


저자 마크 맨슨은 뼈 때리는 글로 인기를 얻은 파워블로거이자 인플루언서이다. 국내에서도 히트친 전작 <신경 끄기의 기술>로 이제 미국의 유명 작가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심리학을 제대로 공부한 적 없는 사람이지만 그의 글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다면? 철학과 종교까지 포괄하며 전작보다 심도 있어진 마크 맨슨의 신작 <희망 버리기 기술>을 만나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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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맘마미아 가계부
맘마미아 지음 / 진서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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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아날로그 감성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만, 컴퓨터 엑셀이나 휴대폰 어플로 간단히 처리하는 것과 손으로 적어보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나에게 있어 가계부와 다이어리/일기가 특히 그렇다. 어려서부터 직접 계산기를 두드리고 푼돈까지 기록해가며 용돈기입장을 완성했다. 수기 작성은 자잘한 돈이 어디로 새나갔는지 추적하게 하고 내 소비의 큰 흐름을 파악하기에 용이하게 한다. 절약은 어플을 쓰는 간편함보다 더 중요한 가계부의 가치라 하겠다.



맘마미아 가계부는 월급쟁이 재테크 연구 카페 회원들의 피드백을 받아 한층 편리하게 거듭났다고. 전년에 내가 썼던 타 출판사 가계부와 비교할 때, 2020 맘마미아 가계부의 매력은 하기와 같다.


1) 영수증 모음 봉투; 보험료 청구나 연말 정산을 위해 추후 영수증이 필요한 지출들이 있다. 영수증을 별도로 모아두기가 번거로운데, 맘마미아 가계부에 붙어있는 영수증 모음봉투가 가계부의 실용성을 한 층 높였다.


2) 이번 달 결산 및 다음 달 예산 작성란; 별도의 넉넉한 공간을 통해 월별 결산을 적을 수 있다. 그 밖에 매달 변동지출 및 돌발지출, 구매리스트 등에 대한 항목을 따로 두어 꼼꼼히 기록하게끔 유도한다.


3) 식비에서 외식과 집밥의 항목을 구별; 이것은 나에게도 유용한데 집에서 먹는 식재료에 대한 소비는 사실 고정비에 가깝고 줄이기 쉽지 않다. 식비에서 외식비를 추려내면 과소비한 부분이 있는지 한 눈에 보인다.



2019라는 숫자가 아직도 손에 익지 않아 믿기 어렵겠지만 벌써 2020년 가계부나 다이어리들이 출시되고 있다. 발 빠르게 나에게 맞는 가계부를 준비해보자. 특별히 쓴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나 카드청구금액이 많지?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2020 맘마미아 가계부를 골라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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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 과학.문화.미래 편 - 불통不通의 시대, 교양을 넘어 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져라 차이나는 클라스 3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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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차이나는 클라스> 3권은 진화와 유전자, 노화와 면역 등의 키워드를 대변하는 과학, 미술부터 오케스트라까지 아우른 문화, 그리고 포노 사피엔스와 로봇, 민족과 국가를 폭 넓게 다룬 미래 이렇게 세 가지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미술 편에서 훼손된 <모나리자>를 복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새로이 알았으며 평소 관심 있던 고흐나 클림트와 같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해석이 무척 흥미로웠다. 한편 미래 부문에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대한 관점과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였다. 또한 과학 파트에서 영생의 물질인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즈에 대한 연구를 읽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었다.

 


어떤 분야에 대한 책을 읽더라도 이게 무슨 뜻일까, 왜 이런 결과를 낳을까, 예외는 없는 것일까? 따위의 의문이 들게 마련이다. 이 책은 강연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패널과 시청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누구나 궁금할 법한 혹은 내게 생긴 의문들을 불식시킨다. <차이나는 클라스> 시리즈의 이전 책들이 논술교재로 불티나게 활용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일단 단순한 텍스트에 비해 쌍방향의 토론식 문답이 지루하지가 않다. 게다가 논지에 반박하는 방식과 그 근거, 즉 적절히 항변하는 일련의 과정이 한 편의 논리적 서술 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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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말연습 - 불쾌·상처·오해 없이 말하는 법 바로 써먹는 직장인 실전대화 150
앨리슨 그린 지음, 신솔잎 옮김 / 빌리버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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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 저자의 약력에 관심을 기울인다. 책에 들어간 내공은 그간 저자가 걸어온 행보와 책 주제와의 연관성에 비례하는 편이다. 저자 앨리슨 그린은 직장생활 Q&A에 대한 블로그를 10년이 넘게 운영해 왔는데, 책을 읽고 블로그를 구경하던 나는 바로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저장할 수 밖에 없었다. 블로그의 핵심요약서와 같은 이 책은 결코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었다. 책의 골자는 아래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직접 말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지라도 상사나 동료에게 말하기에는 차마 용기가 나지 않거나 그 뒷감당이 걱정되어 대부분 말하지 않고 참다가 상황이 악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내가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그 어떤 해결책도 기대할 수 없다. 심지어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본인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대화를 거는 것은 따지거나 싸우자는 행위가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길이다.


말하는 방법이 문제

팩트 위주로 간결하게 핵심만 전달하되, 감정을 배제하여 공격적이거나 적대적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식의 강경한 태도보다 정 안되면 수용하겠지만 재고를 요청하는 식의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때, 상대는 방어적이지 않고 쉽게 마음을 움직여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건설적인 대안이나 타협점 같은 차선책을 문제 상황에 덧붙인다면 이를 개선하기가 수월하다. 소소한 팁으로는 실제로 입장에 대해 말하고 있음에도 저희우리라는 말로 표현함으로써, 공동의 문제인 듯 포장하여 회사나 팀을 우려하는 것처럼 말하면 금상첨화이다.


외서를 번역한 책이라 드물게는 우리나라 업무환경에 비추어 어려운 표현 예시들도 있다. 하지만 이미 시대가 변하고 있으며, 변질된 유교문화에서 기인한 악습에 젊은 친구들은 더 이상 순종하지 않는다. 이 책을 적절히 활용하면 자신의 밥그릇을 찾는 똑 부러지는 직원이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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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단의 스캔들
홍지화 지음 / 작가와비평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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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재작가 이상은 의외로 어려서 화가를 꿈꾸었을 만큼 그림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고 경성고공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할 정도의 전문 기술을 지닌 건축가였다고. 흰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창백한 얼굴에 나비모양 콧수염을 한 그의 외양,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던 그가 총독부의 건축기사로서 현 서울대 인문학부 건물을 설계했음직한 모습, 그리고 하웅이라는 예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박태원 소설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던 그의 이색 이력들.


이상의 세 여자들 중 단연 기생 금홍이와의 애증의 관계가 특히 흥미로웠다. 결핵환자의 건강을 악화시킬 정도로 색기 넘쳤던 금홍, 사인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아무쪼록 이상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결핵과 함께 그녀는 이상에게 또 다른 창작의 원천이었으리. 가난한 환쟁이, 오입쟁이, 폐병쟁이 같은 수식어가 뒤 따를지언정, 짧은 시간 강렬하고 파격적인 작품들로 문단에 큰 획을 그은 이상을 시대를 앞서간 천재 모더니스트로 계속 기억할 것이다.


여류시인으로 잘 알려진 모윤숙은 사실 욕심 많은 정치가였다. 일제의 요구로 친일파로 변절한 문인들이 많지만, 특히 독립운동가였던 아버지를 두었음에도 친일파로 변모한 그녀는 일본의 패망 이 후에는 반공주의자가 되어 미국을 찬양하는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덕인지 콩고물을 누리며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야심찬 권력가이며 UN의 실세 의원이던 메논이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지지하게 만들었던 엄청난 여자 모윤숙. 하지만 춘원 이광수라는 한 남자 앞에서 유독 소녀 같은 마음을 가졌던 그녀가 다소 측은하다.


그간 내가 유명한 문인들의 작품을 읽었다고 그들을 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다. 자료 수집부터 집필과 책의 출간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노력을 짐작할 수 있었고, 문인의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후손들을 걱정할 만했던 비화(祕話)는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이상과 금홍의 관계를 엔조이로 보거나 모윤숙에게 문학적 영감과 함께 남자로서의 여지(?)도 주었던 춘원 이광수를 소위 나쁜 남자에 빗대는 등, 저자의 과감하고 솔직한 발언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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